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주관광의 여름시즌에서‘특수’는 없었다.
관광업계가 이렇다할 ‘재미’를 보지 못한 상황에서 1년 중 가장 혹독하다는 가을 비수기를 맞게 됐다.
업계마다 한숨소리만 가득하다.
#올해 관광객 얼마나 왔나
실질적인 여름 성수기라 할 수 있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잠정적으로 60만1800여명.
이같은 관광객 입도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64만1700여명에 비해 6.2% 감소한 것이다.
이중 내국인 관광객은 56만3200여명으로 전년 동기 61만3700여명에 비해 5만여명 줄어들었다.
이 기간 내국인 관광객의 입도목적별로 분류해 보면 휴양 및 관광이 46만9300여명으로 가장 많았고 회의 및 업무 3만7700여명, 레저스포츠 3만600여명, 친지방문 9만400여명, 수학여행 6500여명, 기타 방문 9400여명 등이다.
휴양 및 관광, 친지방문 관광객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이러한 저조한 실적을 반영하듯 여름 성수기 하나만을 바라보는 ‘여름 특수’를 기대했던 업계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라진 ‘특수’, 무엇 때문인가
여름특수가 이처럼 허무하게 끝난데에는 무엇보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파업으로 인한 여파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름성수기가 시작될 무렵에 맞춰 이뤄진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파업으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아시아나항공의 제주기점 노선에서는 무려 315편의 항공기가 결항됐다.
이러한 무더기 결항으로 인해 최소 5만여명의 승객들이 제주관광을 포기하고 여행목적지를 변경한 것으로 도내 관광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제주도 관광업계의 한 관계자는 “휴양 및 관람기준 관광객의 1인당 평균 제주관광 비용이 27만원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손실액만도 220억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직접적 피해액만을 산정한 것일뿐, 간접적인 피해까지 감안한다면 손실액은 눈덩이처럼 늘어난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파업은 그야말로 제주관광에 ‘직격탄’을 날려 막대한 피해를 줬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발생한 해수욕장내 해파리
출현은 제주 해수욕장의 이미지를 반감시키면서 여름시즌 제주관광의 한‘악재’로 작용했다.
#업계 여름결산‘시원치 않다’
여름시즌을 마무리하면서 여행업계나 렌터카업계, 관광지 등의 표정은 한결같이 어둡기만 하다.
여름 관광상품 시판이 매우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던 도내 여행업계에서는 대체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렌터카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
예년같으면 시즌 내내 100%에 가까운 높은 가동률을 보였을 터이지만, 올 시즌에는 70% 수준으로 떨어졌다는게 대체적인 평가이다.
한 렌터카업계 관계자는 “예년 여름시즌에는 할인율을 10%정도로 책정했지만 올해에는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해 할인율을 30-50%로 높게 조정했다”며 “그런데도 가동률은 70%대로 떨어지면서 전반적인 매출감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파업 기간에는 렌터카 예약취소사례가 매우 빈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관광지의 입장객 수도 전반적으로 예년에 비해 감소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할 소득을 못거두고 초가을 비수기로 접어든 제주관광.
성수기와 비수기의 벽을 허무는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 및 정책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간헐적으로 터져나오고 있지만, 아직도 제주관광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가을 문턱, 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