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이명박 대통령의 제주방문으로 제주도청 일대가 전면 통제됐다. 제주도청 진입로에는 '우회전 금지'라고 적힌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고 경찰이 일렬로 배열돼 진입로를 막아섰다. 어떠한 통보 하나없이 제주도청 일대를 통제한 제주도정의 행동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제주도청에 온줄도 모르고 평소처럼 제주도청 일대를 지나가던 한 시민은 경찰이 갑자기 가는길을 막자 당혹스러웠다. 경찰은 '어디가십니까? 오늘은 이 길로 못다닙니다. 죄송하지만 다른길로 돌아서 가 주십시오'라고 말해 한 시민은 이유도 모른채 돌아가야만했다.
경찰의 말 한마디로 100M 목적지를 앞에 두고 빙 둘러가야 하는 '생뚱'맞은 경험을 하게 됐다. 또, 평소 출근길을 제주도청 도로를 이용하던 시민 역시 제주도청 진입로 차량통제로 다른길로 돌아가는 어려움 겪어야만 했다.
또 이날 강정마을회 주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해군기지 반대'입장을 알리고 싶다며 플랜카드 하나만 걸게 해달라고 하자, 걸지 못하게 하는 등 제주도정과 경찰의 행동이 야속하기만 하다.
기자가 제주도청 정문 앞 상황을 사진에 담고 있던 중 한 경찰이 다가와 '사진 찍지 말아주십시오'라며 사진찍는 걸 막았다. 제주도청 일대에 제주도민과 지방언론 기자의 발을 묶어버린 이들의 행동을 어디까지 이해해야 하나.
이명박 대통령이 제주도청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제주도청 일대를 전면 통제한다는 것은 과도한 행동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이명박 대통령이 제주에 방문하고 제주도청에 방문한 것은 제주도민과 소통을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였는가. 거리까지 막으면서까지 '소통'을 막아버리는 제주도정의 행동은 이해할 수 없다.
제주도민과의 '소통', 국민과의 '소통'을 말하는 제주도정과 이명박 정부가 이러한 행동을 보임에 따라 결국 제주도민과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소통'하겠다는 말을 쉽게 내뱉지 말아야 한다. '소통'이라고 말하기 전에 국민들과 제주도민의 민심부터 헤아리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미디어제주>
<박소정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