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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게 없고, 값 싸기는 '상상초월'
근데, 제주는 왜 비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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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7.12.06 09:50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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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 세계 소상품의 천국, 중국 이우시장을 가다
미디어제주-북경중국어학원, '무역실무단' 3박4일 체험

귀걸이 목걸이 같은 장신구에서 라이터 수저 가방 허리띠 그릇에 이르기까지 없다는 것 빼고 다 있다는 중국 이우시장. 항주에서 1시30분, 상해에서는 4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이우시장은 그야말로 세계의 슈퍼마켓으로 불리운다.

이우는 도시전체가 거대한 시장으로 형성돼 있다. 세계 바이어들이 문지방 닳도록 몰려드는 곳이 바로 소상품의 천국이라 불리우는 이우시장이다.

현재 취급되고 있는 상품의 개수를 정확히 파악하는 사람조차 없을 정도다. 2005년 기준으로 이곳의 취급품목은 32만개 상품에 달한다. 중국 전역의 상품수가 50만여 개인 점을 감안하면 그 규모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여기에 상품시장별로 구분도 잘 돼 있다.

1985년을 전후해 시장규모가 커지기 시작한 이곳은 종전 재래시장의 모습은 간데없이 사라지고, 첨단화 고급건물로 탈바꿈됐다. 마치 서울의 동대문시장과 같은 거대한 상권이 도시 전체를 감싸안고 있는 형국이다.

시장안으로 들어가면 일반 재래시장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대형 백화점의 분위기를 자아내게 한다. 점포내 상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노트북이나 컴퓨터에 열심이다. 게임을 즐겨하는 상인들, 그리고 인터넷에 몰두한 상인들, 이런 풍경은 이우시장이 갖고 있는 또하나의 모습이다.

요즘은 영어 배우기가 한창이라고들 한다. 외국인 바이어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영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우시에 넓게 형성돼 있는 대형 상가건물은 대략 15개 정도. 상가건물 하나를 둘러보는데 하루를 꼬박 허비해야 하는 점을 생각하면, 웬만한 일정으로는 이곳 시장 전체를 둘러보는 것조차 어렵다고 한다.

그만큼 상가건물 한개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를 잘 말해준다.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들러보는 곳은 '중국소상품청'(황옌스창)과 '이우국제상무성'(푸텐시장) 1기와 2기다. 중국소상품청은 1982년에 설립된 중국 최초의 전문도매시장으로 200만 평방미터의 면적에 입주해 있는 점포수만도 4만여개에 이른다. 넥타이, 의류, 방직류, 양말, 문구, 화장품, 완구, 전자제품, 우비, 일용잡화, 악세서리, 공예품, 상자포장 테잎, 신발, 단추, 디지털기기, 헤어용품 등 없는게 없을 정도다.

푸텐시장은 1기와 2기로 나눠져 있는데 1기는 2002년 9월에 완공됐다. 이 건물에만 6억위안이 투입됐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대략 700억원 정도다. 규모는 중국소상품청보다는 적은 34만평 정도다. 2기 건물은 2004년 10월 완공됐으며, 60만평방미터 규모에 5층으로 지어졌다. 푸텐시장에서는 완구류, 꽃, 액세서리 등 2만여가지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또 가방, 우산, 공구, 부품, 전기제품류, 주방용품, 가전제품, 통신기기 등도 판매된다.

시장 상가건물 3개 정도를 둘러보고 나서 이우시장을 모두 봤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곳 말고도 '풍청옌찡스창'과 '품청빵왕스창', '주앙핀스창', '품청지아쥐스창' 등의 이름을 가진 소상품점들도 많다. 이 중 '품청빵왕스창'이란 건물에는 32만평방미터의 규모에 약 2만여명의 공무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텔레비전과 에어컨, VCD, 전기밥솥, 전기주전자, 다리미 등을 취급하는 '이우지아', 휴대폰 컴퓨터, 전화기, 팩시밀리, 소프트웨어 등을 전문으로 하는 '이우통신스창' 상가 등도 있다. 양말과 같은 종류의 물건만 파는 상점 2600여개가 밀집돼 있는 '이우전즈스창'이란 건물도 있다.

이우시장을 넉넉잡아 둘러보면 소상품 잡화는 기본이고, 고층매장에는 초대형 지구본, 고가의 금불상, 수천만원 대의 고급 가구들에 이르기까지 거래되지 않는 물건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될 정도로 '세계 마켓'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하다못해 단추만을 취급하는 거대한 시장도 별도로 있을 정도다.

일반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의 절반도 안되는 값에 물건을 구입할 수 있고, 또 구입수량을 많이 하면 할 수록 가격은 크게 내려가기 때문에 상인과 손님간의 '흥정'은 또 하나의 볼거리다. 이렇다보니 넓은 이우시장의 진출을 노리는 한국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곳에서 무역상과 소상공인 등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려우나 현지에서 사무실을 차려놓고 사업을 하는 업체만 어림잡아 700여개에 이른다고 한 무역상은 귀띔한다. 여기에 최근에는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의 발길도 크게 늘고 있다. 이미 몇해전부터 수도권은 물론이고 호남권에서도 '이우시장 마케팅투어'라는 여행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우시장 탐방 아카데미까지 눈에 띈다.

#창업 준비하는 사람들은 꼭 봐야 할 '아이템'의 보고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이우시장은 '아이템'의 보고다. 세계적인 진귀한 물건 혹은 유행을 예고하는 상품이 나왔다하면 며칠 되지 않아 이곳 이우시장에서도 출시된다. 이우시장의 상품을 통해 다음 계절의 유행상품을 점 칠 수 있고, 또 어떤 물건을 취급해야 하는지를 짐작케 하기 때문에 창업준비 중인 사람에게 이곳은 꼭 한번 둘러봐야 할 시장이다.

무역상은 아니더라도 장사를 하는 상인들도 값싼 거래처를 확보하기 위해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대부분 동대문시장과 남대문시장 등 수도권의 대형상권에서 도매를 하는 지방의 상권 상인들의 경우 구입원가를 대폭 낮출 수 있는 이우시장에 눈이 가는 것은 당연지사. 해를 거듭할 수록 이우시장을 찾는 이들은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미디어제주-북경중국어학원, 이우시장 무역실무 연수

이러한 가운데, 지난 11월29일부터 12월2일까지 미디어제주와 북경중국어학원(원장 황인호, 미디어제주 편집자문위원, '황인호의 제주경제 희망찾기' 필자)이 '중국 관광무역 실무연수단'과 함께 이우시장 연수에 나섰다. 실무연수단은 창업 준비자 등 30명으로 구성됐다.

연수단은 중국 이우시장내에서도 각 건물 층별로 다양한 품목을 갖추고 있는 소상품청을 중심으로 연수했다. 삼삼오오 조를 나눠 이뤄진 시장탐방은 연수단원들은 실제 체험을 통해 이우시장의 '거대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온종일 시장을 돌아다니며 거래되는 물건의 유형을 살핀, 창업을 구상 중인 한 단원은 "암튼, 이곳에는 상품시장별로 구분도 잘되어있고, 도시전체가 마치 하나의 거대한 상점 같다"고 체험소감을 피력했다.

#"애에게 축구공 하나 사줬는데 가격이 단돈 1000원 정도였어요"

"제 생각에는 이곳에는 물건을 파는 상인, 물건을 사러온 고객, 상인들에게 식사배달 등을 하는 서비스업자, 세 부류의 사람들만 있는 것 같았어요. 정말 재미있는 곳이에요."

"우리나라 시중에서 몇천원하는 것이 이곳에서는 몇백원 밖에 안해요. 물건의 질은 비슷한 것 같은데...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대부분 중국산 팔지 않나요? 인형이나 문구류, 장난감 같은 것들 보면 중국산이 많은데, 우리나라에서 파는 가격하고 이곳 현지 가격을 비교해 보면 정말 장난이 아니네요."

이곳 상인들과 흥정을 하며 물건을 구입했다는 또다른 한 사람은 "(동행한) 애가 갖고 싶다고 하기에 축구공을 사줬는데, 단돈 1000원 정도였어요. 정말 싸고 좋은 물건이 많은 것 같다"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시장체험을 마친 후, 세미나를 갖기 위해 모여든 단원들은 서로 구입한 물건들을 비교하고 가격을 확인하면서 들뜬 모습이었다.

"가격은 상품별로 다르겠지만 상인이 처음 제시한 가격의 최소 60%정도면 적당할 것 같더라구요. 문제는 상품을 꼼꼼히 잘 검수해야 한다는 점이죠. 진열된 상품에서 하자 있는 것은 못 봤지만, 대량으로 구매할 경우 박스 포장과정에서 불량품들이 두루 나온다고 하더라구요. 아마 그러한 불량품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산'이라면 일단 외면부터 하는거 아닌가요?"

"제주의 재래시장과 중소규모 상권 대부분이 서울에서 물건을 도매해 오기 때문에 제주의 경우 물건값이 전반적으로 비싸다고 생각해요. 만약 서울에 가서 물건을 떼어오지 않고, 이곳에서 직접 수입하여 내다판다면 가격은 훨씬 낮아지겠죠. 좋은 방법 없을까요?"

#무역실무연수단, 이우시장 무역상 초청 세미나

11월30일 오후 4시30분. 이우시내 한 호텔에 여장을 푼 연수단은 곧바로 호텔내 세미나실에서 이우시장에서 무역업을 하는 김종대 현정무역공사 대표를 초청해 세미나를 가졌다. 2001년까지 한 지역언론사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이곳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다는 그는 이우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조언'을 아까지 않았다.

김종대 대표는 "이우시에 이렇게 거대한 시장이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은 주변에 상해 등 2개 지역으로 통하는 항이 있기 때문이고, 이우는 예전부터 교통의 요지인데다 인근에 공산품을 대량으로 만드는 산지중심 도시들이 많아 거대한 시장이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창업하거나 사업을 모색하는 사람들이 이곳에 많이 온다. 여기에는 뭔가 '틈새'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이곳의 물건을 수입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 즉 결재방법과 운송방법 등에 대한 실무적 내용들을 강의했다.

초청강연이 끝난 후 질문들도 쏟아졌다. 제주의 경우 이곳에서 값싼 물건을 구입했다고 하더라도 운송에 있어 상해-인천항 경로를 통해 제주로 올 경우 이중적 유통비용 때문에 결국 그 값이 그 값 될 것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다. 제주와 이우간 무역 성공사례는 없느냐는 물음도 이어졌다. 중국산 물품에 대한 못 미더움을 제기하는 이도 있었다.

"초기에 이곳에 있는 한국 무역업체는 200여개에 불과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죠. 이곳에서 물건을 다량으로 구매할 경우 그냥 갖고 가면 '불량'이 많아 낭패를 볼 경우가 있어요. 이곳 물건은 하나하나 검수를 해야 해요. 그렇기 때문에 검수와 박스포장을 하며 운송해주는 무역 중개상들이 있는 거 아니에요?"

창업아이디어, 그리고 제주와 이우시장간 직거래 유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피력했다.
"제주와 이우간 무역이 성공하려면 아이템이 절대 필요합니다. 어떤 품목, 어떤 색깔을 택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어떤 물건이 앞으로 유행을 탈지, 이곳에 오면 그런 아이템을 잡기가 수월해 아이템을 구하려고 이곳에 오는 사람도 많습니다. 상해와 제주간 일주일에 한편 화물선이 운항하는 것으로 아는데, 물건을 일정한 양 이상 구입할 경우 컨테이너 운송방법을 쓰면 좋을 것 같아요."

#"서울에서 물건 떼어다가 파니 가격이 비쌀 수밖에..."

3박4일에 걸친 이번 연수에도 불구하고, '이우시장과의 직거래'에 대해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수도권 도매상에 의존하고 있는 제주의 유통구조를 과연 '이우와의 직거래'로 바꾸면 판매가격을 훨씬 낮추게 되고, 나아가서는 전반적인 물가인하 효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이에대한 실증적 검토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연수단원은 반론을 제기한다.

"00마트에 한번 가보세요. 최저가 최저가 해서 그 물건들을 가만히 들여다 봤는데, 대부분 '중국산'이에요. 그것도 가격은 열배 이상 올려 받는 것도 있구요. 이우에서 수백원하는 상품을 갖다다가 수천원에 팔면서 '최저가'라고 홍보를 하고 있으니... 대형마트야 그렇다 치더라도 재래시장이나 칠성통, 중앙지하상가에서 중국산 물건을 수도권에서 떼어 와서 팔 것이라면 차라리 이우시장에서 직접 거래하는게 낫죠. 관광객들이 제주에 오면 바가지다 물건 값이 비싸다 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 아닌가요?"

문제는 이우시장의 직거래를 용이하도록 하는 환경개선이다. 설령 이우시장에서 물건을 직접 구매한다 하더라도 인천항을 경유한 화물선 운송방법으로는 중간 유통비용이 추가되면서 실효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은 상해와 제주간 화물선 운항환경이 열악하다 하더라도 물량이 있으면 화물선 운항은 자연 늘지 않겠어요. 제주특별자치도가 경제정책 차원에서 유통구조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 모색할 때가 됐다고 생각해요."

#제주-이우간 직거래 유통, 실증적 검토 필요

이번 이우시장 무역실무연수단 행사를 총괄기획했던 황인호 원장은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개최한 이번 연수를 계기로 해 내년부터는 주기적으로 재래시장 상인, 창업 준비자 등을 대상으로 이우시장 마케팅조사투어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주의 많은 상인들이 이우시장에 가서 그곳에서 판매되는 물건, 그 종류와 값을 직접 확인하고 현재 수도권에서 반입되어오는 물건들이 얼마나 비싼지를 느껴봐야 한다"며 "제주의 물류유통시스템을 개선하지 않고는 '비싸다'는 소리를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체험과 많은 토론이 이뤄졌지만, 이우시장과 제주간 직거래 물류유통과 관련해서는 당장의 실행보다는 실증적 검토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결국 그 실증적 검토는 행정당국의 몫으로 남게 됐다. <미디어제주>


** 미디어제주에서 연재하고 있는 <황인호의 제주경제 희망찾기> 다음편은 이우시장과 관련한 내용이 게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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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지사 2008-01-01 02:24:57
무역대행 이우시장중국지사입니다.
http://cafe.daum.net/wndrnrwltk 오셔서 많은 정보 함께 나누었으면 합니다.

zivago 2007-12-12 16:26:17
이우시장은 서민경제의 살아있는 보물창고다 훌륭한기획에 찬사를보내면서 지속적인 프로그램으로제주의 기프트시장을 만들어보시죠? 황위원 화이팅!!

문영순 2007-12-10 17:07:33
현지에서 규모, 가격, 다양한 상품군에 놀랐습니다. 연수전에 미리 인터넷으로 이우시장에 대해 알고 갔건만... 실제로 가보니 흠~~~~~~~!!
기회가 되시면 꼭 패키지로 가보세요!! 전 다음에 가라고 하면 상해 1일, 이우 3일 여정으로 가고 싶습니다. 제주도민이여~~! "유통의 메카"를 아시나요?!

자영업자 2007-12-07 12:25:01
경제활성화가 뭐 별건가요
장사하는 사람들이 장사를 잘 할 수 있게 만드는게
제일 중요하죠

소비자도 값싼 물건을 사면 좋고 관광객들도 마찬가지고
산지에서 500원하는 배추가 유통을 거치면 5천원하는 것이 요새 현실인데
상품들의 산지를 직접 취재해서 정보를 주니 도움이 되겟지요

경제정책 2007-12-06 21:00:44
헛돈 들여 연수했구먼.
당신들은 의식이 깰지 몰라도,내가아는 도청은 안그럴거여.
생색내기 사업이나 하지.
머리 아픈일 하려고 할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