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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정비사업이 오히려 '하천파괴'
하천정비사업이 오히려 '하천파괴'
  • 김정민 기자
  • 승인 2005.08.17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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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 현장조사결과, 정비사업으로 원형훼손 '심각'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시행하고 있는 제주도내 각종 하천정비사업들이 실효를 거두기는 커녕 오히려 하천을 파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7일 제주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 김경숙.홍성직.윤용택.김양순)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까지 3차례에 걸쳐 제주도내에서 시행 중인 하천정비사업 대상지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인 결과를 발표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제주도는 올해 사업비 311억원을 들여 지방2급 하천 32개소를 대상으로 수해예방 및 자연친화적인 하천정비를 위해 친환경적 하천정비사업을 시행키로 했다.

그러나 이번 현장조사결과 제주도와 시.군의 하천정비사업은 당초 목적대로 친환경적으로 정비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천을 파괴하는 역효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실제 북제주군 애월읍에 소재한 금성천의 경우 지난 하천정비사업으로 인해 원지형 모두 파괴돼 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비사업 과정에서 하천 양쪽 면에 콘크리트를 이용해 벽을 쌓았고, 바닥은 굴삭기를 이용해 암반을 분쇄함으로써 하천의 원지형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큰 길처럼 뚫린 커다란 배수구의 형상만 남아 있었다.

또 제주시 내도동에 위치한 도근천도 정비사업 과정에서 원 모습이 상당부분 파괴되면서 본래의 형태가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시 화북동의 화북천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 하천 역시 정비사업을 하면서 동쪽 부분에 석축을 쌓았는데, 하천 폭이 넓혀지면서 하천 양쪽 면에 수세가 좋은 나무들이 훼손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제주군 표선면 소재 송천과 가시천도 하천정비사업으로 원형이 상당부분 파괴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따라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원지형을 파괴하는 하천정비사업과 콘크리트와 페인트 등의 폐건설자재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즉각적인 시정을 관계당국에 촉구했다.

특히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친환경적인 하천정비사업이 구호에 그치고 있다"며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하천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천의 생태계와 경관을 보전하는 하천정비사업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의 한 관계자는 "하천에는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하천정비사업으로 인해 이들의 서식처가 파괴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하천의 아름답고 제주다운 경관을 보전할 수 있는 방법이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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