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7:37 (목)
갈치 이야기와 맛
갈치 이야기와 맛
  • 박태희
  • 승인 2008.07.0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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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박태희 농림수산식품부 양식산업과 사무관

제주 연근해에서 많이 잡히는 은갈치는 웰빙 수산물로서 그 명성이 높다. 회나 구이, 조림, 국 등 다양한 형태로 먹을 수 있는  갈치는 우리의 식탁에 자주 오르는 수산물중 한가지다.
 
갈치는 농어목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다 자라면 몸길이가 1,5미터에 이른다. 갈치라는 이름은 칼처럼 생긴 물고기라는 데서 유래했으며 신라시대에는 칼을 '갈'로 불렀다는 점에서 그 시대에 이미 이름이 붙여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에서는 그 이름을 어떻게 불렀을까.

영어명은 머리카락과 같은 꼬리를 가졌다 해서 헤어 테일(hair tail)로 불리며, 일본에서는 '큰 칼모양'이란 '다치우오(太刀魚)' 또는 옆으로 헤엄치지 않고 언제나 위 아래로 서서 헤엄치기 때문에 꼿꼿하게 서있는 물고기란 뜻의 '다츠오(立つ魚)'로도 불린다.

갈치는 같은 종의 꼬리를 잘라먹는 습성이 있다. 그러다보니 꼬랑지를 동족에 뜯어 먹힌 갈치도 많고 이런 습성을 이용하여 갈치 낚시에서는 먼저 잡힌 갈치 꼬리를 미끼로 쓰기도 한다. 갈치의 참맛은 가운데 토막이다. 갈치도 다른 물고기와 같이 뱃살이 가장 기름지고 맛있기 때문이다.

대중적인 생선인 만큼 갈치에 얽힌 속담도 많다. "갈치가 갈치 꼬리를 문다"는 속담은 친한 사이에 서로를 모함한다는 뜻이고 음식을 마음껏 먹어도 불러 오르지 않고 날씬한 배를 '갈치배'라고 부르고, 비좁은 방에서 여럿이 모로 자는 잠을 '갈치잠' 또는 '칼잠'이라 한다.

사람들이 흔히 갈치도 비늘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몸을 덥고 있는 은백색 물질은 비늘이 아닌 구아닌이란 물질로 인조진주의 원료로 활용된다.

사람들이 갈치의 독특한 맛을 선호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그 영양분 때문일 것이다.
갈치에는 곡류에서 부족하기 쉬운 라이신이 풍부하여 성장기 어린이의 발육에 좋다. 또한 이노신산, 글루탐산, 호박산 등 감칠맛을 내는 성분이 풍부하여 입맛을 돋우는데도 제격인 수산물이다.

한방에서는 갈치를 오장육부를 튼튼하게 하고 거풍살충(去風殺蟲)하는 효력이 있으며 특히 위장을 따뜻하게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제주도 어선어업의 대표어종인 갈치 생산량은 2만2,683톤으로 우리나라 총생산량 6만6,029톤의 34.3%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고유가로 인한 어업경비의 상승과 함께 갈치소비 감소로 어업인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갈치를 찾는 손길이 늘어나 어업인들의 시름이 조금이나마 풀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태희 농림수산식품부 양식산업과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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