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평균보다도 87만원 낮아 ... 일자리 문제에 '심각'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받는 임금 수준이 올해도 전국 꼴찌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더군다나 임금상승률도 낮은 수준을 보이면서 전국 평균 임금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수준이 나타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30일 발표한 '2024 8월 사업체노동력조사 및 2024년 4월 시도별 임금·근로시간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제주의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평균 임금총액은 322만800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전국에서 임금총액이 가장 높은 서울의 459만9000원과 비교하면 무려 13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수준이다. 전국 평균인 410만원과 비교해도 87만2000원이 차이난다.
제주의 임금 수준이 전국 최하위 수준을 보이는 건 한 두 해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에도 1인 이상 사업체를 기준으로 했을 때 310만8000원으로 전국 평균에 한참을 못미치면서 꼴등을 기록했고, 2022년과 2021년, 2020년, 2019년 조사에서도 전국 꼴등에는 제주가 올라가 있었다.
더군다나 올해 들어서는 전국평균과의 임금 격차가 지난해보다 더욱 벌어지는 상황까지 만들어졌다.
전국평균 임금총액이 지난해 392만6000원에서 올해 410만원으로 17만4000원이 오르는 동안, 제주의 임금은 12만원이 오르는데 그쳤다.
전국에서 임금총액이 가장 낮은데, 이 낮은 임금이 오르는 수준도 전국평균보다 떨어지는 것이다. 제주의 임금노동자들에게는 이중고인 셈이다.
제주의 임금이 이처럼 낮은 데다, 이 상황이 몇 년째 고착화되고 있는 것은 제주의 산업구조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용근로자를 고용하는 제주의 산업별 비중을 보면,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숙박업 및 음식점업의 비중이 높다.
이외에 임금이 낮은 수준을 보이는 건설업과 보건사회복지 등의 비중도 전국 평균과 비교해 높은 편을 보이고 있다.
더군다나 제주의 경우 300인 이상의 상용근로자를 고용하는 대규모 사업장의 비중도 전국 평균보다 11% 가량 낮다.
실제 제주의 상용근로자 취업 비중을 살펴보면 중소기업의 비중이 가장 높고, 그 뒤를 이어 소상공인 비중이 높은 수준을 차지한다.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이 받을 가능성이 높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등의 취업 비중은 전국과 비교해도 상당히 낮은 수준을 보인다.
요컨대 높은 수준의 임금을 주는 양질의 일자리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뜻이다.
제주의 임금이 이처럼 낮은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높은 물가와 부동산 가격 등이 유지되면서 제주에선 청년인구를 중심으로 제주를 빠져나가는 제주탈출 러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내국인인구만 놓고보면 지난해 4월 이후 올해 8월까지 무려 5575명이 감소하면서, 역대급 인구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제주도에선 이와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기회발전특구 지정’과 ‘디지털 노마드 비자 도입’에 초점을 맞춘 일자리 창출과 인구 유입 도모 등에 나선 상황이지만, 이와 같은 제주도의 대책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