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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퇴진' 깃발도, 천막도 모두 강제 철거
'김태환 퇴진' 깃발도, 천막도 모두 강제 철거
  • 박소정 기자
  • 승인 2008.10.13 10: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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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제주도, 해군기지 철회 노상단식농성장 '강제 집행'

제주 해군기지 건설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 10일부터 제주도청 앞에서 비가림 천막 하나에 의지하며 '노상 단식투쟁'을 벌여온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의 농성장이 13일 경찰력과 공무원을 동원한 제주특별자치도의 '공권력 행사'에 완전히 무너졌다.

이 과정에서 농성장에 모여있던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격렬히 저항했고 몸싸움이 벌어졌으나 상황은 불과 몇십분만에 종료됐다. 그러나 4일째 단식농성을 이어온 강동균 회장은 이러한 강제집행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제주시 청사관리과 공무원과 경찰력을 동원해 강제집행에 들어갔다. 단식농성장에 3차계고장을 들고 온 이들은 곧바로 강제철거를 시작했다.

그러자 강동균 회장 등은 울부짖으며 격렬히 저항했고,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단체 회원들도 온몸으로 맞섰다.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단식농성장의 '비가림 천막'...'김태환 퇴진' 깃발은 왜 철거?

그러나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이뤄진 강제집행에 이들의 저항은 속수무책이었다. 공무원들은 유일한 비가림인 단식농성장의 천막을 그대로 철거했다.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제주시 공무원들은 냉정하다 싶을 정도로 단식농성장을 거침없이 철거했으며, 급기야 농성장에 앉아있던 강동균 회장을 밖으로 끌어내려는 모습까지 보였다.

뿐만 아니라 지난 몇개월간 제주도청과 제주도의회 앞에서 전개해온 1인시위의 '김태환 퇴진' 깃발과 입간판까지 빼앗아 갔다.

바로 이 때문에 이날 강제철거를 서두른 이유가 노상에 설치된 '천막' 그 자체라기 보다는 그동안 눈에 거슬려왔고 김태환 지사가 상당히 불쾌해 했던 것으로 알려진 '김태환 퇴진'이라는 깃발과 입간판을 국회 국정감사와 해외 출장중인 김태환 지사가 귀국하기 전에 '싹쓸이 정리'를 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일고 있다.

#강동균 회장 "단식농성, 흔들림없이 계속하겠다"

산산조각이 난 단식농성장에서 강동균 강정마을회 회장을 비롯해 강정마을회와 천주교제주교구평화특위, 강정마을회, 제주군사기지범대위 등 반대단체들은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단식농성장 강제철거에 대해 강하게 규탄하고 단식농성을 풀지 않고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을 천명했다.

강동균 회장은 이날 단식농성장 강제철거와 관련해 "절차를 중요시 하던 공무원들이 3차 계고장을 전달하기도 전에 단식농성장을 강제철거 했다"며 "공무원 스스로가 행정절차도 밟지 않으면서 누구더러 법을 지키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단식농성에 접어든지 4일째 지났다.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다"며 "더 이상 할말도 없고, 지금 상태에서는 좋은 소리가 나올 수가 없다. 몸이 너무 지치다"고 토로했다.

함께 있던 고유기 제주군사기지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공무원들은 4일동안 단식농성을 한 강동균 회장을 단식농성장에서 끌어내기 까지 했다"며 "4일동안 단식한 사람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느지 모르겠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그는 "이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이날 오전 9시에 제주도의회에 찾아가 대화를 했지만, 제주도의회 역시 공식적인 철거 입장을 밝혔다"며 "잘못된 결정, 부당한 결정은 어떤 이유로도 타협의 대상이 될 수없다며 단식농성을 풀지 않고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봉균 진보신당 제주추진위원회 대표는 "오늘 이 사태는 앞으로의 제주미래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며 "제주지역 기득권 사회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최소항의 저항을 짓밟고 있다. 끝까지 강정마을 주민들과 함께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의 비가림 천막 농성장은 강제철거 됐지만, 강동균 회장과 시민단체들이 단식농성을 풀지않고 계속하겠다고 밝혀, 앞으로의 이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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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플 2008-10-13 13:10:32
주민들의 대소사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도민정치를 구현하는
지사님,,지사님은 제주의 역사를 또 한번 쓰셨습니다.
제주 역사에 기록될 이 얼마나 훌륭한 일입니까?
도민들 앞에 법치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셨지 않습니까?
결국, 대한민국에 법과 원칙이 살아있으면,
앞으로 임기후(또는 임기내..- -;) 지사님이 어떻게 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게 해 주시는 강한 행정능력...
도민들에게 많은 것을 말씀해 주시게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