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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안전도시와 안전교육의 필요성
WHO 안전도시와 안전교육의 필요성
  • 김은정
  • 승인 2008.04.01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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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은정 제주소방서 예방지도과 지방소방사

몇 년 전 시내 모 식당에서 친구들과 식사를 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한참 식사를 하고 있는데 식당 부엌 쪽에서 몇몇 사람들의 고함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인가 싶어 식사를 하던 중 부엌으로 가보니 커다란 솥안에 있는 기름에 불이 붙어서 천장 쪽으로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식당 주인으로 보이는 아저씨는 우왕좌왕하며 소리만 지르고 있었고 아주머니는 솥에다 물수건을 던지고 있었는데 정말 위험한 순간이었다.

나는 식당 주인에게 가스통을 잠궈 달라고 부탁한 후 식당으로 들어서면서부터 봐둔 소화기와 옆 식당의 소화기까지 이용해서 불을 완전히 끌 수 있었다.

상황이 정리된 후 식당 주인아저씨에게 소화기를 비치해 두고는 왜 사용하지 않았는지 대해서 여쭈어 보니 아저씨 왈, ‘너무 정신이 없어서 소화기를 어디에 뒀는지, 또 어떻게 사용해야 되는지도 몰랐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또 아주머니께 솥에다 물수건을 던진 이유를 여쭈어 보았더니 아주머니께서는 찬 물수건을 넣으면 불이 꺼질 것 같았다고 말씀하셨다.

물 론 튀김기름에 불이 붙으면 젖은 수건이나 상추와 같은 야채를 넣어 온도를 낮추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되나 이미 천장을 향해 치솟고 있는 불길을 잡기 위해서는 소화기를 이용해 산소 공급을 차단해 소화하는 방법이 가장 빠르고 안전하다.

구술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화재 초기에는 소방차 한대의 역할을 하는 소화기도 평소에 사용방법을 잘 익히고 관리를 잘 해야 우리 가족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이다.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관의 한 사람으로서 소방안전교육의 필요성을 몸소 체험한 사례이었다.

지금까지 소방에서는 지속적으로 도민을 대상으로 한 소방안전교육을 실시하여 왔으나 체계적이지 못한 교육프로그램, 교육시설의 부족 및 효과적인 교육홍보의 미흡 등으로 도민에게 다가서는 교육이 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우리도는 지난해 7월 30일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국제안전도시로 공인 받은 바 있다.

완전한 안전도시의 정착 여부는 각종 사고 손상률을 감소시키는데 있다.

이에 따라 제주소방서에서는 4월부터 지역 자생단체를 시작으로 관공서, 유치원 및 초․중등학교 등 전 도민을 대상으로 한 계층별 소방안전교육을 지속 실시할 예정이다. 도민이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현장위주의 맞춤형 안전교육을 실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소방안전교육은 안전하고자 하는 인간의 기본심리를 바탕으로 사고의 가능성과 위험을 제거해 나와 우리 가족,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이웃의 안전을 지키는 방법을 배우는 것으로 다른 교육과는 차별화 되는 생존과 연관되는 것이다.

도민의 안전의식 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한 단계 끌어 올림으로써 우리 모두가 염원하는 국제자유도시, 그리고 WHO국제안전도시로 만드는 것, 그것은 바로 소방119의 역할과 더불어 안전을 생활화 하는 제주도민의 몫임을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미디어제주> 

<김은정 제주소방서 예방지도과 지방소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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