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제주 김민범 기자] “수치 0.053%네요. 면허정지 100일입니다.”

10일 오후 7시 30분. 제주시 연삼로 제주보건소 인근 도로에서는 경찰의 음주단속이 한창이었다.

이날 단속은 제주경찰청과 경찰서, 자치경찰단의 합동으로 밤 10시 30분까지 진행됐다. 단속은 다가오는 추석 명절을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명절이 다가오는 기간 동안 음주운전 비율은 평상시에 비해 훨씬 높다고 한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추석 연휴기간 중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는 연평균 6.9%나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디어제주>가 자치경찰단 협조로 음주단속 현장 취재에 나선 결과, 단속이 시작되기 무섭게 곧바로 차량 한 대가 적발됐다. 단속 시작 후 1분도 채 안 된 시간이었다. 차량에서 나온 운전자 A씨는 “나는 술을 마신 적이 없다”면서 음주 사실을 부인했다.

경찰과의 실랑이가 이어졌지만, 운전자는 끝내 음주 사실을 시인했다. 첫 번째로 적발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36%. 면허정지 수치에 해당한다.

“한 시간 반 전에 복분자 2잔 마셨어요.”

A씨는 도남오거리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목적지 노형까지 약 1㎞ 거리다. 그는 ‘고작 반주 몇 잔인데… 가까운 거리라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았겠지만 단속을 피할 순 없었다.

“에이 막걸리 2잔이요. 면허정지라고 하시면 혹시 며칠을 얘기하시는 겁니까?”

첫 번째 음주운전자가 나온 지 16분 만이다. 두 번째 음주운전자 B씨가 적발됐다.

B씨는 무려 20~30㎞의 거리를 운전하기 위해 운전대를 잡았다고 한다. 막걸리 2잔을 마셨다고 했지만, 수치는 0.053%가 나왔다.

이 밖에 음주는 했으나 수치 기준이 미달돼 귀가 조치된 운전자도 2명이 나왔다.

같은 시각 제주서부경찰서는 애월읍 우광로에서 단속을 펼쳤다. 이곳에서도 음주운전자 한 명이 적발됐다. 이 운전자는 외도에서 소주를 반주로 마신 후에 약 2㎞를 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속 결과는 면허정지 수치가 나왔다.

이날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이들은 모두 대리운전을 불러 귀가했다.

적발된 음주운전자 중에서는 면허취소 수치에 해당하는 만취운전자는 없었다. 하지만 경찰이 지난 9일부터 예고한 단속임에도 3명의 음주운전자가 나온 것을 보면 제주지역의 음주운전 문화가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우정식 제주경찰청 교통계장은 “최근 3년간 제주에서 추석 연휴 동안의 음주 교통사고가 평시 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제주경찰청은 자치경찰과 함께 주야간으로 음주운전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추석 명절 기간에는 조상 묘를 찾는다든지 마을별 체육대회 등 여러 가지 잔치가 많다”면서 “그로 인한 분위기에 편승한 음주운전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술을 드신다면 절대 운전대를 잡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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