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7:09 (금)
"그래도 새해에는 희망이 보이겠죠"
"그래도 새해에는 희망이 보이겠죠"
  • 김병욱 기자
  • 승인 2005.01.03 22: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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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동문시장 상인들의 새해맞이
제래시장에 상인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예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침체가 돼 있었다.

새해를 하루 앞둔 31일 제주시 동문시장.

예년 같으면 새해 첫 날 떡국을 준비하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릴 때지만 올해는 손님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30여년간 동문시장에서 옷가게를 하는 박갑생씨(50.여)는 “예전엔 손님들이 많이 찾아 왔는데 요즘은 주차시설부터 문제가 많아 손님들이 재래시장을 찾아오지 않아 가게를 운영하는데고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동문시장 번영회 한 관계자는 “시장내에 저리한 점포 가운데문을 닫았거나 폐업을 고민하는 점포도 상당수가 있다”고 말했다.

신정, 구정, 추석 대목이면 으레 사람들로 넘쳐나던 재래시장이 활기를 잃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주변에 대형할인점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경기 침체까지 더해지면서 찾는 손님이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사라진 연말 대목=동문시장에서 그릇을 파는 김재화씨(61·여)는 “그래도 연말 대목을 기대하고 있는데 매출이 작년의 30%도 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인을 상대로 커피를 파는 김모씨는 “요즘에는 1잔을 주문해 둘이서 나눠 마시기도 한다”며 “다들 이런 불황은 처음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어류 판매시장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여년간 생선을 팔아온 이선희씨(58.여)는 “예년에는 사람들로 북적거려 다니기가 힘들 정도였는데 지금은 절반도 안 된다”며 “서너 마리씩 사가던 생선을 요즘엔 한두 마리만 사간다”고 말했다.

동문시장에서 20년 넘게 야채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67·여)는 “손님을 대형할인점에 빼앗긴 탓도 있지만 경기가 워낙 나쁘다 보니 소비자들이 웬만해선 지갑을 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줄어드는 매출=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전국 2000여개 재래시장의 점포 19만4000여개 중 3만5000여개(18%)가 비어있다.

최근 5년간 재래시장의 매출액도 연평균 8%씩 줄었다. 1998년 20조60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는 13조5000억원으로 34.5%나 감소했다.

반면 대형할인점 등의 총 매출액은 99년 20조8000억원에서 지난해는 36조8000억원으로 77%가량 증가했다.

▽경쟁력 키우기 몸부림=재래시장들은 최근 주차료를 일부 손님에게 주는 등 자체 편의시설과 서비스를 개선하는 등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동문시장 건어물 점포를 운영하는 문모씨(여)는 “재래시장이 대형할인점 등과 싸워 살아남기 위해 단가를 낮추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한계가 있다”면서 “도와 시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동문시장 시장통 입구에서 탕약을 판매하는 강복실씨(69.여)는 ‘언제쯤 경기가 좀 나아지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대답조차 귀찮다는 듯 손사래를 먼저 쳤다.

그러다 어렵사리 입을 열며 “먹지도 입지도 않는지 도대체 지갑을 열 맘들이 없는데, 뭔놈의 경기회복을 기대하겠느냐”며 오래 묵은 듯한 푸념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조씨는 “우리 가게가 이 모양이니 시장통 안의 다른 가게들은 말할 것도 없어”라고 목청을 높이더니 “워낙 경기가 바닥이니 차마 장사할 힘도못 내는가 보더라”며 혀를 끌끌 찼다.

또 그릇를 판매하는 김재화씨는 “왜 이렇게 대형할인점 허가를 많이 내주는지 모르겠다. 재래시장 상인들은 대체 뭐해먹고 살라는 말이냐”며 행정당국의 무모한 대형할인점 허가에 대해 지적했다.

강윤정씨(30.여)는 “동문시장 주변에 위치한 주차장들이 전부 유료라서 손님들이 대부분 무료주차장이 있는 대형 할인점으로 가고 있는데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행정당국은 뭘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어류를 판매하는 이모씨는 “시장상인들 일부에서는 내년에는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들 하지만, 실제 내 주위에는 그럴 것 같다고 보는 시장상인들은 거의 없더라. 오히려 내년 상반기까지라도 버텨질는지에 대한 걱정소리가 많다”며 현 심정을 토로했다.

건어물을 판매하는 문모씨는“현재로서는 전혀 좋아질 기미가 없다.
대형 할인점이 득세하면서 재래시장이 설자리가 없다. 경기가 안좋아 죽네사네 하는 판에 성매매특별법이다 뭐다 해서 강력한 규제정책을 펴는 바람에 경제(돈) 흐름이 막혀버렸다. 경기가 풀리려면 여러가지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경제가 좋아진 뒤에 해도 괜찮을 일을 지금 서둘러 할 필요가 없지 않나. 재래시장을 위해서는 주차장을 확보해주고, 대형 할인마트를 규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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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6 18:09:21
경제,
정말 문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