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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미지식물원, 그 '아름다움'의 이면
희망퇴직...정리해고...단식...그리고?
여미지식물원, 그 '아름다움'의 이면
희망퇴직...정리해고...단식...그리고?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8.01.13 12:03
  • 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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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의 눈] 위기에 직면한 여미지식물원의 '기업공동체'

1989년 10월 처음 문을 연 여미지식물원. 세계의 진귀한 식물과 향기 짙은 남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이곳은 한국기네스협회에서 인정한 동양 최대 온실이자, 환경부로부터 서식지외 보전기관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한번은 반드시 방문할 만큼,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사설관광지 중에서는 단연 최고로 불리운다.

그러나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동양 최대의 온실을 자랑하는 이곳 여미지식물원의 조직내부를 들여다보면 '아름다움'과 '환상'의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다. 새해들어 전망대에서는 노조간부 2명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이 이뤄지고 있다. 직원들은 연일 뒤숭숭하다. 희망퇴직 종용에 오늘은 누가 사표를 낼지, 그리고 내일은 누가 '정리해고' 통보를 받을지, 직원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여미지식물원은 1997년부터 서울시시설관리공단에서 위탁관리되어 오다 2005년 부국개발주식회사에서 인

수해 민영화가 되었다. 당시 부국개발의 남상규 회장은 여미지식물원 인터넷홈페이지에 올린 인사말에서 '전 직원의 고용승계'와 '모범적인 기업공동체'를 약속했다.

그는 "제주도를 대표하는 명소로서 많은 분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아왔으나 오랫동안 매각을 전제로 한 경영을 해 왔던 탓으로 장기발전 계획의 추진이나 적절한 추가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고, 합리적인 노사관계와 고객서비스가 부재하는 등 적지않은 문제들을 노정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전 직원의 고용승계 약속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며, 회사운영 전반을 공개하고 경영참여를 적극 조장함으로써 빠른 시일내에 신뢰관계를 회복해 모범적인 기업공동체를 건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영업분야 여직원 13명, 노조간부 2명에 대해 정리해고 통보

그러나 남 회장의 이러한 방침은 3년이 지나지 않아 흔들리고 있는 듯 하다. 지난해 9월 식물관리 분야를 제외한 영업매장 부문의 사업을 축소하겠다는 방침 선언에 이어, 그해 말에는 3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받았다.

노조측에 따르면 영업매장 분야의 사업을 사실상 포기하려는 이유는 식물원을 서울시로부터 인수하면서 부담한 대금에 대한 이자 등 경영부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매장 부문을 과감하게 줄이고 식물원 중심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회사측은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올해 1월7일 영업매장 등에서 근무하던 여직원 13명과 노조간부 2명 등 15명에 대해 2월18일자로 정리해고방침을 밝혔다. 정리해고 대상 노조간부는 제주지역관광산업노조 양창하 위원장과 여미지식물원의 김동도 지부장이 포함돼 있다.

#노조간부 2명 12일째 '단식농성'...120명 직원 59명으로 줄어

지난해부터 회사측의 불성실한 임단협과 일방적인 구조조정 방침에 반발해왔던 이 노조간부 2명은 지난 2일부터 13일 현재까지 식물원내 전망대에서 12일에 걸친 단식농성을 벌여왔다.

노조측에 따르면 부국개발이 인수할 당시 120여명에 이르던 직원이 지난해 희망퇴직 강요, 무차별적인 징게로 비롯된 사직 등으로 74명의 직원만 있는 상황이고, 여기에 이번에 15명에 대한 정리해고가 이뤄지면서 결국 59명의 직원만 남게 됐다.

노조측은 회사측의 이러한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동도 지부장은 "부국개발이 인수한 이후 인력이 자연감소되면서 인건비는 10-15%정도 줄었고, 반면 매출은 5%정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회사측이 이유로 내세우는 '적자'는 인수할 당시 발생한 인수대금 이자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남상규 회장은 식물원을 인수하면서 '회사운영 전반을 공개해 경영참여를 함께 해 나갈 것', '노조와 신뢰관게를 회복해 모범적인 기업공동체를 만들 것'을 도민들과 약속했었다"며 "식물원을 인수해 운영한지 채 3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의 대량 정리해고 통보를 함으로써 약속을 파기하고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부국개발은 식물원 인수당시 노조와 체결한 단체협약서 마저 일방적으로 사용자 편의적인 해석을 함은 물론 조합원들의 근로조건을 불문하고 조합활동까지도 위축시키기 위해 전면 개악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동보 지부장은 13일 오후 2시 '정리해고 분쇄를 위한 관광노동자 결의대회' 개최에 앞서 미디어제주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오늘까지 12일간 단식투쟁을 벌였고, 오늘 결의대회를 기점으로 해 단식투쟁을 정리하고, 앞으로는 제주지역 차원의 대응투쟁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주지역 관광산업을 선도한다고 평가받고 있는 건실한 기업인 여미지식물원에서의 대규모 정리해고 통보가 제주지역 관광산업 노동자 구조조정의신호탄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며 "조합원들에 대한 무더기 정리해고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과 대표이사가 직접 참여하는 성실교섭을 통해 임.단협을 원만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관광 노동자 구조조정 신호탄...매우 충격적인 일"

이번 여미지식물원의 정리해고방침에 대해 민주노총도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부국개발이 15명에 대해 정리해고 하겠다고 개별적으로 통보한 것은 제주지역 관광산업 노동자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해 정리해고 문제의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지역관광산업노동조합은 13일 오후 2시 중문관광단지 입구에서 '2007년 임.단협 체결 및 정리해고 분쇄를 위한 관광노동자 결의대회'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지역차원의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이 문제에 대해 강력히 대응키로 하면서 연초 노동계가 크게 술렁거리고 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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禎存 2008-05-14 19: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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禎存 2008-05-14 19: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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禎存 2008-05-14 19: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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禎存 2008-05-14 06: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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禎存 2008-05-14 06: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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