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대 사태의 교훈은?
사회협약제도, '첫 단추'가 중요하다
제주교대 사태의 교훈은?
사회협약제도, '첫 단추'가 중요하다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8.01.06 12:1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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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제주교대 지역사회대책위원회와 사회협약제도

지난해 말 제주대와의 통폐합 문제를 둘러싸고 학내 갈등 등으로 60여일에 걸쳐 수업거부를 해오던 제주교대 학생들은 곧 집단유급을 당할 위기에 놓여있었다. 마지막 수업복귀 기한을 불과 하루 이틀 남겨놓은 지난해 12월26일. 제주교대에서는 교수와 학생, 그리고 교직원, 학부모 등이 참여한 가운데 '대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대토론회는 명칭만 그럴듯하게 해놓고 형식적 진행을 하던 종전 관 주도 토론회와는 분위기가 차원적으로 달랐다. '집단 유급'이라는 현실적 상황과, 공통분모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깊어가기만 하던 '교수와 학생들간 불신의 골'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막막하기만 상황이었다. 교수들은 교수들의 입장에서, 학생들은 학생들의 입장에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었다. 여기에 학부모와 동문까지 가세하면서 제주교대 사태는 악화일로로 내달리고 있엇다.

대토론회는 이러한 사분오열된 제주교대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두 듣고, '공통분모'를 찾기 위해 마련된 것이었다. 이 대토론회에서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제주교대 사태는 파국을 맞기 일보직전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날 대토론회에 참여한 교수와 학생, 교직원, 학부모들은 한결같이 비장한 심경이었다.

여느 토론회처럼 '좋은 말', '예의 갖춘 말'을 덧붙이며 화기애애하게 진행하는 그런 토론회가 아니었다. 여기에서 단 한가지라도 합의점을 도출해내지 못한다면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는 절박함이 있었다. 대토론회는 그야말로 '끝장 토론'식으로 진행됐다. 오후 3시 시작된 토론은 몇번에 걸친 '긴박상황', 그리고 '파행 일보직전'까지 가려다가 다시 진정되고, 그러다가도 다시 격앙되고 하면서 밤 9시까지 장장 6시간에 걸쳐 이뤄졌다.

이 대토론회를 기점으로 해 학생들은 27일 학생총회를 열고 수업복귀를 전격 결정했다. 12월28일부터 수업에 복귀하기로 한 것이다.

제주교대 통폐합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는 당시 보도자료를 내고 학생들이 학사일정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비상대책위가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학사일정 복귀를 결심하게 된 이유와 관련해 '지역사회대책위원회의 수고'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지역사회대책위원회는 지난해 12월19일 제주교대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기위해 김태환 제주지사와 양대성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이성희 제주도교육감 권한대행, 문홍익 제주상공회의소 회장, 강명희 제주도여성단체협의회장, 김지훈 제주언론인클럽 회장, 김석주 제주도 기자협회장, 고봉식 전 제주도 교육감 등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대토론회는 이 지역사회대책위원회의 중재로 마련된 것이었다. 지역사회대책위는 첫 회의에서 △김정기 총장과 교수회는 통합추진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할 것 △학생들은 즉시 수업에 복귀하고 정당한 절차와 방법으로 자신들의 주장이 관철될 수 있도록 할 것 △제주교대 교수회와 학생회는 즉시 대토론회 개최 등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성실하게 대화할 것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비상대책위는 지역사회대책위의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여 이날 대토론회를 하게 된 것이고, 대토론회가 끝나면서 '수업복귀'를 결정한 것이다. 비상대책위는 보도자료에서 "미온하나마 교수들은 사과를 했고, 유급을 막으려는 김태환 제주도지사 이하 지역사회대책위원회의 의견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학생들은 통폐합 반대의 의지를 철회한 것은 아니다"고 전제한 후, "학생들은 비록 유급은 안된다는 지역사회대책위원회의 결의를 받아들여 수업에는 복귀하나 통폐합 반대의 목소리는 결코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사회대책위가 사태가 악화되어서야, 급조된 조직이라는 따가운 눈총도 있었지만, 문제를 푸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또 이 사례는 '사회협약제도'의 가능성을 보여준 한 선례로 평가되고 있다.

지역사회 갈등을 풀기 위해 사회협약제도는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성이 강조돼 왔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사회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한 '제주특별자치도 사회협약위원회 조례'를 만들어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이 조례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특별자치도 사회협약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ㆍ시민단체ㆍ학계ㆍ언론계ㆍ법조계ㆍ경제계ㆍ노동계 등에서 추천한 자 등 30명 이내로 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한다는 것이다.

사실 민선자치시대 이후 지역사회 갈등요소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을 전후해서는 그 요소가 더욱 늘어나고,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 해군기지 문제를 둘러싸고 한 마을의 공동체가 붕괴되고, 각 현안마다 찬반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갈등요소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사회협약제도를 도입해 시행한다는 것은 반기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사회협약제도는 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했다고 잘 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위원 구성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 편향됨이 없이 합리적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인사들을 두루 선정해야 한다. 혹, '명예'나 '감투'를 바라는 인사들을 이 위원회의 위원으로 위촉할 경우 예전 '도민화합추진위원회'의 한계를 되풀이 할 수밖에 없다. 명망가나 자칭 지역유지, 지방권력에 눈치를 보며 쫓아가는 '단골인사'들은 단연 배제되어야 한다.

또한 사회문제 해결 접근방식에 있어서도 잘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지난 제주교대 문제 때 지역사회대책위원회가 제주교대 구성원들로부터 어느정도 이해를 구할 수 있었던 것은 5개항의 권고사항에 '균형'이 있었기 때문이다. 도정의 입장을 대변하는 그런 접근방식이라면 차라리 안하는 것이 낫다.

김태환 제주지사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사회협약제도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첫 단추가 중요하다. 이 제도가 올해 제대로 운영되면서 사회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해나가는 중심적 모델이 되길 기대해본다.

<윤철수 대표기자 /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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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리 2008-01-06 20:02:01
교대 문제, 도 당국이 전면나서서 개입하기는 아주 부담스러운 사안 이었습니다. 결과가 안좋으면 좋은 소리를 듣기 힘들지 않았을까요?

어쩧튼 지역사회협의회 권고 형식으로 대 토론회가 열리고 결과가 파국은 면햇기 때문에
도 당국자들의 노력 굳이 외면하지 않아도 될것 같은데

산소리 2008-01-06 20:00:12
교대 문제, 도 당국이 전면나서서 개입하기는 아주 부담스러운 사안 이었습니다. 결과가 안좋으면 좋은 소리를 듣기 힘들지 않았을까요?

어쩧튼 지역사회협의회 권고 형식으로 대 토론회가 열리고 결과가 파국은 면햇기 때문에
도 당국자들의 노력 굳이 외면하지 않아도 될것 같은데....

교대 2008-01-06 19:04:04
지역사회협의회가 교대문제 해결했다....
좀 생각해볼 일이군요.
영향은 미쳤지만,결정적인 영향이었는가 하는 문제는 좀더 생각해볼 일입니3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