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군사기지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지난해 호주 등을 시찰하면서 구설수에 오르더니, 이번에는 유럽 해군기지와 크루즈항을 시찰하겠다고 나서 비난을 사고 있다.
군사기지 특위의 임문범 의원을 비롯해 박명택, 강남진, 고태우, 김도웅, 김미자, 김행담, 오종훈, 김용하 의원 등 9명은 28일부터 3월6일까지 8일 일정으로 유럽 방문에 나섰다.
이들은 프랑스의 똘롱 해군기지, 니스 크루즈항, 모나코 크루즈항을 방문하고, 이탈리아의 라스페찌아 해군기지, 밀라노관광청, 나폴리 항만청 등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의회는 이번 시찰은 민군 복합항 운영실태 및 주변지역의 환경 경제 문화 관광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선진국의 크루즈황 운영실태와 관광정책 등을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견학 목적은 도대체 무엇인가...경비는 왜 도청 민간지원금으로?
그러나 구체적인 일정을 보면 2월29일 똘롱 해군기지 시찰 및 간담회, 3월1일 니스 크루즈항 및 모나코 크루즈항 견학, 3월2일에는 밀라노관광청 견학, 3월3일 라스페찌아 해군기지 견학, 3월4일 나폴리 항만청 방문, 3월5일 로마문화체험 등 일정이 매우 느슨하게 짜여져 있어 현지실태 분석 보다는 '문화체험' 또는 '관광'의 성격이 짙다.
더욱이 이번 해외시찰을 위한 경비는 군사기지특위의 예산이 아니라 제주도청 민간경비로 집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미 지난해 해군기지와 관련해서는 1월 호주 등을 방문한 바 있고, 9월에는 미국 등을 방문한 바 있어 이번 해외시찰의 명분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당신들이 가야할 곳은 이태리가 아니라 강정마을"
한편 KBS 제1라디오 '진희종의 제주진단'의 진희종 진행자는 28일 아침방송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거론하며, 의원들을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오늘 해외 민군 복합항 견학을 명분으로 프랑스와 이태리로 떠나는 도의원들은 군사특위활동기한을 찬반 논란 속에 연장하고는 제대로된 회의 한번 안 하더니 해외 견학 그것도 집행부 민간 해외시찰 경비로 떠났다고 한다"며 이번 시찰의 문제를 꼬집었다.
그는 "세비인상에 인색하지 않았었는데 해외 견학 갈 때는 민간 신분이 되는 모양"이라며 "내친김에 귀국 후 계속 민간신분으로만 남는 것도 신중히 고려해 줬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오늘 떠나는 의원들은 지난 9월 태풍 나리로 온 도민이 충격에 휩싸였을 때도 끝끝내 귀국하지 않았던 강심장 의원들이 대부분"이라며 "당신들이 가야 할 곳은 프랑스나 이태리가 아니라 겉 잡을수 없는 분열의 고통을 격고 있는 강정마을"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강정마을이 갈등은 이제 마을 사람끼리 법정공방으로 번지고 생각지도 않은 전과자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며 "의원님들은 언제 강정마을을 찾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 단 한번 만이라도 제대로 해보셨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어찌된 일인지 경로당 회의 참석하는 것도 의원동정에 올리는 분이 이번 일정은 올리지 않은 것으로 봐서는 스스로 부끄러운 생각은 드는 모양"이라며 이번 시찰이 '명분없는 시찰'임을 거듭 강조했다. <미디어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