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9-07 16:57 (토)
세계 최대의 모래시계가 있는 정동진을 만나다
세계 최대의 모래시계가 있는 정동진을 만나다
  • 김창윤
  • 승인 2024.09.03 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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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윤
 
프로필
  •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소장
  • 제주특별자치도육상경기연맹 부회장
  • 제주도청 배드민턴동호회 회장
  • 미디어제주 독자권익위원
  • 수상 : 농림식품부장관상, 농촌진흥청장상 등 다수

 

[걸어서 대한민국 한바퀴] <17>
부제 : 첫 번째 여정 해파랑길 770km

제36코스
[안인해변 ~ 할공장전망대 ~ 강릉통일공원 ~ 괴방산 ~ 당집 ~ 정동진역]

2023년 3월 4일 아침 6시. 배낭은 숙소에 두고 간단한 보조 가방만 들고 숙소를 나섰다. 어젯밤에 숙소 주인에게는 늦어도 오후 2시까지 방을 빼줄 것을 약속하고 36코스 탐방에 나섰다. 지금 생각으로는 정동진역과 한국여성수련원입구까지 이동한 후 버스와 택시로 숙소로 와 배낭을 챙긴 뒤 다음 코스로 이동할 계획이다.

괘방산에서 맞은 일출. 김창윤
괘방산에서 맞은 일출. ⓒ김창윤

36코스는 안인해변을 출발하면 바로 괘방산 등산로로 이어져 해파랑길 구간 중 가장 많은 체력을 요하는 길이다. 대신에 괘방산 정상에서 푸른 동해를 바라보며 걷는 멋과 정동진역에 가까이 갈수록 절벽 위에 있는 배모양의 호텔 조망이 멋진 곳이다.

정동진역 인증소까지 총 9.4㎞에 불과하나 약 4시간이 소요되는 매우 힘든 코스다.

36코스 역방향은 초입부터 급 오르막 경사가 있는 데크길이 이어진다. 안인해변 인근 괘방산 초입에서 출발하는 이 코스는 도착지인 정동진역까지 줄곧 산행으로 이어진다. 쉼없이 40여 분 계속되는 오르막길로 올라가면 통일공원 활공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밤을 지낸 백패커 일행들은 아침 일출을 기다리며 아침 식사중이다. 활공장을 안내하는 2개의 간판이 눈길을 끈다. 하나는 패러글라이딩연합회에서 내건 활공장 이용 수칙에 대한 설명이며, 또 다른 안내판은 공군 전투비행단에서 내건 비행을 금지하는 경고문이다. 서로 다른 내용이어서 비행을 하라는 건지 하지 말라는 건지 헛갈린다.

다시 발길을 재촉해서 허물어진 성벽돌이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옛 고려 산성터를 지나 삼우봉으로 올라간다. 삼우봉은 사방이 확 트인 정상으로, 정상에서 바라보는 동해와 정동진 방향의 풍경이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삼우봉 정상을 지나 다시 내리막길과 나무 데크길로 올라 잠시동안 평지를 걷다가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임도를 만나게 된다.

괘방산은 무슨 이유인지 사람이 많이 찾는 것 같다. 여느 산과 달리 아침 일찍 서둘러 나와도 삼삼오오 짝을 지어 등반에 나서는 사람을 많이 마주쳤다. 이어 등산로를 따라 오르내리다 보면 어느새 당집 앞 넓은 광장이 나타난다. 이곳에서는 과거 무속신상을 숭배했던 시절 제사를 지냈던 곳인 듯한데 당집앞 넓은 마당과 경계 담이 쌓여 있으나 사람들의 출입은 막지 않았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숲길에서 가장 반가운 해파랑길 리본의 안내를 받으며 내리막길 따라 정동진을 향한다.

정동진까지 내리막길은 괘방산 초입의 경사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내려갈 수 있고, 내리막길 틈틈이 멀리 보이는 동해와 배 모양의 호텔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35코스 종료 지점은 괘방산을 내려오면 등산로 초입에 인증소가 있다. 도착하자마자 인증 스탬프를 찍었다. 현재 시간은 09시.

 

제35코스
[정동진역 ~ 모래시계공원 ~ 심곡항 ~ 금진항 ~ 옥계해변 ~ 한국여성수련원 입구]

2023년 3월 4일 아침 9시. 정동진 인증소를 바로 출발한다.

35코스 역방향은 정동진역을 출발하여 옥계해변까지 옛 7번 국도와 삿갓봉 등산에 이어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한국여성수련원 입구 인증소까지 총9.7㎞로 약 3시간 30분이 소요되는 매우 무난한 코스다.

정동진방향 괘방산 입구 초입에 있는 인증소를 출발하면 정동진역 쪽으로 길을 안내한다.

정동진은 옛 서울인 한양의 광화문에서 정 동쪽에 있는 나루터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이름이 지어졌다. 신라 때부터 임금이 사해용왕에게 친히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2000년 국가 지정행사로 밀레니엄 해돋이 축전을 성대하개 치른 전국 제일의 해돋이 명소다. 이곳에 있는 정동진역은 항구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다.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고 한다. 또, 1994년 TV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지로 알려지자 청량리역에서 해돋이 열차가 운행되면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정동진역을 지나면 모래시계 공원에 대형 밀레니엄 모래시계가 있고 주변에 조각상과 기차놀이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거리들이 많다.

정동진의 거대한 모래시계 앞에서. 김창윤
정동진의 거대한 모래시계 앞에서. ⓒ김창윤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은 1999년 강릉시와 삼성전자가 새로운 천년을 기념하기 위해 총사업비 12억 8천만 원을 들여 조성했다. 모래시계공원 안의 모래시계는 지름 8.06m, 폭 3.20m, 무게 40톤, 모래무게 8톤으로 세계 최대의 모래시계이며, 시계 속에 있는 모래가 모두 아래로 떨어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꼭 1년이 걸린다. 그러면 다음 해 1월 1일 0시에 반바퀴 돌려 위 아래를 바꿔 새롭게 시작하게 된다. 정동진 모래시계는 허리가 잘록한 호리병박 모양의 유리그릇이 아니고 둥근 모양인 것은 시간의 무한성을 상징하기 위함이다. 또 둥근 것은 동해바다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상징하고, 평행선의 기차 레일(길이 32미터)은 영원한 시간의 흐름을 의미한다.

모래시계공원을 벗어나 데크길을 따라 일출교와 정동진항을 지난다. 찻길을 따라 계속가면 정동진의 명물 썬크루즈호텔, 리조트로 이어지고 나는 정동진천을 향해 올라간다. 이 하천은 피래산에서 발원한 물길이 정동진 마을을 거쳐 동해바다로 흘러가는 실개천이다.

정동진천을 따라가다 중간에 삿갓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상당한 오르막으로 숨이 턱에 찰 정도로 가파르다. 이윽고 삿갓봉 정상에서 바다와 돌아온 길, 주위로 펼쳐진 산봉우리들을 바라보면 힘들었던 지난 길이 언제 힘들었는지 잊어버릴 정도로 경이롭다.

삿갓봉 정상을 넘어서면 갑자기 급 내리막이 이어지다가 완만한 내리막으로 바뀐다. 등반로 양쪽 옆에는 소나무와 편백나무가 혼재되어 있고, 작은 자갈이 많아 작은 자갈을 밟았을 때 자칫 미끄러져 발을 삘 수가 있어 발조심 하면서 내려가야 한다. 산길을 벗어나면 헌화로로 이어지는데 나처럼 역방향에서 오는 길손은 큰 문제가 없겠으나 정코스로 올라갈 경우 길 중간에 산으로 이어져 자칫 길을 잃고 헤맬 수 있어 조심해야 할 구간이다.

헌화로를 잠시 걷다가 길 왼쪽으로 농로를 따라 내려가도록 유도한다. 이 길을 계속 따라가면 심곡항 방향이다.

심곡방파제까지 내려오면 조용한 항구가 반겨주는데 심곡항은 강원도 3대 미항 중 하나라고 한다. 심곡항 주변에는 2021년도 태풍으로 유실되었던 바다부채길이 멋진 뷰를 자랑하고 있으며 3,000원의 입장료를 지불해야 들어갈 수 있다. 이곳 심곡항은 만(灣) 모양의 지형 안쪽에 자리잡아 동해의 큰 파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파도가 잔잔해 해초 채취하는 사람과 낚시하는 사람이 많다. 또, 심곡항 해변을 따라 인도도 잘만들어 놓았을 뿐만 아니라 중간중간 쉼터와 기암괴석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이곳 바닷가는 해안단구가 시작되는 지점이란다. 기암괴석들이 도로를 따라 보이고 암반의 절리들의 방향이 매우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해안단구란 해안 연변을 따라 분포하는 대지상 또는 계단상의 지형을 말하는데, 해안단구는 대체로 표면이 평탄하며 드넓은 대지를 형성하고 주위가 급사면이나 절벽으로 끊긴 계단의 형태로 발달한다고 한다. 200~250만 년 전 어떠한 이유로 지반이 수직으로 융기하여 형성된 지반으로 이 해수면에서 80m 정도 후퇴하면서 바다 밑에 퇴적되었던 해저지형이 지금과 같은 위치로 육지화되었다. 즉, 지금 보이는 지형 및 지반들은 과거에는 바닷속에 있었던 것으로 곡선도로 비탈면을 보면 차콜 색깔의 암반이 사암으로 형성되어있다. 이곳의 기반암은 해상 퇴적암 계열이며, 그 중 모래가 굳어져 생긴 사암이 주요 암종이다.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헌화로를 지나면 금진항과 방파제까지 데크길이 잘 조성되었지만 이후 금진마을까지는 갓길이 없어 차량을 조심하면서 걸어야 한다. 금진해변 주변은 일출을 볼 수 있는 펜션이 많고, 써핑이 유명할 뿐만 아니라 모래사장도 크고 넓다. 금진해변을 지나 약간의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소나무 숲길 사이로 길을 안내하는데 야자 매트를 곱게 깔아놓은 소나무 숲길 사이로 한국여성수련원 앞 인증소가 보인다. 도착한 시간은 12시다. 안인항을 출발하여 한국여성수련원 앞까지 19.7㎞를 5시간 40분이 걸렸다.

이곳은 대중교통이 불편하여 계속 걸어 옥계면사무소까지 이동해야 한다. 마침 면사무소에 도착하여 버스 시간을 보니 하루에 아침, 점심, 오후 등 3편의 버스가 있어 버스 시간표를 보니 다행히 잠시 뒤에 도착한다는 정보가 뜬다. 안도의 한숨을 쉬고 버스에 몸을 실어 정동진역까지 도착한 후 다시 택시를 타고 안인해변 숙소로 이동했다. 택시를 잠시 기다리도록 하고 배낭을 챙기고 다시 기다리던 택시를 타고 옥계면사무소까지 이동했다.

 

제34코스
[한국여성수련원 입구 ~ 옥계항 ~ 망상해변 ~ 대진항 ~ 어달해변 ~ 묵호등대공원 ~ 묵호역]

2023년 3월 4일 오후 2시. 옥계면사무소에서 출발했다.

34코스 역방향은 당초 한국여성수련원 입구에서 출발해야 하나 오전에 그곳까지 걷고난 뒤 기존 코스는 아니었지만 당초 숙소로 이동하기 위하여 옥계면사무로 이동했던 상황이라 옥계면사무소를 출발지로 정했다. 여기서 정상코스까지 가기 위해서는 옥계 일반산업단지와 옥계역, 주수1리 등을 거쳐 옥계면사무소까지 약 2.3㎞를 걸어야 한다. 때문에 4.6㎞를 추가로 더 걷게 된 셈이다.

34코스 역방향은 동해안 대표 해수욕장인 망상해수욕장을 거치고 묵호등대에서 동해의 전경을 감상하고 동해시와 같은 이름의 동해안을 따라 강릉에서 삼척으로 넘어가는 코스다.

묵호역 입구 인증소까지 총 13.8㎞로 약 5시간이 소요되는 비교적 쉬운 코스다.

주수1리에서 주수천을 가로지르는 옥계대교를 건너 동해대로를 만나 옥계 일반산업단지 근처 해파랑길을 찾았다.

이곳에서 한라시멘트 공장을 지나 도직교와 도직해변을 지나는 동해대로를 걷는다. 오른쪽에는 삼척과 속초를 잇는 동해고속도로, 왼쪽 바닷가 방향에는 동해와 강릉을 잇는 영동선의 중간에 동해대로를 따라 걷게 된다. 영동선 지하보도를 지나자마자 오른쪽 방향으로 틀어 망상 오토캠핑리조트 진입 입구에 접어든다. 다목적 구장에 만들어진 파크골프장에 사람들이 초만원을 이뤄 파크골프 경기를 하고 있다.

이어지는 망상해변. 너비 500m, 길이 2㎞의 좁고 긴 백사장을 자랑한다. 주변에는 울창한 송림과 청정 해수, 얕은 수심 등 동해안 해수욕장 중 가장 넓고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는 코리아 힙합 어벤저스, 드론 라이트쇼, 치킨 드론배송 등 다양한 행사들이 연중 펼쳐진다고 한다. 이곳에는 백사장에 설치된 체스판 모양의 망루와 망상해변 시계탑 포토존이 이색적이다.

망상해변 시계탑 앞에서. 김창윤
망상해변 시계탑 앞에서. ⓒ김창윤

망상해변을 지나면 제2오토켐핑장을 지난다. 망상해변을 중심으로 초입과 끝나는 부분에 각각 1개씩의 캠핑장이 있어 캠핑 성지인 듯하다.

이어서 해파랑길은 일출로, 영동선을 따라 나인비치37ES로 이어진다. 나인비치37ES는 양양 서핑비체에 이어 민간주도 개발의 국내 2번째 서핑 전용 공유수면이다.

동해안 특유의 수려한 자연풍광과 입자가 고운 황금빛 모래사장, 서핑에 적합한 천혜의 파도 등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나인비치37ES 명칭은 망상해변이 북위 27도 동해안에 위치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ES는 동쪽 해안가를 위미하는 East Shore의 이니셜이다. 해수욕장 정면으로 망운산과 밥봉이 보인다.

대진해변은 면적이 넓고 수심이 얕은 지리적 특성으로 타지역에 비해 서핑 사고 위험이 적어 서핑 입문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대진항은 최근 서퍼와 레저보트 이용객들이 증가하고 있어 해양레저복합어항으로 변모하고 있다.

어달해변은 물고기 등대가 인상적이다. 어달해변은 백사장길이 300m, 폭 20~30m의 작은 해수욕장으로 모래가 곱고 수온이 적당할 뿐만 아니라 경사도 2~4도에 불과하다. 물 깊이도 1m밖에 안돼 가족 피서로 각광받는다.

어달항에 도착하면 무지개빛 테트라포트가 인상적이다. 어촌뉴딜 300사업으로 조성된 아침햇살정원, 낮에는 계절꽃, 야간에 야간 조명꽃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어달항은 1984년부터 항구로 개발되기 시작하였지만, 동해안의 다른 지역에 비해 조용하고 아늑하다.

이어서 문어상과 까마귀가 이곳 바위에서 새끼를 쳤다고 하여 붙여진 까막바위를 지나 묵호항으로 이어진다.

1963년 6월에 건립한 묵호등대는 해발고도 67m에 자리잡고 있다. 국내기술로 개발한 프리즘렌즈 회전식 대형 등명기가 설치되어 42㎞ 거리에서도 식별이 가능하다고 한다.

바다조망이 가능한 소공원과 해양수산 변천사를 확인할 수 있는 해양수산홍보관을 보유하고 있다.

묵호등대 인근에 아기자기한 풍차 바람개비가 있다. 묵호항에 도째비골 해랑전망대가 버티고 있다. 개방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라고 하는데, 무료 개방이다. 해랑전망대는 도깨비방망이를 형상화한 것으로, 85m 길이의 해상 보도교량이다.

1941년 개항한 묵호항은 최근까지 다양한 국적의 외항선이 드나들던 국제 무역항으로 국가 주력산업인 석탄과 시멘트를 반출하면서 번성했던 곳이다.

일출로를 따라 묵호항을 지난다. 이윽고 별빛마을전망대와 어린왕자 포토존이 있는 곳으로 내려와 묵호역전 마을 골목길에 있는 인증소를 찾아 오늘 일정을 마무리하고 인증 스탬프를 찍었다. 이번 일정의 마지막 여행을 쉽게 하기 위해 택시로 동해종합터미널 인근으로 이동하고 오늘 일정을 마무리했다. 34코스는 총 15.4㎞를 3시간 50분 만에 완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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