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제가 어렵고 아무리 살기가 어려운 시대라고 해도 남을 속이는 불법행위는 해서는 안된다. 나는 평소 택시기사들의 실정이 어렵고, 택시를 줄줄이 세워 놓고 고객을 기다리는 광경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는 마음이 들어 웬만하면 개인적으로 부담은 되지만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택시기사들이 고객이 탑승할 때마다 반갑게 맞아 주면 택시를 이용하는 고객도 기분이 좋고 택시기사도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모습을 볼 때면 다시 택시를 찾게 된다. 더욱이 제주도가 특별자치도로서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변화를 모색하는 이 때에 관광객들이 처음 접하게되는 택시기사들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하다 하겠다.

물론 최근 렌트카회사가 급증하면서 택시가 과거와는 다르게 돈벌이가 시원치 않고 사정이 어렵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일부 몰지각한 택시기사들의 불법적인 행태를 지켜보면서 큰 실망을 느끼게 된다.

나는 주로 노형 뜨란채 아파트 부근에서 크라운프라자호텔(전 남서울호텔)까지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택시를 이용할 때마다 밤늦게까지 고생하는 택시기사를 보면서 거스름돈을 거의 받지 않는다. 기본요금인 1800원이면 2000원주고 내리고 2500원이면 그냥 3천원을 주고 내린다. 내가 돈이 많아서 그런 것은 아니고 한푼이라도 더 벌어야 하는 택시기사들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일한 거리를 탈 때마다 요금이 천차만별로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노형 뜨란채아파트에서 크라운프라자 호텔까지 통상적으로 기본요금에서 많이 나와야 500원 이내이다. 즉 2,000원에서 2,300원정도이다. 어떤 경우에는 기본요금인 1,800원도 나온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많이 나올 때는 3,500원까지 택시요금이 나온 적이 있다.

그래서 기본요금이 나온 택시기사에게 "동일한 거리에 요금 이 틀리게 나오는 이유는 무엇이냐? 혹시 미터기를 조작하는 택시기사들이 있는 것이 아닌가요" 조심스럽게 물어본 적이 있다. 그 택시기사는 '저는 그런 것은 잘 모릅니다'라는 답변을 들었고 같은 동료기사들의 불법을 사실대로 말해주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느낌상 완전히 부정하지 않는 답변을 듣고 나서 택시 미터기를 조작하는 일부 불양심적인 택시기사들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일정한 구간에 아무리 자동차가 막히고 신호등 대기시간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택시요금의 차이는 택시업계와 택시기사들이 증거가 없다고 하여 그냥 지나칠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어떤 방식으로 미터기 조작하는지 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택시기사를 경찰에 신고하기도 좀 그렇고 해서 기분은 좋지 않지만 그냥 택시요금을 내고 지나쳐 버린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외국에서는 택시 미터기 조작이 적발될 경우 운전자는 물론 택시회사도 처벌하고, 영수증을 의무적으로 발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행법규에서는 미터기 조작이 적발되더라도 운전자의 라이선스만 박탈하고 있어 택시회사는 미터기 조작에 대한 처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모든 택시에 영수증 인쇄기를 설치하여 미터기를 조작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극히 일부 택시에 한해서 미터기를 조작하는 것으로 추측되지만 선량한 택시기사까지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바람이다. 

<문경운 한국마사회 제주본부 보안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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