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장거리 '우대(?)', 시내 '찬밥'
[현장취재]장거리 '우대(?)', 시내 '찬밥'
  • 김정민 기자
  • 승인 2005.08.11 09:11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 여객터미널 배편 관광객 대상 '택시호객' 골치

아시아나항공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발생한 '항공 불편'은 배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효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제주항 부두에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얼굴을 찌푸리게하는 '고질적 풍경'이 어김없이 나타나고 있다.

배가 도착할 시간만 되면 제주 여객터미널 앞 도로에 늘어서 장거리 손님들을 붙잡는 택시기사들 이른바 '택시 호객'이 그것이다.

이 택시 호객 때문에 제주 여객터미널을 통해 제주에 첫발을 내딛는 많은 관광객들은 '제주와의 첫 대면'에서 얼굴을 붉히는 일을 접하게 된다.

이곳은 제주시내로 들어가기 위한 버스편이 턱없이 부족할 뿐만아니라 택시기사들은 '장거리 손님' 모시기에만 혈안이 돼 있어 가까운 시내 숙소로 이동해야 하는 관광객들은 '찬밥 신세'로 내몰리기  때문이다.

#대화여객 면허취소.아시아나 파업.택시호객...관광객들 불편 '설상가상'

특히나 요즘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불만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제주시 대화여객 버스가 역사속으로 사라진 상태이고 아시아나 항공 조종사 파업까지 겹쳐 제주여객터미널에서의 택시 호객은 설상가상으로 관광객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공항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은 그나마 낫다. 공항버스가 차질없이 시내까지 정상운행되고 있고 택시들도 시내로 가는 택시와 시외로 빠지는 택시가 구분돼 정류장이 마련돼있어 손만 내밀면 쉽게 제주시내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와 반대로 배편으로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은 어렵게 어렵게 고초를 겪어야 시내의 원하는 목적지로 들어올 수 있다.

더욱이 제주여객터미널은 버스파업으로 인해 버스정류장은 그저 무용지물이 된 상태고 그나마 운행되는 버스는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뿐만아니라 부둣가 택시들의 호객행위로 인해 시외를 찾는 관광객이 아닌 이상 제주시내로 들어오는 관광객들은 어쩔 도리없이 콜택시를 불러야 할 정도다.


#택시기사들도 "부둣가 택시 호객행위 심해"

이에 직접 제주여객터미널을 10일 찾아가봤다.

검은 선글라스를 낀 택시기사들이 삼삼오오 얘길 나누고 있었다. 마침 배가 들어올 시간이어서 택시기사들이 부둣가 주위에 주차를 해놓고 손님들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10일 제주항 여객터미널 버스정류소에서 만난 한 관광객은 "여객터미널을 나서자 마자 택시기사들이 호객을 하더니만, 정작 제주시내에 있는 호텔로 가기위해 택시를 타려고 하자 인상을 찌푸리며 빈정대 기분이 무척 상해 아예 택시를 타지 않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다른 한 관광객도 "장거리 손님이 아니면 반겨주지 않으니, 이래도 되는 거냐"고 하소연했다.

제주항 여객터미널에서의 이러한 택시호객 문제는 택시운전자 사이에서도 말들이 많다.

A 택시운전사는 "나는 아예 부둣가에 가지 않는다. 택시기사들 사이에서는 정평이 난 곳이다. 호객행위가 너무 심해서 한번 갔다간 택시기사들 사이에서도 왕따나 다름없는 취급을 받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서 "배에서 막 내련 한 할머니는 몇 번씩 택시기사들에게 거절을 당했다. 제주시내에 사는 딸네 집에 가려는데 택시기사들은 시외로만 빠지려고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 할머니가 결국 내 택시를 타고는 엄청 욕을 했어요. 그래도 난 할말이 없죠. 오히려 내가 미안해질 정도니까"

다른 B 택시운전사는 "관광객들이 제주에와서 처음 대하는게 택시운전사다. 예전부터 택시운전사는 제주를 찾는 사람들에게 관광가이드 같은 역할을 담당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안좋은 모습을 보이면 전체적인 제주 이미지가 나빠지는게 뻔한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B택시운전사는 "택시운전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항은 택시정류장만 시외.시외 나눠져 있고 버스도 많이 다니는데 부두는 너무 관리가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C택시운전사는 "요즘 경제가 어려워 더 그럴 것이다. 배편이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손님을 태우기 때문에 좀더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는 시외지역으로 빠지길 바라는 것"이라며 "다들 살기 힘들어 너도나도 택시운전에 뛰어들다보니 이러한 현상이 더 심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질적 호객행위 시급한 대책 요구돼...

배편을 끊어주는 직원에게 앞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택시들을 관리하고 있는지 물었다.

직원은 "관리는 하고 있지 못하다. 관리를 해도 금새 호객행위가 계속된다"는 짧은 대답과 함께 콜택시 번호를 가르쳐 주겠다는 근심섞인 대답이 돌아올 뿐이었다.

최근 뱃편을 이용해 뭍나들이를 했던 김모씨(37. 제주시 일도2동)는 "부두를 향하는 버스와 택시 등의 체계적인 교통환경의 운영관리가 절실하다. 공항은 택시정류장만 2곳이고 공항버스도 수시로 드나든다. 관광객수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공항쪽이 경제적 이익이 크다고 치더라도 부두를 이용해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라고 소홀해서야 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고 있는 제주항 여객터미널의 '택시 호객' 행위. 제주관광 이미지 개선 차원에서 관계당국의 시급한 처방책 제시가 요구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드라이버 2005-08-11 16:53:48
제주관광을 위해서는 시내와 시외를 구분하지 않고
관광객들을 태우고 다녀야 하지 않을까요..
기사아저씨들 생각을 바꿔보세요.

.. 2005-08-11 15:57:38
아시아나파업에 대화여객파업에...택시까지 난리군..

동감동감 2005-08-11 12:56:47
얼마나 열받던2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