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6 15:48 (화)
"신 전 지사에 관대한 처분 해달라"
"신 전 지사에 관대한 처분 해달라"
  • 문상식 기자
  • 승인 2008.01.07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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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 경제-농업단체 등, 신 전 지사 탄원서 제출

관광지구 지정 청탁과 함께 30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파기환송심에서 법정구속된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에 대한 탄원서가 대법원에 제출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제주도내 경제.관광.건설.노동.농업인 단체 대표들은 지난달 24일 대법원에 제출한 탄원서를 통해 "법의 엄중한 판단을 마땅히 존중돼야 하지만 신 전지사가 구속 수감된 배경에는 '외로운 노인들을 위한 복지시설 마련' 이라는 선한 마음이 자리 잡았다는 것이 우리들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도지사 재임 시절 국제컨벤션센터 건립과 삼다수 개발, 축산진흥 등 지대한 업적을 쌓았고 정계 은퇴 이후에도 뜻있는 이들과 더불어 제주의 1차 산업 진흥과 발전을 위해 정열을 쏟고 있다"면서 "도민 대통합의 시대정신을 온전히 구현하기 위한 실마리를 찿기 위해서라도 신 전지사에게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고 법원의 선처를 호소했다.

특히 이들은 "이번 사태가 신구범 개인의 문제를 넘어 또 다른 도민 갈등의 씨앗으로 변모되는 현실을 매우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면서 "결국 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다름아닌 제주도민 대다수"라고 거듭 피력했다.

또 탄원서에서는 "지난 수십 년의 세월을 오로지 국가와 지역발전을 위해 매진했던 신 전지사에게 남은 소망도 자신을 키워준 제주도민의 사랑에 보답하는 것밖에 없다"며 "이것은 도민 모두의 소망이기에 다시한번 진솔한 마음으로 신 전지사의 선처를 간곡하게 탄원 한다"고 밝히는 등 선처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탄원서는 문홍익 제주상의 회장을 비롯 홍명표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회장, 김원하 대한건설협회 제주특별자치도회 회장, 고승화 한국노총 제주지역본부 의장, 강명희 제주특별자치도여성단체협의회 회장, 고창효 제주농업인단체협의회 회장, 강영철 한국예총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 회장 등이 제출했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서기석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오전 10시10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제3자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신 전 지사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 6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신 전 지사측이 제3자 뇌물공여 등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으나 항소심과 대법원에서 모두 유죄를 인정했고 이후 고법에서도 이를 뒤집을 만한 결정적 증거가 없어 유죄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판결했다. <미디어제주>

<탄원서 전문>

존경하는 이용훈 대법원장님께.

대내외의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이 땅에 법치주의의 구현을 위해 노력하시는 이용훈 대법원장님을 비롯한 사법부의 노고에 깊은 존경과 감사의 뜻을 표합니다.

저희 제주지역 경제.관광.건설.노동.여성.농업인.문화 예술 단체를 대표하는 일동은 대법원장님의 사법철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지역발전을 위한 공복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자유도시 프로젝트로 비롯되는 제주발전의 주춧돌을 놓기 위해 힘쓰는 것을 포함해 제주도를 향후 국가발전의 전진기지로 부상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민들 역시 '대한민국 1%'의 한계를 지닌 절해고도가 아니라 '동북아 중심축'이라는 지정학적 위치에 걸맞는 역량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장차 국운융성에 기여하기 위한 힘을 하나로 모으고 있으며, 그 핵심동력이 '도민대통합'에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데 있어 결코 만만치 않은 난제가 지역발전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본격적인 민선시대 출범 이후부터 불거져 나온 도민여론의 분열상입니다. 이것이 야심찬 도약을 준비하는 제주도의 행보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특히 초대 민선도지사를 역임한 신구범 전 지사가 최근 영어의 몸이 되었다는 것은 신구범 개인의 차원을 떠나 제주도민 모두의 족쇄라는 도민사회의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희 제주지역 사회 단체 대표 일동은 이러한 현실을 매우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도지사 재임 시절 국제컨벤션센터 건립과 삼다수 개발, 축산업 진흥 등 지대한 업적을 쌓은 신구범 전 지사는 정계 은퇴 이후에도 뜻있는 이들과 더불어 (주)삼무라는 회사를 설립·운영함으로써 제주의 1차산업 종사자들에게 커다란 희망이 되고 있는 인물입니다.

이에 저희들은, 제주지역 농수축산업 종사자들의 마음을 위로함은 물론 '도민대통합'의 시대정신을 온전히 구현하기 위한 실마리를 위해서라도 신구범 전 지사에게 관대한 처분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고 연명으로 탄원서를 올립니다.

지난 11월 30일, 서울고법 형사1부는 특가법(뇌물) 파기 환송심에서 뇌물과 국회 모독 등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복지재단(은혜마을)의 출연금 30억원을 받은 것은 관광지구 추가지정과 관련해 도지사의 직무와 관련된 부정한 청탁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뇌물공여 30억원에 대한 추징을 하지 않은 것이 입증하듯 신 전 지사는 이 돈을 개인의 이익을 위해 착복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재판과정에서도 항구적으로 "나는 결코 돈을 출연하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법의 엄중한 판단은 마땅히 존중되어야 하며, 그것이 법치주의의 근간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진리입니다. 하지만 신 전 지사가 구속 수감된 배경에는 '외로운 노인들을 위한 복지시설 마련'이라는 선한 마음이 자리 잡았다는 것이 저희와 도민들의 생각입니다. 신 전 지사는 평소 노인복지에 대한 관심이 유독 높았고, 타고난 뚝심으로 한번 마음먹은 것은 반드시 관철시키고자 노력해 온 사람입니다.

존경하는 대법원장님.

재판과정을 지켜보던 제주도민들은 그 결과에 적잖이 당혹했습니다. 아무리 죄가 있을지언정 고령의 몸이고, 국가와 지역발전을 위해 한평생 매진한 인물을 법정 구속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닌가, 라는 게 현재 제주사회의 여론입니다.

그리고 그 저변에는 신 전 지사가 결코 자신만을 위한 욕심으로 그런 일을 도모하진 않았으리라는 정서가 담겨있으며, 제주를 위해 더 큰 일을 해야 할 사람인데 훌륭한 리더를 잃었다는 아쉬움이 근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이번 사태가 신구범 개인의 문제를 넘어 또 다른 도민갈등의 씨앗으로 변모되는 현실을 보며 매우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 결국 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다름아닌 제주도민 대다수이기 때문입니다.

제주는 지금 '앞으로 나아가느냐' 아니면 '이대로 답보하느냐'라는 전환기적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감귤과 관광산업의 동반하락으로 말미암아 지역경제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으며, 도민여론 역시 정부와 자치단체에 점점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국제자유도시와 특별자치도 추진에 따른 법적 기반이 마련되었다곤 하나 중요한 고비 때마다 지역세, 즉 힘의 논리에 밀리며 우왕좌왕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제주도정과 의회, 지역출신 국회의원들, 그리고 저희 같은 기관에서 나름대로 열정을 쏟고 있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도민대통합'에 달려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제주출신 인재들의 역량을 하나로 집결해야 합니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라는 격언을 거울삼을 때, 제주가 배출한 인재의 총결집이야말로 이러한 위기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자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최정점에는 신구범이라는 인재가 있으며, 그에게는 아직 제주발전을 위해 봉사해야 할 역할이 남아 있습니다.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저희들의 뜻은 결코 신구범 개인을 살리자는 사사로운 것이 아니라 작게는 제주발전, 크게는 선진 대한민국의 완성을 위해 드리는 충언이며, 이를 위해 도민역량을 하나로 모을 중요한 전기가 마련돼야 한다는 신념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다시 한번 진솔한 마음으로 신구범 전 지사의 선처를 간곡히 탄원 드립니다. 지난 수십 년의 세월을 오로지 국가와 지역발전을 위해 매진했던 신 전 지사에게 남은 소망도 자신을 키워준 제주도민의 사랑에 보답하는 것밖에 없을 것이며, 동시에 이것은 제주도민의 열망이기도 합니다.

끝으로 이용훈 대법원장님을 비롯한 대한민국 사법부의 일신우일신을 당부드리며, 말 그대로 국민의 인권과 재산을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가 됨으로써 국민의 참된 신뢰와 사랑, 그리고 존경을 받는 사법부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2007년 12월 24일

<탄 원 인>

제주상공회의회소 회장                            문 홍 익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회장                  홍 명 표

대한건설협회 제주특별자치도회 회장       김 원 하

한국노총 제주지역본부장 의장                  고 승 하

제주특별자치도여성단체협의회 회장         강 명 희

제주농업인단체협의회 회장                       고 창 효

한국예총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 회장         강 영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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