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8 21:23 (목)
상심의 바다를 넘으면 희망의 바다가 보인다
상심의 바다를 넘으면 희망의 바다가 보인다
  • 송창수
  • 승인 2008.06.21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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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송창수 제주 서귀포시 해양시설담당

옛날부터 제주와 육지를 오가는 뱃길은 참으로 험난했다. 이것은 제주에서 귀향살이 당시 추사김정희가 막내아우 상희에게 보낸 편지에도 분명히 나타나 있다.

"바다풍속이 2월 보름이전에는 배를 출항시키지 않으나, 보름이후에는 구애될것이 없네, 바다만 건너고 나면 그리 지체되지 않을 듯 하네" 라는 글에서 볼때 당시 제주 바닷길 사정은 암담했으며, 왜 우리고장이 원악지(遠惡地)라는 악명으로 불리웠는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여기에다 승승장구하던 병조참판 김정희가 윤상도 옥사사건에 연루되어 제주로 귀향올때 그 마음은 분명 '상심의 바다' 였으리라!

그러나 제주에서 9년 동안의 혹독한 유배생활이 김정희의 고매한 예술혼을 낳았다면 그때 상심의 바다는 또 다른 의미의 희망의 바다였다고 볼수 도 있지 않을까.

즉, 제주의 험한 바다는 정적 김우경의 상소문에 "요사스럽다"라고 공격 받았던 추사의 정신세계를  세한도(歲寒圖)를 그릴만큼 한 단계 높여 놓았다는 말이다.

시대가 바뀌었지만 뱃길사정은 지금도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다.서귀포항, 성산포항등 서귀포시 주요항에 정기여객선이 끊긴지 오래고, 화물물동량도 감소하여 항만경기가 되살아 나고 있지 않다.  

게다가 최근에는 계속된 고유가로 인해 해운업계나 어선어업인들의 마음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희망적인 소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육지부 여객선사들이 성산포↔군산, 성산포↔통영간 정기 여객선을 취항코자 여객운송사업 면허를 받고 5,000톤급과 3,000톤급 여객선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에 이르면 올 하반기중으로 성산포항에서 뱃고동 소리를 다시 들을 날이 멀지 않았다.

이 선박들이 본격 취항하게 되면 제주항 일변도의 운송시스템에서 탈피하여, 해상물류를 도 전역으로 분산시키므로써 지역의 고른 발전에 크게 기여할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를통해 고용사정과 관광 및 지역경제가 활성화됨은 물론이다.

또한 도서지역 교통사정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1일 2회 운항으로, 가고 싶어도 제때에 가지 못했던 가파도에 정기여객선이 1일 3회로 증편운항하게 되어 그전보다 훨씬 수월하게 섬 나들이 할수 있게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항망관련업무를 담당하면서 출장시 텅빈 항포구를 바라볼때 어느새 상심의 바다 한가운데 표류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 놀랄때도 있지만, 제주의 혹독한 바다가 추사의 예술혼을 탄생케 했듯이 오늘 우리가 겪는 어려움과 고통은 극복하는 이들에게 반드시 큰 희망과 기쁨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누구나 현재의 어려움만 바라보고 상심의 바다에 빠져 들기는 쉽다. 그러나 상심의 바다 넘어에 있는 희망의 바다는 시대를 뛰어넘는 위대한 믿음의 소유자들의 전유물임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한 바가지 마중물이 펌프로 지하수를 풍성하게 끌어 올리듯, 우리모두 희망의 마중물을 붓자, 그리고 힘찬 바닷물길을 여는 든든한 서포터즈가 되자. 희망의 바다는 상심의 바다를 슬기롭게 건너온 도전하며 꿈꾸는 자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송창수 제주 서귀포시 해양시설담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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