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2-12-04 17:14 (일)
교통법규는 소중한 생명과의 약속입니다
교통법규는 소중한 생명과의 약속입니다
  • 오승익
  • 승인 2008.03.07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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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승익 제주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경장

제주특별자치도의 인구는 유동인구를 포함하여 60만명에 이르고 자동차 대수는 22만대를 육박하고 있다. 1세대당 1.06대 정도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결혼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하나의 가정을 이루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하물며 이 좁은 땅에서 서로 다른 사고방식과 운행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각기 22만대의 자동차를 운행하고 있다고 생각을 해보면 연일 크고 작은 사고들과 다툼들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크고 작은 사고들은 우리 스스로가 정한 약속을 지키고 단 1초, 단 1미터를 양보할 수 있는 성숙한 마음의 여유, 남을 배려하고 자신의 가족처럼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마음이 있었더라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임을 알아야 한다.
필자는 최일선 현장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자들의 고통의 부르짖음과 가해자들의 후회의 한숨소리를 생생히 전해듣고 있다.

한순간의 조그만(?) 실수로 소중한 생명을 잃거나 평생 불구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 가해자가 되어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며 고통과 후회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노라면,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의 보호를 임무로 하는 경찰관으로서 결코 남의 일인냥 넘겨버리기도, 책임에서 자유스러울 수도 없음을 스스로 질책하며 미연에 사고를 막지 못한 아쉬움과 또 다시 이러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았음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쓴다.

인간관계의 기본은 약속과 신뢰가 아닌가 싶다. 약속을 지킨다는 것은 바로 신뢰를 쌓아가는 길이고, 가정에서 서로에 대한 약속과 신뢰가 원만한 부부생활을 지켜주듯 교통법규 또한 우리의 소중한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는 약속인 것이다.

약속과 신뢰가 깨진 결혼생활은 이혼으로 이어지고, 교통법규 위반은 우리의 생명을 앗아가는 교통사고로 이어짐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어릴적부터 ‘양치기 소년’ 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들어 ‘약속’ 의 소중함과 ‘거짓말’의 참담한 최후를 잘 알고 있다. 우리의 아이들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가정과 학교에서 이러한 교육을 받고 있을 것이다.

일상에서 자녀들의 손을 잡고 무단횡단하거나 적색신호에 뛰어가는 부모들, 자녀들을 차에 태우고 안전띠를 매지 않고 신호를 위반하며 심지어 휴대전화까지 사용하는 운전자들을 쉽게 볼 수 있는 현실이다.

그 부모들도 가정에서는 ‘약속’ 을 지켜야 된다고 가르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행동으로는 사회와의 약속을 어기는 법을 가르치고 있고, 거짓말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자녀들 또한 무의식적으로 약속을 깨는 법을 배우고 그러한 안전불감증 속에서 어제도, 오늘도 어쩌면 내일도 소리없이 다가오는 교통사고라는 어두운 그림자와 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최근 경찰에서 실시하고 있는 구간과속단속시스템이나 제주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이동식불법주정차단속시스템은 어쩌면 우리의 현실을 잘 표현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함정단속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기보다는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삶을 삭막하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 생각해봐야 할 때인 것 같다.

교통법규는 우리 모두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한 약속이다. 교통법규를 몰라서 지키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단속하는 경찰관이 없다고, 지켜보는 사람이 없다고 ‘위반해도 괜찮겠지’ 라고 생각을 하면서 위반을 하고 있다. 교통법규는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의식적으로 법규를 지키지 않는 것이다.

교통법규 위반을 단속하다보면 저마다 위반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사정들을 이야기하며 선처를 호소하는 운전자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모두 중요한 일임에 틀림은 없지만 그러한 이유와 변명들이 과연 다른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빼앗을 만큼 중대한 일인가를 되묻지 않아도 될 것이다.

더 이상 교통법규를 잘 지키는 사람이 손해를 본다는 생각을 갖게 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우리의 약속을 지키는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교통법규를 지킨만큼 서로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고 반면 교통법규를 어기면 그만큼 교통사고라는 불이익을 받게 되며, 남을 위한 양보운전이 곧 나를 위한 안전운전이 됨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오승익 제주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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