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8 19:15 (목)
[e-취재파일]금자는 예뻐서 친절하다?
[e-취재파일]금자는 예뻐서 친절하다?
  • 김정민 기자
  • 승인 2005.08.27 10:19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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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그저그런 사람들로 나뉜 뒤틀린 여성상

'친절한 금자씨'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은 얘기한다. 금자가 너무 예쁘다고 말이다. 영화속에서 너무도 친절한 나레이션 성우도 말한다.

금자는 올리비아 핫세를 닮은 미모의 여성이라고...  가관인건 19살 금자가 아이를 살해한 흉악한 범인이라는(백선생의 죄를 뒤집어 대신 뒤집어 썼다)사실이 방송을 타면서 이 미모의 여성을 연예인으로 데뷔시키려고 하는 사람들까지 나타났다는 거다.

감독은 영화 초반부에 이러한 억지스런 나레이션을 삽입함으로써 관객들에게 '금자는 예쁘다'라는 인식을 하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머릿속은 금자는 예쁘다라는 공식이 자리잡게 돼버린다.

어쨌뜬 금자는 뛰어난 미모의 여성이다. 그래서 친절하다고 말할 수 있다.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금자역을 맡은 이영애는 너무 예쁘다. 영화가 끝나면 이영애 얼굴만 기억에 남는다.

이영애는 영화속에서 잔인한 역을 맡은 사람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예쁜 역활에 지나지 않았다. 막상 뚜껑을 열어 영화를 보면 미모의 금자는 살인을 저지르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면서 돌아다닐뿐 온갖 지저분하고 상스런 역활들은 미모의 여인 금자 이외의 여성들이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한쪽에서는 이영애가 상스럽지 못해 영화속의 이미지와는 다소 괴리가 있다고 말한다. 이영애가 영화도 에어컨 CF처럼 예쁘게만 찍은게 아니냐는 소리다.

사실 흉악한 살인자의 얼굴이 이영애처럼 예쁘지 말라는 법도 없지만 말이다.

이렇게 영화 속 금자가 너무 예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영화에 나오는 금자 이외의 모든 여성이 추녀로 내몰린다는 거다.

금자가 교도소에서 복역을 할 때 나오는 뚱뚱한 그녀. 뚱뚱한 그녀는 성질까지 더럽다.

교도소안에있는 여성들은 그녀가 시키는 데로 행동한다. 금자는 보는 이들에게까지 불편하게 만드는 그녀를 가볍게 해치워 버린다. 자신만의 특유의 친절함으로 말이다.

뚱뚱한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날씬한 여자라는 설정도 다소 억지스럽고 유치하다. 감독은 여기서 여성의 친절함과 미모를 하나로 연결시켜버리고 만다.

영화속 백선생 부인(?)의 정체도 심각하게 억지스럽다. 교도소에 있던 박이정(이승신)이 어느순간 백선생의 부인이 돼있는 설정은 박이정을 금자의 하수인으로 전락시켜버리고 만다.

금자는 백선생을 죽여야할 이유가 분명히 제시돼있지만 박이정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박이정이 백선생에게 밥먹다 강간을 당하는 장면은 불편하기 짝이없다. 백선생의 비인간적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억지가 심하게 뒤틀렸다.

 아무리 금자에게 신세를 많이 졌다고 하더라도 '악의 상징' 백선생과 한집에 살면서 자신의 인생을 무너뜨릴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 장담한다.

페미니스트들은 김기덕 감독에게 혹평을 가한다. 김기덕의 영화는 너무 남성적 지배사고에 익숙해있다. 김기덕 감독은 무시하고 만다.

반면에 페미니스트들은 홍상수 감독과 박찬욱 감독에게는 너그럽다. 왜 그런지는 이해할수 없지만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와 김기덕 감독의 '나쁜남자'가 뭐가 다른지 납득이 안된다.

박찬욱도 이제까지 남성적인 영화를 만든 감독이다. 여성적이거나 남성적이다라는 이분법적 사고로 영화를 편가르기 할수는 없지만 '친절한 금자씨'에 나오는 여성상은 다소 뒤틀려보인다.

이러한 사람들의 평가를 친절한 금자씨는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너 나 잘하세요"

<김정민 기자/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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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독자 2005-08-28 14:02:37
김기자님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폭넓은 문화취재, 인터넷신문의 질이 한층 향상되는듯합니다.
행정기사 보다 사회, 생활, 사는이야기, 문화 분야 많이 다뤄주세요.
김기자님 화이팅!!

독자 2005-08-27 15:55:09
저도 봤는데, 같은 생각입니다.
금자 영화가 주는 의미 가슴에 쏙 들어옵니다.

프로메테우스 2005-08-27 13:47:42
김정민 기자님, 세상은 넓고, 요새 독자들은 기자들을 훨씬 능가하기도 합니다.

어느 인터넷 신문에서 실린 영화평과 너무나 유사해서 오해 받기 쉽상입니다.

앞으로는 조금 더 주위하시고, 더욱 발전 있길 빕니다.

지나다가 2005-08-27 13:21:42
너나 잘하시우

칭찬맨 2005-08-27 13:21:11
글을참잘쓰시네요.
기자의관점과시각이매우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