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망 구축에 따른 각종 이점 소개 ... 우려점도 언급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에서 서울까지 이어지는 고속철도가 만들어지게 될 경우, 현재 항공수요의 70% 가량이 철도를 이용하게 되고, 여기에 더해 화물 수송 및 물류 등의 이점 등이 작용하게 되면서, 경제성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철도가 구축될 경우 항공기에 의존하면서 발생하는 이동권의 제한 등 다양한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다만 이외에 철도 구축이 이뤄질 경우 제주가 안게 될 다양한 우려점 등도 제시됐다.
제주도의회 정민구·양영식·송창권 의원이 주최 및 주관한 '제주~서울간 철도망 구축을 위한 우리의 과제 토론회'가 23일 오후 2시부터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이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실장이 제주~서울 철도망 구축에 따른 이점과 예상 수요, 경제성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 실장은 먼저 철도의 구축이 항공에 의존하고 있는 제주의 교통 상황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실장은 먼저 항공의 경우는 기상 상황에 굉장히 큰 영향을 받아 지연 및 결항이 자주 발생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아울러 제주공항으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항공 좌석난 및 공항 주차난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육지부로의 긴급 이송 사항이 발생했을 때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실장은 이어 이와 같은 문제를 해저터널을 통한 철도 구축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 실장은 특히 영국과 프랑스를 연결하고 있는 해저 철도를 언급하며 "철도가 프랑스와 영국을 직접적으로 이어줌으로써 영국 사람들이 유럽 전역를 편리하게 다닐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고속철도 노선에서 화물을 빠른 속도로 이송시킬 수 있는 특징도 있다"고 전했다.
이 실장은 이어 2011년 국토교통부가 시행한 제주~호남 해저고속철도 타당성조사의 내용을 소개했다.
해당 타당성조사에선 모두 6개의 대안이 언급됐고, 각 대안은 모두 서울 수서역에서 제주까지 연결하는 안으로 제시됐다. 아울러 각 대안 모두 약 15조원 안팎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규모 토목공사로 예상됐다.
해당 조사에선 지반을 고려했을 때에도 해저터널의 실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이 제시되기도 했다. 전라남도에서 관탈섬까지 응회암과 화강암 등 비교적 단단한 지반으로 구성돼 있어 터널의 안정성이 충분히 확보된다는 것이다. 다만 제주에 가까워질수록 지반이 비교적 연약한 수준을 보이는데, 이 역시 현재 시공법으로 충분히 해소가능한 정도라는 점이 언급됐다.
아울러 이 철도가 만들어지게 될 경우 항공 이용자의 68.5%가 해저고속철도를 이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이 조사에선 해저고속철도의 경제성(B/C)이 모두 1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은 일반적으로 1을 기준으로 1보다 높으면 경제성이 있고, 1보다 낮으면 경제성이 떨어지면서 적자가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실장은 이 점을 들면서 "15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사업비가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많기 때문에 해볼만한 사업이라는 판단이 있었던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어떤 노선보다도 많은 수요가 집중될 노선"이라고 강조했다.
주제발표 과정에선 이처럼 해저철도의 이점 등이 집중돼 소개됐지만, 이후 패널토론 과정에서 이외에 우려점 등이 언급되기도 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강호진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대표는 먼저 사업비 문제를 언급했다 "사업비는 최소 14조원이고 많으면 20조원이 넘어가게 될텐데, 국가 재정이 이걸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국가재정으론 부족하니 민간자본을 끌어오자는 말도 있는데, 우리나라 사회간접자본 사업에 민간자본을 가져와 했던 것이 성공한 사례가 있는지에 대해서 냉철한 평가가 필요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 대표는 아울러 해저터널이 뚫리게 될 경우 "제주의 정체성이 약화되고, 전라남도의 생활권에 묶여 하부적인 구조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전하기도 했다.
이외에 이 철도에 대한 논의가 또 다른 갈등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시됐다. 김의근 제주관광학회 회장은 "지금 제2공항만 가지고도 10년 넘게 찬반 갈등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 고속철도망까지 던지게 되면 또 다른 갈등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본다. 좋은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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