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실시되는 제주도 행정구조개편을 위한 주민투표를 10여일 앞 둔 15일 오후.
제주도민들의 주민투표 열기를 직접 느껴보기 위해 제주시부근의 상가들을 돌아다니며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2시간정도 상가들을 돌아다니며 들어본 시민들의 생각.
글쎄, 대다수 시민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젖기만 했다.
작은 액세서리 가게에서 만난 한 20대 여성은 "주민투표 선거가 실시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점진안이 뭔지 혁신안이 뭔지 잘 모르겠다"며 "행정구조개편이 된다고 해도 실생활에 변화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주민투표에 대한 반감을 표현했다.
한 통신업계 대리점을 지키고 있던 40대의 남성은 "주민투표에 대해 전혀 관심 없다"며 "주민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단호히 잘라 말했다.
음식점에서 일하던 한 40대 여성은 "여기저기 현수막이 걸려 있어주민투표날이 언제인지는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자기들끼리 싸워 댈 뿐, 실질적으로 내 생활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주민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식당에서 일하는 20대 여성 2명도 "주민투표가 있는지도 자세한 선거내용도 전혀 모른다"며 "혁신안지지 단체에서 집으로 전화가 와 선거에 대해 조금 알게 됐을 뿐 투표에 참여할 생각도 없다"고 얘기했다.
길가에 나와 휴식을 취하던 한 50대 남성은 "혁신안을 지지한다"며 "혁신안이 통과되면 의자수만 많은 무능력한 국회의원수가 줄어들 것이니 결국 제주도 예산을 아끼는 방법이다"고 주장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또다른 50대 남성은 "주민투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다른사람의 말만 듣고 투표를 해야 하느냐"며 반박한 후, "주위에서 이번 주민투표에 관심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데 굳이 시민들 세금 들여가며 투표까지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 두 시민은 행정구조 개편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설명한 후 언론보도에도 못마땅한 반응을 보였다.
"방송 토론을 봤는데 점진안과 혁신안에 대해 자세히 말부터 해준 후 서로 싸우든지 해야지, 다짜고짜 자기 의견만 속전속결식으로 나열하니 시민들이 제대로 이해하겠어요? 진정 주민들을 위한다면 주민들의 올바른 선택을 이끌어 줘야 하는데, 오히려 언론때문에 갈피를 잡지 못하겠어요."
이날 제주시청 주변 상가들을 돌아다녀 보니 주민투표에 대한 시민들의 인지도가 어느정도인지를 실감케 했다.
행정기관을 중심으로 언론과 시민단체, 학계, 그리고 일명 오피니언 리더격의 층에서만 주민투표 안을 놓고 논란을 벌이는 것은 아닌지 다시한번 의문을 품게 한다.
주민투표법이 제정된 후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실시되는 주민투표라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하지만, 아직 제주도민에게 이의 홍보는 극히 미흡한 듯 하다.
선관위가 방송토론회를 주최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관심있게 논쟁의 전개과정을 지켜본 시민이 아니면 잘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그들만의 논쟁'에 푹 빠져 있다.
제주 주민투표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남은 기간 2개안에 대해 차근차근 시민들에게 설명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듯하다.
그러한 과정에서 행정구조 개편이 자신과는 먼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일이요, 제주의 미래라는 생각을 갖게 하고 주민투표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소위 오피니언 리더그룹을 중심으로 한 '그들만의 행사'로 끝나길 바라지 않는다면.
<김정민 기자>
그동안 점진 혁신안 하며 논란벌였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상층부' 생각일 뿐입니다.
시민들 대개는 생업에 정신이 없습니다.
점진안 혁신안 됐다해서 돈이 자신에게 들어온다면 몰라도, 지금 그거 걱정할 때가 아닌 것입니다.
주민투표 방송토론회때 시작하자 마자 서로 자기 얘기들, 자기네따네는 아주 유식한 토론인 마냥 토론을 했는데, 처음 행정구조를 대하는 사람들은 이게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방송토론회 서두에 점진안이 무엇인지, 혁신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부터 있은 후 용호상박을 하든, 설전을 벌이든 해야지 이게 뭡니까.
잘난 사람끼리의 토론, 아마 주민투표 결과도 그렇게 될 겁니다.
지사님, 지사님 하고 뭣모르고 군중심리 유발하는 선거몰이때마다 등장하는 단체와 민간조직들.
아마 그들만의 투표참여.
뭐가 뭔지도 모르면서 지사님이 원하는 방향으로 무조건 투표하는 그런 사람들만의 잔치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