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10-06 14:48 (일)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와 열대야 ... 역대급 더위 속 제주 추석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와 열대야 ... 역대급 더위 속 제주 추석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9.18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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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추석 연휴 내내 30도 이상 무더위에 열대야
마지막날 최고기온 35도 ... 사상 두 번째 추석 폭염
무더위 속 차례 간소화 ... 여름철 피서 풍경 보이기도
/사진=미디어제주.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추석 연휴 시작된 지난 14일, 가족들과 함께 명절을 보내기 위해 서울에서 제주에 내려온 A씨는 제주국제공항 밖으로 나오자마자 숨이 막히는 듯 했다. "이렇게 덥고 습할 줄은 몰랐다." 제주에서 가족들을 만난 A씨가 인사보다 먼저 내뱉은 말이었다. 

A씨의 말처럼 제주의 추석은 역대급 무더위 속에서 지나갔다. A씨가 제주에 도착한 14일, 제주지방기상청이 자리잡고 있는 제주시 건입동 기준 낮 최고기온은 32.3도가 기록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9월14일의 평년 낮최고기온은 26도다. 올해의 9월14일은 평년보다 무려 6도 이상이 높은 수준이었다. '가을 저녁' 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추석(秋夕)'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한여름 날씨였다. 

무더위는 연휴 기간 내내 이어지고 있다. 일요일인 15일에도 낮 최고기온이 32.5도가 기록됐고, 추석 전날인 16일에는 31.6도까지 낮기온이 치솟았다. 

15일부터 추석 당일까지 제주엔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이 비 역시 높아진 기온을 떨어뜨리진 못했고, 추석 당일까지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지속, 연휴 마지막날인 18일에는 낮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가면서 폭염이 기록되기도 했다. 

최고기온이 33도 이상 기록되는 경우를 말하는 '폭염'이 추석 연휴 기간 중 나타난 것은 2010년이 사상 처음이었다. 그 당시 추석 연휴는 9월21일부터 23일까지 3일 동안 이어졌는데, 21일 낮 최고기온이 33.9도까지 올라가면서 폭염이 기록됐다. 올해 추석 연휴 기록된 폭염은 2010년 기록에 이은 사상 두 번째 한가위 폭염이다. 

다만, 2010년 추석 연휴가 시작되던 날 기록된 무더위는 다음날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당시 연휴의 첫날 33도가 넘는 낮 최고기온이 기록됐지만, 다음날은 낮 최고기온이 28.5도로 떨어졌고, 연휴의 마지막날이었던 23일에는 낮최고기온이 22.7도에 머물면서 선선한 가을 날씨를 보였다. 

올해는 2010년 잠깐의 폭염을 비웃기라도 하듯, 9월의 초부터 중하순까지 연일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가위 폭염까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열대야도 마찬가지다. 2010년 사상 첫 한가위 폭염이 발생했을 때, 열대야도 함께 나타났다. 그 당시 최저기온은 무려 28.9도였다. 이 역시 제주에서 발생한 사상 첫 한가위 열대야였다. 

다만 이 때의 열대야는 추석 연휴 첫날 반짝하고 나타난 수준이었지만, 올해의 경우는 열대야 9월 들어서 연일 이어지면서 추석 연휴 기간 내내 함께 했다. 

지난 14일 최저기온은 26.3도가 기록됐고, 그 다음날인 15일에는 28.4도가 기록되면 높은 수준의 최저기온을 보이기도 했다. 그 뒤로도 추석 연휴가 지속되는 동안 최저기온은 27도 내외가 기록되면서 밤까지 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무더위는 추석의 풍경 역시 바꾸고 있다.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차례를 지내던 기존의 추석 모습과는 달리 무더위 속에 차례 등이 간소화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기 위해 좁은 공간 속에 많은 이들이 모이다보니, 에어컨을 아무리 가동해도 집안에 더위가 가시질 않는 상황이 나타나기 때문에, 음식을 차리는 것은 물론 제사를 지내는 것 역시 최소화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도내 주요 해수욕장은 물론 물놀이 명소로 여겨지는 일부 용수천 등에서도 추석 연휴 내내 피서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지금까진 없었던 한 여름의 추석 풍경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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