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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몸되는 '제주대-제주교대'
"이제 몸집 말고 맷집 키워라"
한 몸되는 '제주대-제주교대'
"이제 몸집 말고 맷집 키워라"
  • 양호근 기자
  • 승인 2008.02.22 1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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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두 대학 통폐합, 향후 전망과 과제

22일 오전 11시 제주교대에서는 마지막 졸업식이 거행됐다.

다소 엄숙한 분위기로 진행된 이번 2007학년도 학위수여식에는 학생들과 동문, 학부모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모교가 사라진다는 아쉬움을 함께했다.

제주교대는 제주대와 통폐합이 되면서 이번 학위수여식을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날 학위수여식에서는 석사 9명, 학사 225명을 배출하면서 제주교대는 1회부터 46회까지 총 석사 213명, 학사 5883명을 배출해 총 6096명의 학위수여자를 배출하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제주대와 교대가 통폐합 되며서 제주교대는 이제 제주대학교 교육대학으로 단과대학 체계로 운영되는 데 그럼으로써 제주대는 그만큼 덩치가 더 커진 것이다.

그러나 몸집만 키우는게 능사는 아니며, 무엇보다도 내실을 튼튼히 할 수 있는 맷집을 키워야 한다. 특히 아직도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한 만큼 이번 통폐합을 계기로 제주교육사회에 어떤 이바지를 할 것이며, 향후 과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짚어나가야 할 것이다.

# 제주교대 마지막 졸업식 '아물지 않은 상처들'

마지막 졸업식을 진행했지만 제주교대 김정기 총장이 불참해 김은석 교무처장이 대행했다.

그러나 이번 김 총장의 졸업식 불참은 예견된 것이었다. 제주교대가 제주대와 통폐합을 진행하면서 김 총장과 제주교대 학생들 간에 마찰이 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동안 김 총장은 총장으로서의 업무는 보고있었지만 학교로 오는 것은 힘들었다. 아마 이번 학위수여식에서도 김 총장이 참석을 꺼린 것이 이런 이유가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장은 며칠전 인터뷰에서도 "내가 졸업식 참석하면 학생들이 가만히 있겠느냐. 졸업식인데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제주교대가 창피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싫다"고 불참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총학생회 측에서도 "김 총장이 졸업식에 참석한다면 학생 전원이 퇴거하거나 김 총장이 식장에 들어서는 것을 막겠다"고 엄포를 내린바 있다.

그만큼 아직도 제주교대 통폐합 과정에서 생긴 학생들과 총장 그리고 교수 간에는 갈등의 골이 깊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그런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한 번더 후폭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총장이 제주대 부총장으로 복귀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대와 제주교대가 통폐합하면서 이행각서에는 제주교대 총장이 제주대 부총장으로 자동승계한다는 원칙을 포함시켰다.

그렇기 때문이 제주교대 총학생회에서는 만약 김 총장이 복귀한다면 또 다시 유급을 불사하고 투쟁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또다시 파장이 일지 주목해 볼 일이다.

# 제주교대 -> 제주대 교육대학

제주교대는 제주대와 통폐합이 되면서 제주교대가 아닌 제주대학교 교육대학으로 단과대학 운영 방식으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서 제주교대 총장은 통폐합 이행각서에 명기된 자동승계 원칙에 따라 부총장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앞으로 일정을 살펴보면 우선 3월 1일 제주대 교육대학으로 이름을 바꾸는 현판식을 진행할 예정이고, 3월 3일 월요일에는 통폐합 후 교육대학 첫 신입생들이 입학하게 된다.

앞으로 교육대학에 들어오고 싶은 교등학생들은 제주대 사범대학에 지원하듯이 지원하면 되기 때문에 입학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제주대 교육대학은 현재 제주교대가 위치해 있는 제주시 화북동에 그대로 있을 예정이다. 수업도 현재 제주교대에서 받게 된다.

그리고 아직 학사통합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올 한 해는 이 현재 형태를 유지한 채 운영하게 된다. 다음해 부터는 제주대와 학사통합도 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다른 학과 강의나 교양수업을 받을 때는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어서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캠퍼스 명칭은 현재 제주대가 아라동에 위치해 있어서 아라캠퍼스라고 불리는 것 처럼 사라봉 자락에 위치한 교육대학은 사라캠퍼스라고 불리게 된다.

또 제주교대 부설초등학교도 제주대 교육대학 부설초등학교로 이름이 바뀌게 된다.

# 교육대학 독립성 유지 전과 '불가'

교육부에서는 통합의 조건에서 초등교원양성 남발을 방지하기 위해서 전과를 못하도록 규정해 놨다.

따라서 교육대학은 예전에 제주대 의과대학이 전과를 못했던 것이나 현재 수의과대학이 전과를 허용하지 않는 것처럼 전과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반대로 교육대학 학생들은 제주대내 타 학과로 전과로 가능하다. 제주대 관계자는 "제주교대에 입학하던 학생들은 수능점수도 월등히 뛰어난 학생들이었기 때문에 이 학생들이 제주대의 타 학과에서도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제주대에서는 "이번에 로스쿨과 의과전문대학원과 관련해서 교육대학 학생들은 자신이 원한다면 공부를 해서 로스쿨과 의과전문대학원에도 입학할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교대 학생들은 큰 기회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제주대 의과대학원의 경우 40명을 뽑는데 그 중 6명은 제주대학생을 뽑고 있기 때문이다. 로스쿨도 마찬가지로 40명 정원 중 제주대학생에 배분되는 수가 있기 때문에 제주대와의 통폐합으로 제주대학생에 된 제주교대학생들은 그런 혜택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제주교대학생들의 경우 교사가 되려고 지망한 학생들이 많은데 그 중 적성에 맞지 않아 중등교원으로 전환하기를 희망하는 학생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그 학생들이 사범대학으로 전과를 할 수도 있다는 얘기인데, 그렇게 되면 사범대학 내에서의 임용시험 경쟁률은 더욱 가중되기 때문에 반발할 수 있다. 반대로 사범대학 학생들은 교육대학으로 전과를 못하기 때문에 불만을 제기할 소지가 큰 것이다.

그러나 제주대 측은 "아직 초등교원 임용 경쟁률이 낮고 중등의 경우 임용이 어렵기 때문에 그렇게 섣불리 전과하는 학생은 없을 것"이라며 "교육부에서도 교육대학에 전과하는 것을 허용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밝혔다.

# 아라-사라캠퍼스 거리가 멀다

제주교대와 제주대가 통합되면서 제주대는 아라캠퍼스와 사라캠퍼스 양 캠퍼스 체제로 운영하게 된다. 제주교대학생들로서는 이제 제주대의 다양한 교양과목과 전공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수업이 곧바로 이어질 때 이동의 문제가 걸릴 수 있다. 제주대와 제주교대 사이의 거리는 자가용을 타고 이동을 해도 최소 20분은 걸린다.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비용도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기다리는 시간까지 합치면 한 시간은 족히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제주대에서도 고민을 하고 있다. 제주대는 우선 30분 간격으로 셔틀버스를 운행해 상시적으로 운행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제주대 내에서도 캠퍼스가 넓다보니 교내 버스가 운행되고 있는데, 제주대는 투어버스를 이용해 학생들이 보다 편리하고 빠르게 두 캠퍼스간 이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두번째로는 '이러닝센터'를 이용하는 것으로 원거리에서 컴퓨터를 통해서 실시간 혹은 동영상으로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실제 강의실에서 듣는 것보다 못하다는 것이 걸리는 문제다.

또 다른 방법은 교수가 직접 이동을 한다는 것이다. 다수의 수강생이 이동하는 것보다 차라리 교수 한 명이 이동하면서 수업을 한다는 것인데, 어쨌거나 무엇을 하든지간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 것은 분명하다.

# "제주교육만의 특성 갖춰야"

우선 제주대와 제주교대가 통폐합됨으로써 전국 국립대학에서 최초로 한 대학 내에 초등과 중등교육이 공존하는 모델을 만들게 됐다.

제주대는 "이런 첫 시도로 인해 로스쿨을 따오는 데도 영향을 주는 등 제주지역사회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제주도교육청과 연계해서 이전보다 향상된 교육 체계를 완성해 제주교육발전에 기여를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이번에 제주대 사범대학과 교육대학이 한 지붕아래 있기 때문에 초중등 교사 양성 체계가 단일화되면서 교사양성의 새로운 모델이 만들어 질 수도 있다.

그럼과 동시에 대학의 몸집을 불렸기 때문에 앞으로 닥쳐올 수 있는 국립대학 법인화 문제에도 대응할 수 있는 힘을 가출 수 있다.

제주대는 "이번 제주교대와의 통합을 통해 로스쿨 유치, 의학전문대학원과 수의과대학 개설로 제3창학을 하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제주교대와 제주대와의 통합을 통해 국제자유도시 제주특별자치도의 명분에 어울리는 제주도만의 고등교육의 체제를 갖춰 나가야 한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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