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진실통한 과거 청산 없이는 갈등 치유안돼"
"진실통한 과거 청산 없이는 갈등 치유안돼"
  • 진기철 기자
  • 승인 2005.08.11 11:01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55주기 제13회 백조일손 영령 합동위령제 봉행

지금으로부터 55년 전 칠월칠석날, 굴절된 역사가 탄생시킨 공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132위 원혼들의 넋을 달래는 백조일손 합동위령제가 11일 엄수됐다.

백조일손유족회(회장 양천익)는 이날 남제주군 대정읍 상모리 소재 백조일손묘역에서 김태환 제주도지사와 양우철 제주도의회 의장, 강기권 남제주군수 등 각급 기관.단체장과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55주기 제13회 백조일손 영령 합동위령제를 봉행했다.

이날 위령제는 헌화와 분향, 추도시 낭송, 경과보고, 주제사, 추도사 등의 순으로 1시간여에 걸쳐 진행됐다.

양천익 회장은 주제사에서 "감시의 눈초리가 무서워 성묘길 한번 제대로 다니지 못했던 통한의 세월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반 백년을 넘어서고 있다"며 백조일손 영령들의 넋을 추도했다.

특히 양 회장은 "진실을 통해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고 반성하지 않고서는 화합된 발전을 기대할 수 없으며 현재의 갈등도 쉽게 치유될 수 없으리라 여겨진다"며 "그러기 때문에 정부 당국에서는 감춰진 모든 비공개 자료가 적나라하게 공개돼 투명하게 사실이 사실대로 밝혀질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이어 "이제 이곳은 위정자의 그릇된 판단이 자초한 비극의 참상을 교육하는 현장이며 동족상잔이 낳은 반인륜적 만행의 자취가 살아숨쉬는 곳이며 세계 평화와 민주주의의 꽃이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산실이 됐다"며 영면을 기원했다.

이어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추도사를 통해 "백조일손 영령들과 4.3희생자에 대한 참다운 신원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야 한다"며 "죄가 있다면 어질게 산 죄, 모질지 못한 죄, 그리고 제주도를 사랑한 죄로 생을 달리하신 영령들의 희생을 헛되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우철 제주도의회 의장도 추도사를 통해 "우리 현대사의 큰 비극인 예비검속으로 인해 억울하게 희생당한 원혼들의 제단 앞에 삼가 옷깃을 여미고 고개 숙여 명복을 빈다"며 "이제 모든 것을 용서와 화해로 다 털어내고 화해와 상생의 새로운 시대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백조일손 묘역은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8월 20일 예비검속 과정에서 집단으로 학살당한 132명의 시신을 모신 곳으로 `조상이 다른 132명의 영령이 한 데 뒤엉켜 한 곳에 묻혔다'는 뜻에서 '백조일손의 묘'로 불리고 있다.

이 묘역은 1989년 희생자 명단과 함께 최초 공개됐으며, 1993년 백조일손유족회가 창립돼 음력 칠월칠석에 맞춰 해마다 합동위령제가 봉행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욜씨미 2005-08-11 16:56:52
이분들을 생각해서라도
욜심히 사는
제주도민이 됩시다.

도리도리 2005-08-11 14:07:06
는 무슨 의미죠?

제주인 2005-08-11 12:56:19
조속히 과거사 정리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