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17:38 (금)
"근무평정 1등하면 뭐합니까?
'실세 부서' 아니면 말짱 '꽝'인데"
"근무평정 1등하면 뭐합니까?
'실세 부서' 아니면 말짱 '꽝'인데"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8.02.15 09: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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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제주도 2단계 인사평정제도 '우려와 기대'

공직사회에서 통상 6급에서 사무관으로 승진하려면 몇년이 소요될까? 보통 10년은 족히 걸린다는 것이 통념이었다. 물론 민선자치시대이다 보니 정치적인 고려나 소위 '실세'로 불리우는 일부 공무원은 그보다 조금 빠른 경우도 있었다.

현역 군복무와 함께 정규대학을 졸업하여 9급직으로 출발한 남자 공무원의 경우 정년퇴임 시기에 이르기 전까지 사무관만 달아도 '성공'한 케이스로 불린다.

그런데 서울시가 통상 10여년이 걸리는 6급에서 5급 승진 관례를 깨고 파격적인 발탁 인사를 해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서울시가 14일 발표한 사무관 승진자 43명 중 절반이 넘는 24명이 10년이 안된 공무원들이다. 그 중 2명은 6급에서 5급으로 승진하는데 소요된 기간이 서울시 인사상 가장 짧은 기간인 6년 5개월이라고 한다. 이들은 서울시 글로벌화 추진 전략 추진 및 동(洞) 주민센터 통폐합 및 기능 개편을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서울시는 연공서열을 파괴한 실적 중심의 인사 원칙에 따라 최단기 사무관 승진자가 배출됐다는 점이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연공서열을 파괴한 실적 중심의 인사원칙, 지극히 당연한 얘기이고, 실제 인사원칙은 그러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서울시의 이번 사무관 승진인사 관련 뉴스는 '파격'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그만큼 '실적'과 '능력' 중심의 인사가 제대로 안되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은 아닐까.

'실적'을 중심으로 한 인사평정 원칙은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1월1일부터 2단계 공무원 평정제도 개선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는데, 한마디로 공무원 평가기준을 업무능력과 성과위주로 바꾼다는 것이다.

2단계 평정제도는 근무실적 반영비율을 70%로 확대하고 역량중심의 평가요소 개발, 승진후보자 명부 반영비율 조정, 고위공무원 책임성 강화를 위한 적격심사제 도입 등을 주요골자로 하고 있다.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직무수행태도' 항목을 폐지하고 '근무실적'과 '직무수행 능력'을 동일한 비율로 평정한다고 한다. 또 역량평가가 가능하도록 근무성적 평정요소를 다양화하고 평정요소별 정의와 평정등급 부여 기준을 정립하는 등 평정요소별 배점을 현실에 맞게 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에 승진후보자 명부에 반영되는 평정기간별 근무성적평정 점수의 반영비율을 평정기간 전체에 동일한 비율로 고르게 반영해, 승진에 임박해서만 열심히 일하는 등의 문제점도 개선해 놓았다. 일 잘하는 공무원에게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근무실적이 미흡한 공무원에게 불이익이 돌아가는 신상필벌의 인사시스템을 본격 가동한다는 것이다.

혁신적으로 마련된 이 2단계 평정제도가 이제 첫 적용할 시기가 다가왔다. 근무실적을 중심으로 한 첫 인사시스템에 의한 인사평정이 곧 이뤄진다. 이번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에 상정된 새로운 행정조직개편안에 따른 올해 상반기 정기인사가 그 첫 케이스다.

그런데 달라진 평정제도 적용방침 발표에도 불구하고, 공직사회에서는 아직도 미덥지 못한 눈길이 많다.

매일같이 작업복을 입고 출근해 일선 현장민원을 처리하는 공무원과, 온종일 사무실에서 넥타이를 매고 근무하는 공무원을 동일한 선상에서 평정하는 것이 타당하느냐는 지적도 있다. 단순 발급민원 업무 처리건수와, 민원인과 온종일 입씨름을 하고 설득을 하며 수일을 걸려 민원 한건 겨우겨우 처리한 그 건수를 동일한 실적으로 평정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평정에 대한 일부 불공정 시비는 차치하더라도, 보다 현실적 문제를 근거로 해 '불신'을 표하는 이들이 많은게 사실이다. 소위 '실세 부서' 근무자에 유리하게 돌아가는 평정관례가 쉽게 깨질까 하는 의구심이 바로 그것이다.

부서별 근무평정에서 직급별 1위를 하더라도, 힘있고 영향력이 큰 부서의 근무자와, '소외된 부서'의 근무자가 대등한 경합을 벌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조바심을 표하고 있는 것이다.

빠르면 이달말, 또는 3월 초 단행될 예정인 올해 상반기 정기인사.
이번 인사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가 혁신적으로 마련한 2단계 인사평정제도가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며, '실적'과 '능력'을 위주로 한 파격적인 인사단행이 이뤄질 수 있을지, 공직사회의 관심은 이제 인사평정으로 모아지고 있다.

<윤철수 대표기자 /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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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2008-02-15 10:33:00
개뿔,,,그래봐야,,,꼬우면 기획계 인사계 서무계 가시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