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제주, 어머니 그리고 해녀
제주, 어머니 그리고 해녀
  • 고민수
  • 승인 2008.07.01 09: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고민수 서귀포시청 해양수산과

1,000년을 넘게 자연에 순응하면서 이어온 우리 해녀의 삶은 돌, 바람이 많은 제주의 상징처럼 강인하고 억척스러움과 제주의 어머니라는  정겨운 이미지도 함께 가지고 있다.

추운 겨울 차가운바다에서 물질을 하고 나와 불턱에 앉아 불을 쬐며  몸을 말리고 이마저도 마음 편하지 못하게 세상을 본지 며칠되지 않은  갓난아기에게 젖을 물리고자 잰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던 우리네 어머니

이러한 그들이였기에 항일투쟁에서는 온 몸으로 총칼에 맞설 수 있었고 고단한 삶의 공동체였기에 그들만의 정으로 단합된 힘을 보여 주었다. 못 배운 설움이 있어 헤여진 옷을 꿰메고 쉰달이로 허기를 채우면서도 자녀 교육에 대한 열정은 남달라서 태확을 집어들고 물살이 거센 바다를 향해 뛰어 들곤 했다.

이러한 해녀들에게 독하고 욕심이 많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하지만    세상은 빠르게 변하였고 또 앞으로도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  처럼 변화하는 사회와 우리 해녀들의 삶과 괴리가 생기면서 갈등과 마찰이 생겨난다.

세상이 변하면서 마을어장의 수산자원에도 영향을 주면서 그 전에 쉽게 잡을 수 있었던 전복, 소라가 감소됐을 뿐더러 수산자원의 지속적인 이용을 위하여 법으로 정하는 규정이 있기에  이들이 마을어장에 대한 애착은 그야말로 필사적이다. 이 과정에서 서로간의 신뢰가 사라지고 때에 따라서는 집단행동으로 표출 되기도 한다.

그러나, 해양환경이 변하고 모든 여건이 달라지면서 그들도 이제는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 해양관광의 중요성을 공감하여 문전옥답과 같은 마을어장을 바릇잡이 어장으로 개방하고 체험어장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벽돌을 등에 짊어지고 어장을 조성하는 어촌계도 있다.

이제는 우리 마을어업이 잡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광어촌으로의 변화에 적응하여야 한다. 모든 것을 거부하고 개발에 대한 반대만 하다보면 현재는 물론이요 우리의 후손마저 머무를 곳이 없기 때문이다. 관광객들 역시  어촌지역의 정서적 특수성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해양관광의 무궁한 보배인 마을어장에서 어업인과 관광객 모두가 서로의 이익을 추구하고 공존하면서 어촌공간으로서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할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기 때문이다.

<고민수 서귀포시청 해양수산과>

#외부원고인 특별기고는 미디어제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고민수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