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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감귤 수출 미래시장 포기하지 말자"
"제주감귤 수출 미래시장 포기하지 말자"
  • 지병오 상임논설위원
  • 승인 2008.05.2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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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병오의 미디어칼럼] 제주감귤 러시아 수출 문제와 교훈

극동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은 제주에서 직통선박으로 48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생각보다 너무도 가까운 유럽의 관문이다. 극동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은 푸틴 전 대통령의 동방정책으로 개발의 박동소리가 요란한 미래의 시장임에 틀림없는 지역이다.

인구 600만의 연해주와 주변의 사할린, 아직은 러시아의 변방이지만 엄청난 자원과 러시아의 동방정책으로 향후 크게 번성할 잠재적 가치가 대단한 지역이며 우리나라와는 너무도 가까운 잠재시장이다. 북한의 나진항과 머리를 맞대고 있는 핫산이 철도연결을 추진하고 있으며 동해선이 정상운행한다면 시베리아 횡단열차로 부산에서 유럽으로 가는 철길의 관문이기도 한 지역이다.

지난2007년 블라디보스톡 근처 나홋트카의 수입업자와 제주감귤 2천톤을 수출하기로한 제주 H영농조합이 12월 120톤을 첫 수출했다. 당시 물량은 부산항에서 정기선을 이용해 10여일만에 블라디보스톡항에 하역, 순조롭게 수출이됐으나 감귤과잉생산으로 국내도매시장의 가격이 추락하면서 러시아로 수출물량을 확대한다면 국내시장에 기여할수 있다는 판단으로 블라디보스톡의 수입업자를 설득해 추가로 8천톤을 수출하기로 했다.

감귤 1만톤은 엄청난 물량이다. 10kg상자 100만상자로 연해주 인구가 소화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이지만 수입업자는 제때 수출만 해준다면 극동지역의 기후가 1월 이후엔 혹한기로 러시아 내륙까지의 시장을 통해서 처리할 수 있다고 했다.

올해 1월5일 1200톤의 감귤을 수출할 선박이 제주항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말할 수 없는 어려운 여건과 문제점을 해결하고 화순항에 컨테이너를 집결시켰으나 온다는 선박은 보이질 않았다. 결국 러시아선박회사와 수출업체간의 계약상 차질로 1200톤 감귤은 화순항 야적장에서 부패하고 다음 선박편을 준비해 겨우 550톤을 선적했고 블라디보스톡에서 제주감귤은 참담한 극동수출의 쓴잔을 마셨다.

문제는 1만톤이라는 물량을 수집하고 선박과 수출 관련 노하우가 없는 업체가 부실했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촉박한 시일과 기상여건, 거기에 극동지역의 수출물량이 폭주하는 시기 등으로 선박사정을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제주감귤은 다른 농산물과 달라서 살아있는 과일 즉 생물이다.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기에 대량의 감귤이 수출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무리였다. 부실한 영농조합이 수출물량에 함몰되어 무리하게 저지른 과욕이 빚은 해프닝이었다. 이로인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았고, 업체대표는 중국인지, 러시아인지, 해외로 달아나버렸다고 한다.

제주감귤수출의 미래시장인 블라디보스톡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제주의 농산물 시장이다. 극동러시아의 수출에 차분하게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큰 교훈을 바탕으로 미래시장을 포기하진 말자.

<지병오 미디어제주 상임논설위원 /독자권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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