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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가 코 앞인데...
'침묵하는 다수' 왜 생겨날까?
선거가 코 앞인데...
'침묵하는 다수' 왜 생겨날까?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7.12.04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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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제주도교육감선거 '절반의 부동층' 형성 이유와 전망

오는 12월19일 대통령선거와 함께 실시되는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선거와 관련해 유권자 중 절반이상이 아직까지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부동층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부터 이달 초 실시된 제주도내 2개 일간지의 여론조사에서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부동층은 50.1%(한라일보 11월30일-12월1일 조사)에서 54.7%(제민일보 11월22-24일 조사)에 이른다.

이중 한라일보의 최근 조사결과는 공식 선거운동기간 중 실시된 것인데,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도 절반이상이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나와 이의 해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러한 부동층 비율은 지난해 5.31 지방선거 당시 공식선거운동에 돌입하면서부터는 부동층이 10% 내외로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대조를 보이는 것이다.

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제민일보 조사(11월22-24일)의 경우 양성언 후보 27.5%, 신영근 후보 17.8%로 양 후보가 신 후보는 10%포인트 가까이 앞서가는 양상을 보였다. 한라일보 조사(11월30일-12월1일)에서는 양성언 후보 28.6%, 신영근 후보 21.3%의 지지율을 보였다.

  조사기관 조사시기
신영근후보
양성언후보 지지후보 없음

제민일보
케이엠 11월22-24일 17.8% 27.5% 54.7%

한라일보
리서치플러스 11월30-12월1일 21.3% 28.6% 50.1%


제민일보 여론조사는 케이엠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구조화된 질문지에 의한 1대 1 전화면접조사 방법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순에 플러스 마이너스 3.1%포인트.

한라일보 여론조사는 리서치플러스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제주도내 19세 이상 남녀 유권자 8백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정형화된 설문지에 의한 1대 1 개별 전화면접조사 방법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플러스 마이너스 3.46%포인트.

이 2개 신문사의 조사결과만을 놓고 본다면, 적어도 절반정도는 아직까지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결국 남은 선거기간 어느진영이 부동층 흡수를 잘 해내느냐가 당락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된 것이다.

#부동층 비율 높아진 이유를 하나하나 따져본다면...

부동층이 이처럼 큰 비율로 나타나는 것은 무엇보다 대통령선거에 교육감선거 분위기가 묻혀버리는 것이 큰 이유로 꼽힌다. 대통령 선거 출마자가 12명에 이르면서, 현수막조차 대선후보 현수막과 혼재되어 내걸리는가 하면, 유세차량 등도 비슷비슷해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영근 후보가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했지만, 이렇다할 '이벤트'가 없었고, 양성언 후보가 수능시험이 끝난 다음날인 11월16일에야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서 교육감선거 분위기가 좀처럼 고조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앞으로 대선후보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록 더욱 극명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대선 분위기'야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치더라도, 보다 큰 문제는 교육감선거의 정책 공약들이 쟁점화되거나 이슈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신영근 후보와 양성언 후보는 매일같이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어느 공약이 어느 후보의 것인지조차 헷갈릴 정도로 '물량 공세'만 요란할 뿐 이슈로 끌어올리지는 못하고 있다.

여기에 교육감선거에 대한 관심이 교육계 인사 중심 또는 후보자와 연관된 인맥 중심으로만 형성돼 있을 뿐, 일반 도민들의 경우 관심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문제도 전반적인 선거분위기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올해 2월 전국에서는 처음 치러진 부산시교육감 선거의 경우 투표율이 15.3%에 머물렀다. 그동안 교육 관련인사의 간선제 선거에서 주민직선제로 전환됐음에도 이에 대한 홍보가 미흡한 것도 선거 무관심의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따라서 앞으로 남은 선거기간 중 첫 주민직선의 교육감선거를 의미있게 치러내기 위해서는 후보자들은 당연히 열심히 할 터이지만, 선관위 등의 홍보활동도 요구된다. 교육감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본격적으로 개막될 교육자치에 대한 기대를 흔들리게 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을 어떻게 제고시키고, 교육감선거의 정책 아젠다를 확산시킬 것인지에 논의가 모아져야 할 시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전교조 제주지부가 4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정책질의와, 5일과 13일 두차례에 걸쳐 개최되는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 주최 TV토론회는 관심도를 제고시키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묻지마 투표' 하면 누가 유리할까?


두 후보진영에서도 이러한 '절반의 부동층' 현상과 맞물려 다각적인 전략을 세우고 있다. 문제는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투표율은 부산시 선거처럼 낮지는 않겠지만,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은채 투표소에 들어가는 '묻지마 투표'가 대거 이뤄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묻지마 투표'가 생각 외로 많아지고, 이 결과가 당락에 영향을 미친다면 첫 교육자치의 수장을 뽑는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의 '묻지마 투표'가 상당부분 이뤄질 경우 어느 후보에게 유리한지를 놓고도 각 후보진영의 '표 계산법'도 제각각이다.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유권자들이 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받아안을 경우 '기호 1번'과 '기호 2번' 중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견이 나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은 기표 위치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반면 대통령선거의 정당기호와도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두 후보진영,  부동층 흡수에 주력

두 후보진영은 공식선거운동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전략적인 운동을 통해 부동층 흡수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영근 후보 캠프의 장홍종 대변인은 4일 미디어제주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부동층 표를 흡수하기 위해 좋은 정책을 내놓고 표심을 얻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겠다"며 "상대 후보를 비판하기 전에 정직한 정책으로 유권자의 표심을 얻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장 대변인은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나듯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또 TV 토론 등을 통해 신영근 후보가 정책 등에서 상대 후보보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앞으로 예정된 TV 토론을 통해 공약한 정책을 알기 쉽게 유권자에 알려 나간다면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캠프 관계자도 열심히 하고 있다. 앞으로 열심히 민생투어를 돌면서 좋은 정책으로 표심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양성언 후보 캠프의 홍미진 대변인도 미디어제주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일단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온 것처럼 교육감 선거 자체는 알고 있다는 응답이 90.9%다. 하지만 선거의 구체적인 내용과 후보의 정보 및 공약에 대한 홍보가 덜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홍 대변인은 "무응답 분들이 교육감 선거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아직 후보에 대한 검증상태로 보여진다"며 "이 분들이 후보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검증이 끝나면 교육 공약 등의 면에서 일단 우리 후보를 선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후보 등록이 늦어 민생투어가 늦었다. 앞으로 제주도내 지역을 부지런히 다니며 공약을 충분히 알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제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선거. 침묵하는 다수가 최종적으로 어느 후보에게 쏠림을 할지, 그리고 TV토론 등을 통해 교육정책 아젠다 형성은 활발히 이뤄질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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