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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 펑! 펑!' 잇따른 가스폭발 사고
'부끄러운 안전도시 간판'
'펑! 펑! 펑!' 잇따른 가스폭발 사고
'부끄러운 안전도시 간판'
  • 문상식 기자
  • 승인 2008.05.06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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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취재파일] 가스폭발 사고와 안전도시 제주

지난해 7월 제주특별자치도가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안전도시로 공인되면서 세계적 안전도시로 우뚝섰다는 소식이 아직도 귓가에 선하기만 하다.

제주도소방본부는 지난 2004년 제주 안전도시 인증사업 추진 이후 3년만에 이룬 쾌거라며 당시 언론매체를 상대로 홍보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9개여월가 지난 지금 제주에서 잇따르고 있는 사건사고로 '안전도시'가 자칫 이름뿐인 간판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제주에서 대형 가스폭발사고가 잇따르고 제주도소방본부의 늑장 대응과 안일한 뒷북 행정이 화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면서 안전도시 제주를 무색케 하고 있다.

물론 그동안 안전도시 공인을 위한 소방관계자의 부단한 노력과 일선현장에서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시민들의 생명을 위해 위험 속을 뛰어드는 소방공무원들의 노고를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2006년 9월 제주시 노형동 빌라에서 발생한 가스폭발 사고 후 이에 대한 소방본부의 일련의 행보를 보면 그야말로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친다'고 할 수 있다.

사고가 터질때면 사고수습에 급급한 나머지 체계적인 사전대책 마련이나 앞으로 관리.점검이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노형동 빌라 가스폭발에 이어 제주시 아라동 미화아파트 가스폭발 이후에도 사고수습에만 급급했고, 향후 대책은 전혀 마련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일 제주시 노형동 주상복합건물에서 또 가스폭발 사고가 발생해 21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소방본부는 6일 가스누설경보기 설치 의무화 등 종합대책을 수립하겠다며 외양간 고치기에 나섰다.

20세대 이상 공동주택 2만4000여세대에 대해 가스누설경보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연면적 600 ㎡ 미만 소규모 근린생활시설(3300곳)에 대해 단독 경보형 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공동주택에 대해 연 1회 이상 안전점검 규정 마련, 가스안전교육 정례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역시 잇따른 가스폭발 사고에 항구적인 대책 수립 요구에도 불구하고 사고 이후 대책 수립에 나서면서 뒷북 행정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용만 소방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이날 브리핑을 가진 자리에서 가스누설경보기 설치가 저조한 이유에 대해 도민 안전의식 수준을 문제 삼는가 하면, 방지 시설 등은 2차적인 문제라고 밝혀 안전도시 제주에 대한 의지마저 의심케 했다.

뼈아픈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지난 2년여 동안 세번의 뼈아픈 실수(?)가 있었다. '고의적인 사고가 아니다',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구태의연한 변명을 반가워 할 도민은 아무도 없다.

'무늬 뿐인 안전도시'라는 등 침울한 소식보다는 '안전도시 제주는 틀리더라'는 기쁜 좋은 소식이 가득한 제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그래야 4년 후 제주자치도의 안전도시 재공인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겠는가.<미디어제주>

<문상식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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