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미1리 자생단체장 "지역경제 도움판단 유치"
강 군수 "전체의사 아니어서 검토조건 되지 않아"
지난 6월 7일 김태환 도지사는 화순항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한 논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한 논란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게 된다.
특히 행정구조개편에 따른 주민투표 등 제주지역의 주요현안에 해군기지 건설 논란은 가려져 관심 밖의 일이 돼 버린다.
그런데 지난 9일 오후 3시 남제주군 남원읍 위미 1리 김영근 이장과 고광식 청년회장 등은 강기권 남제주군수를 만나 해군기지 유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김 이장 등과 강 군수의 면담에서는 해군기지 유치와 관련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오고가지는 않았지만 지역사회에 커다란 논란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강 군수는 이날 면담에서 “지역주민의 전체적인 의사가 아닌 이상 검토할 조건이 되지 않는다”며 위미 1리의 해군기지 유치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고 회장은 “해군기지 유치는 위미 1리의 발전을 위해 결정된 것”이라며 해군기지 유치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며칠 전에는 남원읍 지역의 이장단이 모여 해군기지 유치와 관련해 서로의 의견을 나눈 결과 위미1리의 해군기지 유치에 대해 찬성하는 쪽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기지 유치의사 '성급'
그러나 일각에서는 위미1리가 해군기지 유치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성급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아무런 사전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역사회의 논란거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해군기지 등 군사시설이 들어서 있는 다른 마을 등에 대해 나름대로의 사전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위미1리의 지역적 특성과 잘 들어맞는지 먼저 확인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위미1리 뿐만 아니라 인근 마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파악해 위미1리 주민들과 함께 인근 주민들의 의견도 수렴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온 후 입장발표
이와 관련해 위미1리 측은 타당성 조사가 끝나고 이의 결과가 나온 후 정확한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측 역시 위미1리 지역이 해군기지가 들어설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 절차를 거친 후 정확한 입장발표를 할 계획이다.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은 ‘소강상태’
이에 앞서 지난 3월 지난 2002년 수면밑으로 가라앉았던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이 당시 해군은 홍보책자를 제작해 배포하고 도민들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내보였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계획은 내년부터 오는 2014년까지 총 8000억원을 들여 남제주군 안덕면 화순항 12만여평 부지에 함정 20여척이 계류 가능한 1700m의 부두와 관련시설 49동을 건설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지역사회의 거센 반발을 경험했던 해군본부는 주민혜택 및 보상계획도 내놓았다.
그러나 안덕면 주민들의 거센 저항과 제주지역 사회의 반대 여론으로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은 김태환 도지사의 논의중단으로 소강국면을 맞이했다.
하지만 이번 위미1리의 해군기지 유치 표명으로 화순항 인근 주민들이 소리없이 술렁이고 있다. 아직 위미1리의 해군기지 유치 문제가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 지역 주민들은 겉으로 표현을 하지 않고 있지는 않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태다.
위미 1리의 해군기지 유치 표명은 이처럼 위미1리 주민들뿐만 아니라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해 왔던 안덕면 주민들 등 제주사회의 커다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만약 위미1리 지역이 해군기지 입지의 조건에 맞아 떨어진다면 해군기지 유치는 위미1리 주민들의 의사에 달려있지만 이에 대한 지역사회의 반대 움직임도 보일 가능성이 있어 향후 위미1리의 해군기지 유치는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에 이어 또 다른 논란이 될 전망이다.
지난 9일 남제주군 남원읍 위미1리가 해군기지 유치 의사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앞장서 반대해 왔던 김봉필 화순항해군기지반대안덕면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안덕면의 분위기와 위미1리의 해군기지 유치 의사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지난 9일 위미1리에서 해군기지 유치 의사를 밝혔는데.
-조금 뜻밖의 일이었다. 위미1리에서 군사기지가 들어서 있는 마을 등을 방문해서 장.단점을 파악하는 등 나름대로의 조사를 마친 후 해군기지 유치 의사를 타진했어도 늦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우리가 왜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고 종합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 한다. 물론 결정은 위미1리에서 해야겠지만.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도지사가 논의중단을 선언한지 2개월여 만에 이번에는 위미1리 지역에 해군기지 건설 논란이 일고 있는데.
-과거에는 애월.하귀 지역 및 제주도 동쪽지역에서도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소문이 나돌기도 했었다. 어쩌면 해군이 여론의 향상을 위해 물밑작업을 하는지도 모르겠다.정확한 조사없이 먼저 남제주군에 의견을 타진한 점은 조금 의아스럽다.
▲해군기지 유치 의사를 밝힌 위미1리 지역에 하고 싶은 말은.
-가장 중요한 것은 위미1리 지역주민들의 전체적인 의견일 것이다. 그러나 이 의견을 듣기 전에 해군기지를 유치한 후 지역에 미치는 장.단점을 명확히 분석해 주민들에게 알려줘야 할 것이다. 경제적 타당성만이 아니라 지역의 정서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해군기지가 유치됐을 때와 아름다운 위미1리 해안이 관광자원으로 갖고 있는 부가가치에 대해서도 비교해야하는 등 이해득실을 명확하게 따져야 한다.
공사기간 중에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는 있지만 해군기지 완공 후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또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해군기지를 지킬 수 있는 공군.육군 등이 들어서야 한다. 공군.육군이 들어서려면 위미1리 지역이 아닌 주변 지역에 들어서야 하는데 이에 대해 주변 마을 사람들과의 의견 조율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향후 위미1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모르겠지만 지역주민들이 해군기지에 대한 알권리를 충족시킨 후 좋은 방향으로 결정을 내렸으면 한다.
우리 대책위는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지역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해 왔다.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 문제도 내년 초쯤이면 수면위에 다시 떠오를 것이라고 본다. 다시 한 번 화순항 뿐만 아니라 제주지역에 어떠한 군사기지도 들어설 수 없다는 것을 밝히고 싶다.
전기불도 없고 수도물도 없이 살아 가야지
옛날처럼 소나 말 이끌고 살아 가야지
안덕면은 개발할 필요성이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