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17:38 (금)
"여성의 날 없어지는 그날까지"
"여성의 날 없어지는 그날까지"
  • 양호근 기자
  • 승인 2008.03.09 15: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女風당당! 세상의 중심에서 평등을 외치다
제주 여성단체, 시청 어울림마당서 여성의 날 행사

"오늘 여성의 날 행사에 나갈 때 남편이 왜 남성의 날은 없냐고 반문하더군요. 저는 말했습니다. 남성의 날은 364일이 남성의 날이 아이냐고."

21세기에 들어서 여성들의 권리가 상당히 신장됐지만 아직도 곳곳에 여성들이 차별을 받는 부분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8일 3.8 세계여성의 날 100주년을 맞아 제주지역에서도 양성 평등을 외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이날 오후 3시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제주본부와 제주대학교 총여학생회, 민주노동당 제주도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반미여성회 제주본부, 한국장애인연맹 제주DPI 등 공동 주최로 3.8 세계여성의 날 10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기자가 현장을 찾았을 때, 행사장 앞에 마련된 천막에서는 여성이 아닌 남성이 주먹밥을 권하며 "여성차별 철폐를 위한 주먹밥입니다. 드세요"라고 권했다.

또 한 쪽에서는 한 남성이 "여자 말고 남자들도 설겆이를 해야 한다"고 친환경 수세미를 나눠줬다.

여성의 날 행사는 남성들의 적극적인 발언과 참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특히 인기가 좋았던 것은 '성차별철폐 슛 행사'였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공을 '뻥'하고 차서 성차별도 날리고자 많은 남성들이 힘껏 공을 찼다.

발언장에서도 남성들의 목소리가 많이 들렸다. 남성들이 나와서 노래도 부르고, 여성차별 철폐를 외치는 것이 이제는 이색적인 풍경도 아니다. 그만큼 이제 성차별 철폐문제 여성들만 속앓이를 하는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가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할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여성들이 사회진출이 많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업무와 관련해서는 아직도 성차별이 여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 여성단체들은 "경찰 캐릭터 호돌이와 호순이가 있는데 왜 호돌이는 출동을 나가는 모습이 그려져 있고, 호순이는 전화만 받느냐"며 "그런 이미지 자체로 여성차별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 행사장에는 여대생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여풍당당! 세상의 중심에서 평등을 외치다'를 주제로 열리면서, 제주대 총여학생회에서 '여성공결제' 문제를 공론화하고 나선 것이다. 여학생들이 한 달에 한 번 겪고 있는 생리를 놓고, 심한 생리통을 겪는 등 여성만이 겪는 불편 사항에 대해 대학에서도 공공의 문제로 인식하자는 취지였다.

또 제주DPI는 여성장애인 문제에 대해 발언을 하기도 했다. 여성이면서 장애인이기에 겪었던 성차별과 인권침해들에 대해서 여성장애인들이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사회환경을 만들어달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장애를 갖고 차별하는 사회 풍토가 아직도 만연하기 때문에 여성들이 각 분야에서 대표를 맡고, 리더가 될 수 있으며,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그런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번 발언의 골자였다.

한편 이날 마지막 행사로 준비된 걸개그림 그리기에서는 여자 꼬마아이들이 열심히 색칠을 하고 있었다. 이 아이들이 그리는 그림은 여성 차별을 철폐하고 좀 더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고자 하는 소망이다.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는 좀 더 평등하고, 남성과 여성이 조화롭게 지낼 수 있는 그런 사회를 소망하면서 '女風당당! 세상의 중심에서 평등을 외치다' 행사는 막을 내렸다.

<미디어제주>

<양호근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