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솔개 등도 발견 ... 조류 조사, 더 투명하게 돼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 제2공항과 관련한 항공기의 조류 충돌 위험성이 알려진 것보다 더 높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환경조사위원회는 9월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제2공항 예정부지 인근 대수산봉 주변에서 조류조사에 나선 결과 다수의 까치를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비상도민회의는 "이번에 관찰된 까치는 적어도 200여 마리 이상이 함께 모여서 날아다니는 것을 보였다"며 "또한 수십 마리의 까치들이 까마귀들과 대수산봉 상공에서 영역 다툼이 벌어지는 것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에 비춰보면 대수산봉은 까치들의 '잠자리'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비상도민회의는 "까치 무리의 행동 범위는 반경 1.5~3㎞ 정도라고 하는데, 대수산봉과 제2공항 예정부지는 2km 이내로 매우 가까이 위치해 있다"며 "하지만 국토부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조류 관련 조사를 해왔다곤 하지만, 수백마리의 까치가 예정지구에서 이동하는 것에 대해선 조사를 진행한 바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 제주공항보다도 조류충돌위험이 최대 8.3배가 높을 수 있다는 전문검토기관 의견도 무시한채 국토교통부는 고시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까치가 관찰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조류충돌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이번에 까치 무리가 확인되면서 이 위험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비상도민회의는 이외에도 제2공항 예정부지에서 멸종위기야생동물 2등급인 솔개 한 쌍이 관찰됐다는 점을 알리기도 했다.
이들은 이와 같은 점을 들며 "2017년 이후 국토부에서도 수차례 조류와 관련한 조사를 해오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꼬집고, 향후 조류의 이동에 대한 조사를 더욱 밀도있고 투명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