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17:54 (수)
"국적은 달라도 우린 친구예요"
"국적은 달라도 우린 친구예요"
  • 양호근 기자
  • 승인 2008.02.09 13:2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획특집] 다문화가정을 찾아서(5)
외국인가족 페스티벌에서 만난 가오김드옹씨

이날은 제주도내에 거주하는 모든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노래장기자랑 뿐만 아니라 무료진료, 미용봉사, 고충처리 상담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약 6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제주외국인근로자센터에서 결성된 다문화중창단이 안재욱의 노래 '친구'를 불러 큰 박수와 호응을 받았다.

그들의 노래 속에는 국적과 피부색이 다를지라도 우리는 모두 '친구'임을 소리 높이는 듯 했다.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필리핀의 결혼이민여성으로 구성된 다문화중창단에서 베트남 며느리 가오김드옹(24.제주시 도남동)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다문화중창단 "노래 부르면서 공부해요"

2003년 9월 제주로 시집을 온 가오김드옹씨는 이제 제주에서 생활한지 4년이 됐다.

결혼정보회사를 통해서 제주로 시집 온 가오김드옹씨는 목수일을 하는 남편과 16살 차이가 난다. 이 집 큰며느리로 들어 온 그는 한국에 대해 전혀 몰랐었기 때문에 한국어를 못하는 것은 당연지사.

때문에 말이 통하지 않아 힘든 점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다행히 제주에 거주하는 베트남 친구들이 많이 있어서 제주외국인근로자센터에서 다문화 중창단에 참가하게 돼 한국말을 서툴게나마 하게 됐다.

노래를 마치고 나온 가오김드옹씨는 "베트남 친구들이 노래를 같이 하자고 해서 같이 다문화 중창단을 시작하게 됐다"며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는 한국어를 전혀 몰라서 많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조금 적응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제주도 특유의 사투리는 알아 듣기 힘든 모양이다.

"제가 말할 때는 크게 어려움은 없지만, 시어머니께서 무슨 얘기하면 못 알아들어서 힘든 것은 아직도 있어요."

한국말을 본격적으로 배운지는 2년이 된다는 그는 그래도 한국말을 제법 잘 한다. 그래서 친정 부모님도 제주로 모셔 올 수 있지만 친정에서는 아직 올 생각이 없다고 한다.

"남편하고, 시부모님들이하고 육지 지방 여행을 다녔어요. 그래서 저도 친정 엄마, 아빠 모시고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엄마, 아빠가 아직 한국말도 모르고 하니까 나중에 오시겠다고 했어요."

# "한국말 어렵지만 제일 재미있어요"

"한국말 배울 때가 제일 재미있어요. 어렵지만 그래도 말을 할 수 있으니까. 좋아요."

살짝 미소를 지으며 한국말이 재미있다고 하는 가오김드옹씨. 그는 일주일에 한 두번 제주외국인근로자센터에서 한국어 강좌를 듣고 있다.

그는 또 베트남에서 시집 온 이주여성들과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을 가져서 여러가지 정보도 공유하고 한글도 공부한다.

남편이 베트남어를 전혀 못하기 때문에 가오김드옹씨라도 한국어를 빨리 배워야 하기 때문에 매일 한국어 공부 하느라 정신이 없다.

아직 아이가 없기 때문에 공부에 전념을 할 수 있는 그는 한국어를 배워서 하고 싶은 게 아주 많다고 한다.

"갑자기 생각하려고 하니까 잘 생각나지 않지만, 친구들 만나서 놀기도 하고, 바다에 바람도 쐬러 가고 싶고. 특히 일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요, 베트남어 통역하는 여행사일을 해보고 싶어요."

# "여자들도 밖에서 놀고,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스물네살의 젊은 나이이기 때문에 돌아다니면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설에는 집에만 있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제가 여기 집에서 큰며느리예요. 남편 동생들은 육지 지역에 사는 데 이번 설에 바빠서 내려오지 못했어요. 그래서 남편이랑 저랑 시부모님 넷이서 집에서 설을 지냈어요."

네 식구가 조촐하게 설을 지내서 남편이 밖에 놀러 간 사이에 가이김드옹씨는 집에서 시부모님과 텔레비전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는 "한국에서 설날 상 차릴 때 같이 만들고 신기했다"며 "그렇지만 떡국은 하지 않았고, 친척들이 오지 않아서 심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하고 싶은 게 많은 가오김드옹씨. 그의 새해 소원은 가족들 모두 복 많이 받고, 한국말 잘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쇼핑은 별로 안 좋아하고, 그냥 바람 쐬고 바다도 보고 싶다"며 "서귀포 바다를 구경갔었는데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말을 능숙하게 해 앞으로 돌아다니면서 똑같은 제주도민처럼 생활하고 싶은 가오김드옹씨.

"밖에 많이 못 나가 놀아서 아쉬운게 많아요. 특히 여자도 밖에 나가서 놀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일도 다니고 싶고요."

아직까지 국제결혼으로 온 이주여성들이 제주에서 사회생활을 하는 데에는 많은 장애물들이 있다. 언어장벽은 물론이거니와 가족 내에서도 밖으로 돌아다니는 것을 꺼려한다.

물론 안전상의 문제도 있겠지만 밖으로 내세우려 하지 않는 불편한 심리도 작용하는 것이다.

제주도내에 국제결혼 가정이 급증하고 있으며, 앞으로 국제자유도시가 활성화된다면 더 많은 외국인들이 제주에서 생활하며 살게 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사회적 안전 장치는 물론이고 제주도민들이 나서서 그들을 바라보는 인식을 전화해야 한다. 외국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며, 친구라는 국제적 마인드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

<미디어제주>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소리 2013-12-21 21:50:53
님 피부색달라도 우린친구노래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