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3 18:27 (화)
담뱃불 붙이는 순간 '펑'
"지난 여름에도 사고 있었다"
담뱃불 붙이는 순간 '펑'
"지난 여름에도 사고 있었다"
  • 양호근 기자
  • 승인 2008.01.04 11:2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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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아파트 폭발사고 발화지점 박용철씨
병원서 의식회복... "고의적 사고 아니다" 주장

지난 달 29일 제주시 아라동 미화아파트에서 발생한 가스폭발사고의 폭발지점 701호 거주자 박용철씨(37)가 의식을 되찾았다.

한마음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박씨는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으나 2일 의식을 되찾고 박씨는 3일 오후 부터 말을 하기 시작했다.

박씨는 4일 오전 9시30분 미디어제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그날 가스폭발사고에 대한 정황과 입장을 밝혔다.

박씨는 아직도 전신에 심한 화상을 입고 있어 말을 잘 할 수 없었다. 박씨의 옆에는 박씨의 부인 전미애씨(41)와 형 박용식씨(44)도 함께 있었다.

# 담뱃불 붙이는 순간 '펑'

박씨는 우선 이날 사고에 대해서 말하며 "전에도 큰 일 날 뻔 한 일이 있었다"며 "지난해 여름 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려다가 가스레인지 호스에 불이 붙어 급하게 불을 껐다"고 밝혔다.

박씨는 "그날 관리 소장이 가스레인지를 잠시 쓰지 말라고 해 부분적인 수리를 했으나 전체적인 수리가 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 당일 날 몸이 아파서 집에 누워 있었냐는 물음에는 "그냥 몸이 조금 안 좋았던 것이지, 지병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지금 말을 잘 할 수가 없어서 사고 당일 정황에 대해서는 아내에게 말을 했으니 집사람에게 물어봐도 된다"고 말했다.

박씨의 아내 전미애씨(41)의 말에 따르면 "사고 당일 박씨는 몸이 좋지 않아 집에서 쉬고 있다가 당일 저녁 라면을 끓여 먹기 위해 가스레인지에서 물을 끓이고 있었다"며 "그리고 베란다 옆에 위치한 컴퓨터 방에서 컴퓨터를 하다가 담배를 피기 위해 베란다 문을 열고 마루로 들어가면서 담배에 불을 붙이려는 순간 '펑'하면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당시 사고 상황을 설명했다.

# "지난 여름 비슷한 사고 있었다"

박씨를 만났을 때 박씨가 맨처음 꺼낸 얘기는 지난해 여름에 있었던 사고였다. 박씨 측은 즉, 예견된 사고였다는 것이다.

박씨의 형 박용식씨는 "지난해 여름에 있었던 사고가 이번 가스폭발사고의 결정적 단서"라고 말했다.

형 박씨는 "여름에 가스호스에 불이 붙은 사고가 있었는데 그 때 관리사무소에 말해서 호스를 수리했다"며 "그러나 부분적으로 수리했지 나머지 부분도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씨는 "지금 '고의로 잘랐는지 잘린 것인지를 두고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 데 동생은 처음 깨났을 때 '형님 제가 그렇게 무모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 않았습니까'라고 말했다"며 "가스호스가 여름에 있었던 사고 처럼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박씨는 "우선 지난해 여름 수리를 했다는 것을 관리사무소측에서 확실히 확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가스호스 잘린 부분 동파됐을 가능성 있다"

박용식씨는 특히 "가스호스의 경우 가스벨브와 가스레인지 사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동판으로 된 호스를 써야 하는 데 사고 지점인 701호를 비롯한 몇몇 집들이 아직도 고무호스로 전체적으로 이뤄졌다"며 "가스 관련 지인들에게 물어봤는데 그것은 안전법상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씨는 "지금 가스호스가 잘렸다는 부분은 베란다의 맨끝에 위치한 냉장고 뒷편"이라며 "누가 고의로 냉장고까지 들어내면서 호스를 자르겠냐"고 반박했다.

따라서 박씨는 "지금 인터넷을 통해서 가스호스가 동파 등으로 엿가락 잘리 듯 잘릴 수 있는 지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며 "동생의 오명을 벗기고, 피해를 본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상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가스안전공사서 일방적 발표 의심된다"

박용철씨나 형 박용식씨 그리고 박용철씨의 부인 전미애씨가 가장 크게 문제삼는 부분은 가스안전공사에서 일방적으로 가스호스가 잘려서 사고가 났다고 언론에 발표한 것이다.

박용식씨는 "가스안전공사가 수사당국과의 얘기 없이 일방적으로 가스호스가 잘려서 사고가 났다고 발표한 것이 문제"라며 "아직 경찰이나 국과수에서도 함부로 말을 못 하는 부분인데 그런 발표를 했다는 것이 가장 의심되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박씨는 "앞으로 더 많은 자료를 확보하고 조사해서 이번 사고의 원인을 확실하게 밝혀 낼 것"이라며 "이번 사고가 가스호스를 자른 '고의'냐는 것과 라면을 끓이려고 올려 놓아 문제가 생긴 '실수'냐 혹은 지난 여름처럼 가스호스의 문제가 있었냐는 것은 천지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박씨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제 이번 사고의 원인규명은 전적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현장감식 결과에 달려있다. 박씨의 주장처럼 갑작스런 비고의적 사고였는지, 아니면 고의성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과학적 검증방식에 의해 규명될 수밖에 없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현장감식 결과를 바탕으로 해 이번 사고의 원인을 최종적으로 어떻게 내릴지가 주목된다. <미디어제주>

 

*** 아라동 미화아파트 폭발사고와 관련한 701호 박용철씨의 부인 전미애씨의 증언 인터뷰(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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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아자 2013-08-01 18:04:21
그러길래 집안에서 담배는 왜 피우신데..
빠른 쾌차하세요.

미화아파트? 2008-01-04 19:59:22
15년은 됐다는데 불안하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