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마을 성교육'을 마치고 나서
'평화의 마을 성교육'을 마치고 나서
  • 김정량
  • 승인 2008.04.01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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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정량 서귀포시 청소년 성 문화센터 성교육 강사

올해로 성교육을 시작한 지 3년째다. 그동안 많은 교육을 해왔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교육은 지난 1월 평화의 마을에서의 교육이다. 서귀포시성문화센터 강사로 부임 후 맡은 평화의 마을 지적장애인을 위한 성교육은 그들에 대한 선입견으로 선 듯 용기가 나질 않았고 부담감이 컸지만, 그렇게 나의 성교육은 시작됐다.

강의안은 이미 준비되어 있어 기본적인 내용만을 교육시키고자 했다. 하지만 교육 시작에 앞서 그 분들에게 들은 말로 하여금 놀라움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남ㆍ녀의 성 심리는 어때요? 어떻게 아기를 낳나요? 성 충동이 어떻게 생겨요? 등 누구나 궁금해 하고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내용이었다. 나는 나의 편견과 잣대로 그들을 대하고 있음에 용서를 구하고 싶었다.

성교육이 진행되면서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성문화센터 체험관에서 그들은 다양한 체험을 통해 엄마의 사랑과 이성과의 교제, 결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고 그에 대한 책임감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임산부 체험에서는 서로 체험복을 입혀주는 모습이 정겨워 보였다. 그들은 궁금한 것이 있으면 큰소리로 질문하기도 하고 직접 만져 보기도 하며 “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해요”, “느낌이 좋아요”라며 매우 즐거워하는 모습이 얼굴에 가득했다.

나와 시간을 함께 한 평화의 마을 분들은 재활기관에서 일할 수 있는 장애인이다. 그들의 최종 목표는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다. 보다 실질적인 성교육이 필요로 한다. 프로그램 중 결혼식에 관한 역할극이 있었는데 참여자들의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멀게만 생각했던 결혼이 자기 곁에 있음을 느낄 수 있어 나 또한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성교육은 단순히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주입식 교육이 우선시된다. 실질적이고 체계적으로 당사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성교육이 전무한 상태다. 더욱이 소외된 분들 이를테면 장애인, 쉼터, 지역아동센터 등 실질적인 성교육을 필요로 하는 기관은 보다 더 다양함을 알 수 있다.

나와 같이 성교육 현장에서 일하시고 있는 분들께 감히 말하고 싶다. 그들의 눈높이에서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몸과 자신의 성을 사랑할 수 있는 미래에 꿈을 심어 줄 수 있는 성 교육자가 되라고! 그러면 진정 그토록 자신이 원하는 교육자가 될 수 있노라고! <미디어제주>

<김정량 서귀포시 청소년 성 문화센터 성교육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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