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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외지인의 남 다른 제주 첫 인상
어느 외지인의 남 다른 제주 첫 인상
  • 정윤창
  • 승인 2008.06.11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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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윤창 서귀포시 동홍동

첫인상, 영업을 주 생업으로 하거나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에겐 타인에 비춰지는 자신의 첫 인상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다. 그건 바로 자신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대인관계에 있어 첫 인상의 감정은 평생을 따라간다. 한번 흐려버린 첫 인상을 돌려놓기에는 적지 않은 희생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에 '초두(初頭)효과'(primary effect)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만약 어떤 사람에 대해 상반되는 정보가 시간 간격을 두고 주어진다면, 앞의 정보가 뒤의 정보보다 그 사람의 인상형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현상이다. 이는 먼저 받은 정보가 이미지 형성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의미로 '이미지 메이킹' 분야에서 중요한 키워드로 사용되는 개념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그 만큼 첫 인상이 사회적 활동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에 많은 이들이 공감 할 것이라 짐작된다. 이러한 첫인상은 오직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지난 4월 업무상 관계로 2박 3일 동안 전남 광주에 출장을 간 적이 있다. 마지막 날 우연찮게 광주에 사는 함께 간 동료의 사회선배라는 분과 저녁식사 자리를 함께 할 기회가 있었다. 대학에서 미술을 가르친다는 그 분은 사회적으로 꽤나 이름이 알려진 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분이었다. 몇 잔의 술잔이 오가며 담소를 나누던 중에 대화의 주제가 자연스럽게 제주에 관한 이야기로 흘렀다. 그 분은 제주에 대한 잊지 못 할 남 다른 첫 인상을 갖고 있었다.

오래전에 성산 일출제에 참여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제주를 찾은 그 분은 차량을 렌트하고 야간에 성산으로 가던 중 진눈깨비가 흩날리고 초행길이라 길을 잘못 들었다. 길을 물어 볼 겸해서 어느 마을 어귀에 차를 주차하고 내려보니 길옆 자그마한 공터에서 마을행사를 했는지 몇몇 청년들이 뒷정리를 하고 있었고 그 분은 가족이 광주에서 왔고 일출제 가다가 길을 잃었다며 길 안내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자 청년들은 철거했던 천막을 다시 세웠고 지우던 탁자를 다시 펴더니만 불이 꺼진 숯불에 다시 불을 붙이면서 정중히 천막 안으로 그 분을 모시는 친절을 베풀었다. 당황한 그 분은 그냥 길 만 알려 주면 된다며 극구 사양했지만 결국에는 차안에 있던 가족을 모두 내리게 했고 저녁 식사 전이었던 가족들은 생각지도 않게 그 맛있다던 흑돼지 바비큐에 싱싱한 해산물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고 했다. 심지어 나중에 드시라고 음식을 싸서 주기까지 했다고 한다.

가족과 함께한 첫 제주 나들이. 그저 길 만 가리켜 주면 될 것을 단지 한 외지인 가족을 위해 철거된 천막까지 다시 세우며 정말 가족처럼 대해준 그 청년들이 얼마나 고마웠던지 다음날 비록 날씨가 흐려 일출은 보지 못했지만 그분 가족에게는 잊을 수 없는 제주의 첫 인상 추억거리였다고 저녁식사 내내 친절에 대한 제주의 이미지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거듭 칭찬했다.

그날이후부터 지금까지도 그 분 가족은 시장에 가면 제주에서 생산된 농산물만을 구입한다고 한다. 그 만큼 제주의 첫 인상이 이미지 메이킹이 된 셈이다.

친절 그것은 글로벌 시대의 제주관광의 생명 줄이라 생각한다. 관광객을 가족처럼 모시는 것은 이젠 체질화 되고 기본적 습관이 돼야 된다. 서귀포시에서 시민 글로벌 운동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대적인 친절 체질화 운동이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있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서귀포시민들의 친절의식이 제주의 첫인상을 더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는 원동력이 되길 기대해 봐도 좋을 듯싶다.

<정윤창 서귀포시 동홍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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