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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들의 고팡문화와 조냥정신
어머니들의 고팡문화와 조냥정신
  • 홍성익
  • 승인 2008.07.09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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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홍성익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행정지원담당

최근 인터넷이나 언론을 통해 접하는 소식들 대개가 신 고유가 시대, 물가상승 및 경영 악화로 도민경제에 막대한 부담이 우려된다는 희망적이지 못한 내용들로서 연일 우리들의 얼굴 풍광을 흐리게 하고 있다.

우리는 석유파동을 두 차례나 치른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제2차 석유파동(1978년) 이후 30년째를 맞는 우리는 그 시절의 뼈아픈 교훈을 잊지는 않았는지, 대체에너지 개발에 속도를 늦춰버린 것은 아닌지 반성해볼 시점이라 생각한다.

고유가 위기 극복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에너지 절약 실천과 신 재생에너지 개발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우리는 직장과 가정에서 작은 것에서부터 실천의 강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근래 들어 유난히도 우리 어머니들이 소중히 여기는 고팡문화가 새롭고 자랑스럽게 여겨진다.

고팡(庫房)은 제주어로서 예로부터 농사짓기가 어려워 식량이 귀할 때 소중하게 지킨다는 뜻으로 ‘곳간(庫間)’이라 부르기도 한다.

지금도 어머니들께서는 경조사시 받은 선물이나 맛있는 먹을거리를 당신들은 먹지도, 쓰지도 않고 아껴두었다가 자식들에게 나누어주곤 하신다.

고난을 조냥정신으로 극복한 선조들의 아름다운 문화를 젊은 세대들에게 계승하는 일 또한 제3, 제4의 석유파동이 닥쳐온다 해도 이를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일로서 이 또한 에너지 절약시책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교육을 통해 어릴 때부터 에너지 절약과 재활용 정신을 심어줄 수 있도록 부모들이 에너지 절약 실천에 솔선수범하여야 하겠다.

우리 농업기술원에서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자가용 2부제, 대중교통 이용, 중식시간 소등, 이면지 재활용 등은 물론 경영비 절감을 위한 작부체계 개선, 지하공기 이용 에너지 절감 시범사업, 무말랭이 건조기 개발사업, 씨앗테이프농법 등을 추진 중이며, 새로운 대체작목 및 재배기술을 계속 연구개발해 나아갈 계획이다.

또한 농가에서는 난방비 부담이 되는 하우스감귤 폐원 후 딸기로 작목전환 하거나 하우스 내부 권취형 4겹커튼시설로 유류비 를 절감하는 등 농가 나름대로의 자구책을 강구해나가고 있다.

이렇듯 농가와 행정이 고유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슬기를 모으고, 고팡문화를 창조한 우리 어머니들의 생활의 지혜를 본받아 도민 모두가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할 때 고유가 시대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며, 우리의 얼굴 풍광 또한 환하게 밝아질 것이다.오승근의 노래 '있을 때 잘해'처럼 우리 모두 '있을 때 절약해'를 노래하자.

<홍성익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행정지원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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