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10:04 (토)
스승의 날에 받은 큰 선물 '촛불'
스승의 날에 받은 큰 선물 '촛불'
  • 이석문 독자권익위원
  • 승인 2008.05.15 09:06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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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 이석문 제주고 교사
'놀이가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집권 여당은 온라인상에서 이명박 대통령 탄핵서명을 130만 명이나 이끌어 낸 십대와 광장으로 나온 10대들을 보고 놀이 문화가 부족하여 놀이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집권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 가 봅니다.
 
그러나 10대들의 그 놀이가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놀이는 정권의 의도와는 달리 어른들에게 보다는 고등학생에서 중학생 그리고 초등학생들에게 더 빨리 전파되고 행동하도록 할 것입니다.

우리의 10대들은 미국 쇠고기 수입재개와 관련하여 ‘숨기고 안전하다’고 하는 정부와 ‘밝히고 조심’ 해야 된다는 시민들의 글을 인터넷상에서 읽고 댓글을 달며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숨바꼭질’에서 밝혀진 사실을 근거로 10대들은 자신들의 안전할 권리를 위해 사람다운 삶을 위해 그리고 나만이 아니라 내 이웃과 함께하기 위해 광장으로 나와 촛불을 들고 희망을 공유하며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놀이하는 인간 (호모 루덴스)’이라는 말은 지금의 10대들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십대들은 집회의 무거움이나 비장함을 떨쳐내고 놀이의 본질인 자유로움과 즐거움으로 광장을 채우며 2008년 5월 청소년의 달을 달구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으로 나온 우리의 10대들은 광장을 놀이터로 만들어 내었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대동놀이’로 만들어내 ‘함께 살 수 있음’과 ‘함께 할 수 있음’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정권과 교육 관료들이 우리의 십대들을 위협하고 제재하기 때문에 광장의 10대들이 익명으로 행동하고, 이명박 대통령 탄핵청원 서명을 제안한 한 고등학생을 경찰이 조사한다고 하여 조금은 떨리고 위축 될 지라도, 10대들은 자유롭고 즐거운 그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그들이 제기한 문제를 더욱 더 확산 시키고 있습니다.

학원자율화조치로 인한 0교시, 우열반등의 부활과 밤11시, 12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을 해야 하는 무한 입시경쟁에 찌 들린 십대들에게 ‘적어도 6시간은 자고 아침은 먹을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조차 마련해주지 못했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먹거리를 지켜주지 조차 못해 미안하고 부끄러운 어른들에게 우리의 십대들은 대동놀이의 자유로움과 즐거움이란 큰 선물을 하고 있습니다.

촛불을 들고

미친 소에 반대하며 생명을 지키고


‘대학도가고 데이트도하고 결혼도하고 싶은’
십년 후의 삶이 좀 더 밝고 즐겁기를 바라는
나 혼자 1억원짜리 한우를 먹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함께 살 수 있기를 바라며
십대들은 광장에서 대동 놀이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십대가 만들어낸 대동놀이 마당은 자유로움과 즐거움이 있는 광장으로 세대를 넘어 모두를 부르고 있습니다.

우리의 십대들은 기성세대가  바람이 없다할 때 스스로 바람이 되고 촛불이 되어 희망을 만들어내며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지금은 십대들이 만들어 낸‘대동놀이' 마당에 자유로움과 즐거움을 가지고 함께 할 때입니다.  지금은 우리 어른들이 스스로가 바람이 되고 희망이 되어 우리아이들이 켜 논 촛불을 지켜내고 그 바람을 이루기 위해 광장에서 함께 할 때입니다.

함께하는 대동놀이가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석문 / 제주고등학교 교사>

* 이석문 교사는 전교조 제주지부장을 역임하고, 현재 제주대안연구공동체 이사, 미디어제주 독자권익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석문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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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단 2008-05-18 23:12:14
도 하고 암튼 참석율이 좋았는데, 20대들은 별로 없었어요. 정작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대학생들이 참석하지 않다니 아쉬움 마음에 글 한번 남깁니다.
앗! 그리고 선생님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구구단 2008-05-18 23:09:47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재에 10대들에 함께하니 재미있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합니다.
10대들도 미국산 쇠고기를 반대하기 위해 길거리에 나오는데, 우리 20대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저번주에 시청에서 했죠.
촛불문화제에 참석했었는데 학생들이 엄청 많더라구요. 미국산 쇠고기반대라는 명목으로 다함께 모인 자리였죠. 딱딱하지도 않고 몇명 고등학생들은 무대에 나가서 노래

장윤석 2008-05-16 18:37:44
국민을 섬기는 것까진 바라지 않는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면 최소한 표현의 자유라도 보장해라. 공교육을 포기하는 것도 모자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무시하는 정부에 도대체 무얼 기대하겠나? 혹세무민의 논리로 정당한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지 말라. 촛불을 든 학생과 시민들에게 배후가 있다면 생명과 진리 그리고 표현의 자유일 뿐이다.

지은 2008-05-16 16:21:30
요즘 참 세상 살맛 안납니다. 정권이 바뀐 후 꽉 막힌 답답함을 시원하게 뚫어준, 촛불을 든 우리의 10대들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희망을 봅니다.
우리들이 주저하고 답답해할 때 거리로, 광장으로 나온 생각과 말로 만이 아닌 대화와 소통이 있고 행동으로 우리를 일깨워준 우리의 청소년들! 10대들을 응원하는 선생님! 모처럼 진정한 스승의 날의 의미를 느꼈습니다.

다루 2008-05-16 16:03:17
선생님의 글 오래만에 봅니다.
스승의날 좋은글 지친 우리에게 힘을 주네요
촛불 집회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선생님 글에서 힘을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