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회차 ‘온 세상에 문화예술의 힘을 더하기’
올해부터 제주문화예술재단 지원받아서 진행
한국서가협회 김광우 제주도지회장 적극 도움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예술 활동은 고픈데, 충족시키긴 쉽지 않다. 특히 발달장애인들에게 예술 활동은 더더욱 높은 산이다. 그나마 사단법인 ‘마음더하기’가 매주 해오고 있는 예술 활동은 발달장애인들에게는 좋은 벗이 되고 있다.
마음더하기는 매주 한국재활데이케어센터에서 발달장애인 15명을 대상으로 서예와의 만남을 해오고 있다. ‘온 세상에 문화·예술의 힘을 더하기’라는 주제의 프로그램이다.
서예는 먹과 붓 향기를 풍기는 예술이다. 발달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런 프로그램이 가능한 건 월산 김광우 한국서가협회 제주도지회장의 역할이 컸다. 김광우 지회장은 지난해부터 발달장애인들과 만났다. 마음더하기의 적극적 구애에 김광우 지회장이 화답하며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었다.
특히 올해는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지원을 받는 프로그램으로 격상됐다. 마음더하기는 제주문화예술재단에 ‘2024년 장애인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을 신청, 재단의 든든한 지원을 받는 사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20회기로 운영되고 있다. 발달장애인들은 서예는 물론, 캘리그라피를 배우며 새로운 예술 세계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프로그램은 발달장애인들을 얼마나 변화시키고 있을까. 사단법인 마음더하기의 강명숙 팀장은 지난해부터 달라지고 있는 발달장애인들을 봐오고 있다.
“지체장애인을 대상으로 서예 프로그램은 많이 진행되지만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서예 프로그램은 전무했어요. 지난해 처음으로 시작했죠. 대단한 작품까지는 아니더라도 서예를 통해 자신감을 얻게 해보자고 시작했죠.”
다들 첫 도전이었다. 사단법인 마음더하기도 그렇고, 프로그램에 응한 김광우 지회장도 마찬가지였다. 시작은 어려웠으나, 프로그램은 모든 이들에게 축복이었다. 강사로 응한 이들도 감복했고, 참여자인 발달장애인도 마찬가지였다. 2년째 참여하고 있는 김광우 지회장은 발달장애인들의 달라지는 모습을 보고 있다.
“변화를 보고 있어요. 장애인들을 처음 만났을 때는 붓을 잡는데 너무 힘을 주더라고요. 만지지도 못하게 하다가, 서서히 달라졌어요. 긴장도 완화되고, 차분해지는 그들을 보게 됐어요.”
발달장애인들이 보는 세상은 다르다. 그들에게 처음 만난 서예는 당연히 낯설고, 이상한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들에게 변화가 서서히 일고 있다. 점점 흥미는 더해지고 있다. 강명숙 팀장은 바뀌고 있는 발달장애인들을 다음처럼 이야기했다.
“캘리그라피를 처음 할 때는 어려워했어요. 이론을 끝내고 글씨를 그림처럼 그려도 된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면서 생각이 확장되기 시작했어요. 새로운 활동을 받아들이는 마인드도 나타나고 있어요.”
발달장애인들은 새로운 활동에 두려움을 느끼기 마련인데, 서예와 캘리를 담은 프로그램을 하면서 차츰 달라지고 있다. 제주문화예술재단 지원을 받는 프로그램의 효과가 입증된 셈이다.
올해 프로그램은 4월부터 진행됐다. 벌써 13회차를 끝내고 막차를 향해 가고 있다. 그렇다면 교육을 받는 것으로 끝일까? 아니다. 결과 공유회를 열 계획이다. 오는 10월 14일 교육을 받는 장소 일대가 결과를 나누는 자리가 된다.
아울러 서예인들이 모두 참석하는 자리에도 발달장애인들의 작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김광우 지회장은 오는 10월 19일부터 24일까지 제주에서 열릴 ‘제주서예축전’ 한마당에 발달장애인들의 작품을 내놓는다는 구상도 세워두고 있다.
처음에는 먹을 갈기도 힘들었다는 발달장애인들. ‘온 세상에 문화·예술의 힘을 더하기’ 프로그램이 발달장애인들의 예술에 대한 끼를 발현시키는 장이 되고 있다. 그러려면 올해로 마감하는 프로그램이 아닌, 지속성이 있어야 하는 건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