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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상용화, 그 장밋빛 전망의 결과는?
외국어 상용화, 그 장밋빛 전망의 결과는?
  • 박소정 기자
  • 승인 2008.05.2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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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취재파일]제주자치도 외국어 상용화 추진계획에 대한 소고

이명박 대통령의 '영어' 사랑은 서울시장에 재직했을 때부터라고 한다. 당시 이 대통령은 서울광장, 청계천사업과 더불어 영어상용화정책을 3대 프로젝트로 공약하고 버스차량에 영어스티커를 부착하는 등 남다른 영어사랑을 보여줬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대통령이 출범한 실용정부는 인수위 시절부터 영어 공교육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등 영어에 대한 사랑을 듬뿍 쏟아부으며 경제논리에 입각한 실용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지침에 따라 제주자치도는 올해 '신 경제 혁명의 해'로 정하고, 국제자유도시 강화를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외국어 상용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이 '상용'이라는 단어는 일상생활에서 쓰는 말로, '외국어 상용화'라고 하면 일상생활에서 외국인과 자유롭게 대화를 하는 것을 말한다. 제주자치도는 오는 2020년까지 제주도내 외국인 상용인력을 6만명으로 하겠다는 '외국어 상용화 세부실천계획'을 확정해 19일 발표했다.

국제자유도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이 계획안에는 외국어 사용환경조성, 공공부분, 제주도민 외국어역량 강화 등 3개 분야에 8570억이 투입된다고 한다. 제주도민들은 물론, 공무원 등 공공부문까지 그 범위가 넓어진다.

이에 제주도민들은 무료로 외국어를 쉽게 접하고 사용할 수 있으며, 홈스테이, 외국어 전용 작은 도서관 설립 등 외국인과 대화의 범위가 확대된다. 또, 공무원들은 오는 2017년부터는 5급 이상 간부공무원이 참가하는 확대간부회의를 영어로 진행해야하는 국제자유도시적인 생활을 하게된다.

이처럼 제주자치도는 영어상용화의 장밋빛 청사진을 말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추상적이고 과연 실현이 가능할지 의문이 든다. 국제자유도시인 제주도에 살려면 외국어 해야 한다는 이러한 발상으로 정한 이러한 계획이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물론 단기적인 기간의 계획이라고 하겠지만, 앞으로 9년 동안에 실행될 계획을 단 5개월만에 정한 것은 조금은 성급한 결정은 아니였는지, 의구심이 든다.

정부가 영어 공교육 정책발표를 하자마자, 제주도교육청은 유난히 전국에서 제일 먼저 제주지역에 영어 공교육 정책을 실행하겠다고 했다. 이에 교육당사자인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비판을 받기도 했었다. 진정 교육만을 위한 정책 수용이라기 보다는 교육이 경제논리로 퇴색됨을 보여주고 있어 학부모들은 발을 걷어올리고 반대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 제주도는 국제자유도시라는 명목하에 외국어와 관련된 내용이라면 불이나게 매달리고 있는 듯 하다.

아직 언어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혹은 장기적으로 외국어를 상용화하겠다는 정책은 제주도민들에게는 더욱 혼란스럽게만 하다. 무분별하고 추상적인 계획으로 추진하다보면 나중에는 외국어와 모국어 사이에서 갈등을 하게 되고 모호한 언어의 정체성 속에서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이같이 중대한 정책은 철저한 의견수렴을 통해 진행되어야 하는 게 맞다. 제주자치도가 제주도민의 공감대와 의견수렴이 얼마나 작용돼 수립을 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 이는 결코 시급히 진행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며 천천히 실행가능성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 제주자치도는 처음부터 계획안을 재검토해 세부 계획안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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