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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모범생', 우린 '범법 우려자'?
'법 잘 지키는 사람들의 모임' 탄생?
그들은 '모범생', 우린 '범법 우려자'?
'법 잘 지키는 사람들의 모임' 탄생?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8.03.18 11:0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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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제주도 '법질서확립 제주협의회' 왜 구성했나

이명박 새정부의 '법질서 확립'에 따른 비위 맞추기의 일환인가. 아니면, 도민사회의 일련의 상황을 '범법 우려의 상황'으로 보는 것인가.

김태환 제주자치도지사가 느닷없이 '법질서확립 제주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하겠다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18일 민.관.경의 유기적인 협조체제 구축을 위한 '법질서 확립 제주협의회'를 구성해 첫 회의를 갖고 앞으로 내실있는 운영을 통해 선진 법질서문화 정착 및 뉴제주운동을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제주자치도는 사회 전반의 법질서 경시풍조로 인한 국가경쟁력 저하에 따른 엄정한 법질서 확립으로 국가경쟁력을 제고하고, 법질서 확립의 범도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민.관.경이 함께하는 지역협의체 구성의 필요성이 대두돼 협의체를 구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조직은 김태환 제주지사를 의장으로 해 17명의 위원이 참여하고 있고, 제주지방경찰청장이 간사를 맡는다.

위원에는 양대성 도의회 의장, 양성언 제주도교육감, 임흥순 제주지방변호사회장, 문홍익 제주상공회의소장, 장대일 제주도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장, 홍명표 제주도관광협회장, 고우방 바르게살기운동제주도협의회장, 공성용 KCTV 제주방송 회장, 고승화 한국노총 제주본부장, 김순선 제주도여성단체협의회장, 박성익 제주도연합청년회장, 송상훈 제주도새마을회장, 김순택 제주도자원봉사협의회장, 양정보 해병대전우회제주도연합회장, 박숙미 녹색어머니연합회 회장, 장관철 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제주도지부장 등이 참여했다.

이 조직이 앞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활동내용은 이렇다. 공통적으로는 법질서 준수 문화를 조성하고 범도민 기초질서 바로세우기를 적극 추진한다.

자치단체에서는 법질서 지키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사회적 약자, 노숙자, 부랑자 관련 대책을 마련해 수립하고, 범죄취약지역에 대한 환경개선 등 방법시스템을 구축한다.

경찰은 불법.무질서 추방 및 기초.교통질서 확립대책을 수립하고, 평화적 집회시위 관리 및 불법 폭력시위는 엄정 대처하기로 했다. 특히 공무집행방해 사범에 대해서는 엄정 처리하고, 범죄예방을 위한 환경개선 필요지역을 분석해 대응에 나선다.

#왜 조직 구성에 몸 달았나?..."경찰청장이 간사를 맡아 활동하는 모양새도 그렇고..."

그러나 왜 이러한 조직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명쾌한 설명은 없다. 이 법질서확립 제주협의회에서 하겠다고 밝힌 위의 내용들은 지금까지 각 분야별 담당 기관 등에서 잘 알아서 수행해온 업무이고, 더욱이 최근 불법폭력시위가 성행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조직을 급조해 만들어야 했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다.

이 협의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법질서 확립'에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는 인사들이고, 나머지는 '계도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것인지 의아스러움을 표출하는 이들도 많다. 마치 5공, 6공 때 민주화시위에 대처하기 위해 보안사나 경찰 등이 관계관 회의를 가졌던 분위기를 자아낸다고 평하기도 한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금 제주사회가 이러한 조직을 구성해야 할 만큼 법질서가 문란한 상황에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며 "그럼에도 지방경찰청이 간사를 맡고 도지사가 의장을 활동하는 조직을 만드는 모양새도 그렇고, 과연 이 조직의 활동이 도민들에게 설득력있게 전달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조직구성은 자신들의 우월성 내지 권위주의적 발로에 지나지 않다고 비판하는 시각도 많다. 법질서가 극히 혼란스러운 상황도 아닌데, 굳이 이러한 조직을 급조해 '법 질서'를 운운하는 모양새는 결코 곱지 않다.

법질서를 계도하려는 사람, 이들로부터 계도를 받아야 하는 도민이 존재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제주특별자치도의 모양새는 우습기만 하다.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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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 2008-03-18 17:08:23
등잔 밑이 어두운 것을 아는 지 모르는 지 나원참 쩝쩝......

황희 2008-03-18 13:55:28
법질서를 위반한 분이 오히려 법질서 확립 운운하다니.....

선거법을 위반한 진실이 만천하에 드러난 마당에... 절차적 문제로 구제받는 중이면서.

용서를 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