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17:38 (금)
태고의 신비 주상절리
태고의 신비 주상절리
  • 문익순
  • 승인 2008.05.22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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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문익순 제주컨벤션뷰로 사무국장

짙어진 봄 햇살에 물오른 수목의 연둣빛 잎사귀는 진녹색을 덧칠하며 신록을 재촉하고 있다. 무르익는 봄의 향연 속에, 중문대포해안은 연일 상춘객들로 북적거린다. 남쪽바다 끝자락이 육지와 맞닿은 곳,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천혜의 주상절리(柱狀節理)절경을 보러오는 수많은 관광객들의 잦은 발걸음 때문이다.

주상절리는 단면모양이 육각형이나 삼각형의 긴 기둥모양을 이루는 절리이다. 주상절리의 형성은 급격한 온도 변화에 의해 마그마의 표면이 급격히 식어 굳어진 것이라 한다. 대포마을 주상절리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남쪽 해안에 절벽을 형성하고 있다. 웅장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암석이 조화를 이루면서 천혜의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한다.

긴 돌기둥과 기암괴석위에 모진풍상을 꿋꿋하게 견디어낸 해송군락이 오랜 세월 자리하고 있다. 돌기둥 뿌리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납작한 암석. 마치 돌을 가공하여 만든 의자를 깔아 놓은 듯 편안함을 주는 절리. 웅장함에 이어지는 안온함의 대자연의 조화는 정녕, 신이 내린 신비로움 그 자체이다.

쉼 없이 밀려오는 파도가 절리에 부딪히며 백설 같은 포말을 토해낸다. 언제부터 이렇게 웅장하고 아름다운 장관(壯觀)은 계속되었는가. 영겁의 세월을 반복해온 자연의 섭리가 오늘에 이어지는 태곳적 신비가 아니던가. 빼어난 절경은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다. 남쪽바다 수평선 맞닿은 곳에 우리국토의 최남단 마라도가 희미하게 형체를 드러내고 있다. 봄 햇살 받으며 투영되는 남쪽바다는 눈이 시리도록 푸르고 아늑한 수평선은 끝없이 펼쳐진다.

상춘객을 태운 제트보트는 쪽빛바다를 무한질주하며 스릴과 낭만을 만끽한다. 질주하는 제트보트에서 내뿜는 사람들의 단말마와 같은 외마디 비명소리와 탄식은 어느덧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어 푸른 바다 허공중에 사라진다. 유유히 나니는 갈매기무리들이 정겨워 보인다. 영겁의 세월, 태곳적 신비는 인간을 대자연의 품으로 끌어드리고, 자연에 심취해버린 인간은 어느새 자연과 하나가 된다.

주상절리 절벽위에 자생하는 해송과 보리수 따위 수목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또한 숲과 정원이 조화를 이루도록 주변을 잘 가꾸어 놓았으며, 임간(林間)의 빈터에 는 휴식시설과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다.

해송과 보리수가 군락을 이룬 절벽 위로 개설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재갈대는 산새소리와 바닷가 파도소리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귓전에 다가온다. 아름다운 풍광에 심취하여 대자연에 머무르는 무아경의 시간이다. 아마도 인생의 긴 여정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행복한 순간이 아닐까.


<문익순 제주컨벤션뷰로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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