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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여성 "육아문제 부담 만만치 않아요"
기혼여성 "육아문제 부담 만만치 않아요"
  • 김정민 기자
  • 승인 2005.09.09 18: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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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저출산 정책토론회 '여성들의 출산파업, 이대로 둘것인가'

여성들의 '출산 파업'.

우리나라는 OECD(경제개발협력 기구)에 가입된 나라중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인다. 그와함께 노령화도 급속도록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저출산고령사회에 발맞춰 저출산의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해보고 극복할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주시와 전문직여성한국연맹(BPW) 제주지부는 9일 오후 4시 제주시 참사랑문화의집 다목적실에서 '저출산 시대의 여성정책의 방향'이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제주도민의 출산 관련 태도 및 의식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정 민 BPW 제주지부 회장의 발표를 시작으로 고보선 산업정보대학교수가 '출산관련 제도의 현황과 개선방안'에대해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또 임기옥 제주도의회 의원이 '제주지역보육정책 개선방안'에 대해 얘기했고 하명실 서귀중문중학교 교사가 '교육비절감을 위한 방안', 임애덕 사회복지법인 청수 대표가 '여성의 입장에서 본 저출산 원인과 대안', 양김진웅 프리랜서 기자가 '남성의 입장에서 본 저출산 원인과 대안'에 대해 발표했다.

# 정 민 회장 "기혼여성의 90%가 가사.육아문제 부담느껴"

정 민 BPW 제주지부 회장은 제주도내 20~30대 515명을 대상으로 출산관련 태도 및 의식에 대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 회장의 조사에 의하면 결혼 후 여성들의 가사 및 육아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의견이 무려 79.3%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성별로 나눠 살펴보면 여성의 91.4%가 '그렇다'고 대답했고 남성은 57.4%만이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이어 정 회장은 "아직까지 우리사회에서는 가사와 육아의 책임이 여성들에게 지워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라며 "결혼 후에 여성들이 일을 하더라도 부담이 크기 때문에 저출산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 회장은 "여성은 아이가 있으면 자신의 인생계획을 수정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질문에 여성은 75.7%가 '그렇다'라고 대답한 것에 비해 남성은 58.8%가 '그렇다'라고 대답했다"며 "남성이 여성보다 자녀에 대한 강한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정 회장은 "이러한 결과를 보더라도 현재 양성평등한 사회로 변화해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결혼대상자 남성에 의해 지배적 영향을 받고 있는 실정을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회장은 "기혼취업여성들 중 자녀양육문제로 직장을 포기할 생각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물어본 결과 27.4%가 '자주 생각했다'고 대답했고 43.8%가 '가끔씩 생각이 든다'고 말해 대다수의 취업기혼여성이 자녀양육때문에 큰 고민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이러한 저출산의 원인을 물어본 결과 24.7% '경제 위기로 인한 미혼 및 기혼남녀의 직업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라고 답했고 19.5%가 '자녀 양육 비용부담', 17.3%가 '결혼이나 자녀 출산보다는 자기발전이 우선'이라는 대답순으로 결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정 회장은 "저출산을 이겨나가기 위한 대응방안에 대해 물어본 결과 27.2%가 '보육서비스의 공공화'라고 답했으며 19.3%가 '아동수당, 출산수당 등 현금지원'을 꼽았다"며 "보육시설이 절실히 부족한 실정임을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임기옥 의원 "공공보육시설 중심으로 전환 필요"

이어 임기옥 제주도의회의원은 '제주도 보육 현황과 개선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에

서 "다행히도 아직까지 제주도 출산율은 전국평균보다는 높은 1.42명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점차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추세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특히 임 의원은 "제주도의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이 다른 타 시도중 가장 높은 62.3%의 비율을 보이고 있어 여성들을 위한 보육정책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 의원은 "제주도의 보육시설은 국.공립이 2.7%로 법인과 민간에서 운영되는 비율이 95%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부부담을 높이고 민간보육시설 중심에서 공공보육시설 중심으로 전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임 의원은 "보육인력의 전문성을 재고하고 보육서비스의 다양화가 돼야 하며 보육행정 및 지원체계의 개선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임애덕 위원장 "미혼모.한부모 중심으로 양육정책사업 필요"

임애덕 BPW 제주지부 진로지도위원장은 '여성의 입장에서 본 저출산에 대한 대안'주제발표에서 "아기는 국가의 자산이라는 가치관의 대전환이 필요할 때"라며 "출산이 여성에게 기쁨이나 보람이지 않는 한 여성은 더이상 출산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임 위원장은 "여성이 출산에서 오는 본능적 기쁨과 보람 또는 자아의 확장을 기대할 수있게 되기 위해서는 출산에서부터 교육에 이르기까지 모든 경제적 부담과 책임을 국가가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 위원장은 "여성가족부의 신설과 여성가족부의 보육정책과 여성 관련 복지 업무관장은 사회운동성을 가미한 여성과 아동에 대한 관점과 정책의 대전환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 최근 늘어나고 있는 이혼과 미혼모의 문제는 아동에 대한 근본대책이 필요한 시점임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임 위원장은 그동안 정부에서 시행해온 산아제한정책은 저출산의 원인 중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한 후 "국가는 출산장려정책에 대학교육비까지 지급한다면 출산, 육아, 교육에 대한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사라지고 출산은 우리 모두에게 기쁨과 보람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임 위원장은 또 "모성영웅으로서 어머니들을 미래의 국가자산을 위한 투자가치라 여기고 법적으로 특정양육시기동안 2시간정도 먼저 퇴근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보선 교수 "결혼비용 증가에 따른 소득공제 확대 필요"

이어 고보선 제주산업정보대학 교수는 '우리나라 저출산 대응정책과 과제'라는 주제

발표에서 저출산 대응정책으로 △결혼지원 정책 △출산기피 대응정책 자녀양육부담 완화 정책 △양성평등 가치관 확립 등 4가지 안을 제시했다.

우선 결혼지원정책과 관련해 고 교수는 "지난해부터 시행된 연봉 2500만원 이하의 직장인이 결혼할 경우 100만원 범위내에서 소득공제되는데, 이는 결혼을 제고하고 결혼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공유하는데 긍정적인 효과는 있으나 결혼비용 증가에 따른 소득공제 범위를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출산기피 대응정책으로는 저소득층 해산급여지원정책, 산전.후 휴가제도 도입, 육아휴직제도, 보육서비스의 공공성 강화 등의 시책 추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마지막으로 고 교수는 "저출산의 근본적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인식과 사회환경적 맥락 등 다각적인 차원에서 검토하고 접근해야 한다"며 "저출산 대응정책은 결혼 및 가족에 대한 인식 제고, 자녀양육과 관련된 인식의 변화와 더불어, 모성 및 가정보호 정책 등 사회적 책임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양김진웅 기자 "저출산 여성 시각에서 바라봐야"

마지막으로 유일한 남성 토론자인 양김진웅 프리랜서 기자는 '저출산'을 여성의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양 기자는 "여성들의 고용률을 높이고 여성들에게 기회를 부여하고 아기를 낳고 기르고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을 양립할 수 있도록 사회 분위기와 조건이 바뀌어야 한다"며 "가부장 문화가 지속되는 한 탈출구는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 기자는 '왜 출산하지 않는가'에 의문을 던지면서 "일반적으로 저출산 원인이 과도한 사교육비, 양육비, 생활비 등 자녀 양육의 어려움 때문이라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기혼 여성의 출산율은 두 명에 가까운 1.89를 보였다"며 "이는 자녀를 둘 낳은 부부가 셋을 낳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양 기자는 또 "출산율을 여성 개인과 가정의 책임만으로 돌리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으며 세계 최저 출산율의 총체적 원인은 결국 사회구조의 문제라는 지적이 그것인데, 저출산 현상과 더불어 높은 이혼율 역시 여성 의식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저출산은 그간의 성차별에 대한 여성들의 조용하지만 격렬한 저항이 담겨있다"며 "가부장제 사회가 던진 '부메랑'인 저출산은 여성들의 정치적 선택이자 성역할 파업으로, 일단 여성을 배려하는 정책을 통해 그 해결과제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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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9-10 11:17:15
참 보기좋습니다.
열성적인 사회활동, 칭찬할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