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7-22 10:31 (월)
인생의 영원한 동반자와 걷는 ‘동행’의 즐거움
인생의 영원한 동반자와 걷는 ‘동행’의 즐거움
  • 김창윤
  • 승인 2024.07.09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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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윤
 
프로필
  •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소장
  • 제주특별자치도육상경기연맹 부회장
  • 제주도청 배드민턴동호회 회장
  • 미디어제주 독자권익위원
  • 수상 : 농림식품부장관상, 농촌진흥청장상 등 다수

 

[걸어서 대한민국 한바퀴] <11>
부제 : 첫 번째 여정 해파랑길 770km

제20코스
[강구항 ~ 고불봉 ~ 영덕신재생에너지관 ~ 영덕 해맞이 공원]

2022년 5월 8일. 오전 5시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서 다시 찾은 고불봉 정상에 도착한 시간은 5시 40분. 고불봉은 해발 235m의 야트막한 산이지만 멧돼지 등 야생동물이 많은 곳인 듯하다. 정상에 거의 도착했을 때 큰 멧돼지 한 마리가 우리 옆을 후다닥 내려가는 것을 보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렇지 않아도 어제 고불봉을 올라올 때 등산로 주변에 파인 흙이 이들의 소행일 것이라 짐작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는 산책 겸 운동 코스라 한다. 정상에 올라서면 영덕 시내가 한눈에 보이고 반대편에는 풍력단지의 24개 대형 바람개비가 우뚝 서 있어 장관을 이룬다.

고불봉에서 바라본 영덕 시내. 김창윤
고불봉에서 바라본 영덕 시내. ⓒ김창윤
 

고불봉에서 다시 시작하는 20코스는 리본을 따라 풍력발전단지 방향으로 걷기 시작한다. 하산길에 나타난 도로를 따라 오른쪽 방향으로 잠시 내려가다가 폐차장에서 다시 맞은편 산 방향으로 방향을 돌린다. 이곳부터 목적지까지는 약 9.5㎞ 남짓이다.

중간중간 만들어진 데크 쉼터는 좋은 전망을 보여줘 쉬는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의 힐링을 준다. 이 길은 임도를 이용해 만들어졌다. 숲속을 걷는 길이라 전망대 외에는 크게 전망을 볼 수는 없으나 중간에 정자가 시원한 바람과 그늘을 내어주어 길손을 쉬게 한다. 정자에서 쉬는 동안 바라본 풍력 발전단지의 바람개비는 천천히 돌아가면서 우리에게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다. 숲길을 벗어나면 대형 바람개비는 어느덧 눈앞에 나타나고 영덕해맞이 길에는 잡철로 대형 로봇을 만들어 놓은 정크&트릭아트 전시관을 만난다. 또, 영덕조각공원에는 어김없이 대게를 형상화한 작품들이 여기저기 지천이고, 동해를 배경으로 한 포토존은 바다와 풍력발전기를 한 프레임에 다 담을 수 있다. 영덕군민을 위해 숲속 음악 마당과 별발산봉수대가 작지만 소담하게 만들어져 있다.

멀리 보이는 영덕의 풍력단지. 김창윤
멀리 보이는 영덕의 풍력단지. ⓒ김창윤

길은 국립청소년해양센터와 바다 솔향기 마을을 지나쳐 신재생에너지 전시관 앞을 지나 창포 해맞이 공원 방향으로 인도한다.

사방으로 탁 트인 이곳을 지나면 계속되는 내리막길이다. 내려가다 보면 저 멀리 20코스의 목적지가 보이고, 등불모양의 창포말 등대까지 내려오면 왼쪽 영덕대게로 데크로 이어진다. 도착 후 스탬프를 찍은 시간은 아침 9시 30분. 오늘 걸었던 거리는 12.1㎞, 약 4시간 걸렸다.

인증 스탬프를 찍고 잠시 쉴 겸, 인근 매점을 들러 라면과 김밥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매점을 운영하는 아주머니는 영덕의 다양한 삶을 이야기 해주었다.

사실 우리가 아침 일찍 영덕을 출발한 이유가 있다. 21코스 종착지까지 거리는 12㎞정도에 불과해 축산항까지 갈 계획이었다. 가끔은 마음도 바뀌는 법. 매점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21코스는 다음 기회로 패스.

매점 아주머니가 버스 시간도 친절히 가르쳐줘 맞은편에서 영덕으로 가는 버스를 쉽게 탈 수 있었다.

영덕에 도착한 우리는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포항 가는 버스에 올라 포항으로 회귀했다. 포항에 돌아온 우리는 비행기 시간도 많이 남아 포항 죽도시장을 들러 맛난 소머리곰탕 한 그릇에 속을 푼 다음 제주로 귀환했다.

영진이 형. 재밌게 잘 걸었어요~~

 

제22코스
[고래불해변 ~ 덕천해변 ~ 대진항 ~ 괴사리전통마을 ~ 영해버스터미널 ~ 대소산 봉수대 ~ 축산항]

2022년 9월 20일.

이번 해파랑길 도보여행은 영원한 내사랑 이쁜이와 함께 걷는다. 마눌님이 불편하지 않게 코스 선택을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9월 20일 제주를 떠나 포항으로 이동했다. 포항경주 공항에서 버스터미널로 이동한 후 예정대로라면 영덕해맞이공원으로 가야 하나 버스편이 마땅하지 않아 22코스 시작 지점인 고래불해변까지 버스로 이동한 후 역 해맞이 공원까지 이동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포항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고래불 해변 입구 정거장인 병곡(경북)까지 가는 1인당 3천 원의 요금을 내고 버스표 2장을 끊었다. 시간 여유가 있어 터미널 내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후 버스에 올랐다.

예쁜 마눌님과 고래불해변 입구에서. 김창윤
예쁜 마눌님과 고래불해변 입구에서. ⓒ김창윤

고래불해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40분.

22코스는 총거리 16.1㎞로 약 6시간이 소요되는 무난한 난이도의 코스다. 이 코스의 역방향은 고래불 해변을 따라 도로를 길게 걸어가다 보면 예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괴시리 전통 마을과 한적한 목은 이색 산책로, 대소산봉수대로 이어진다.

첫 출발지인 고래불 해변은 목은 선생이 고래가 뛰어노는 것을 보고 붙인 이름이라 한다. 해변 입구 큰 조형물이 눈에 들어오는데, 먼바다 위로 떠오르는 태양과 고래를 형상화한 것이라 한다. 첫 출발 지점이라 집사람과 인증샷 한 컷 찍고 출발. 지난번까지 여행길의 바다는 오른쪽에 두고 걸었지만 이번 22코스는 왼쪽에 바다를 두고 걸어간다. 방향만 바뀌었을 뿐인데 기분이 새롭다. 더군다나 마눌님과 함께 걸어서 더 그런 것 같다.

조금 걸어가면 병곡방파제와 백록천 하구를 만난다. 지루하고 길게 늘어진 이 길은 그늘 한점 보이지 않아 혹시 마눌님이 불편해하지 않을까 노심초사다.

아곡천과 같이 간간이 모습을 달리하는 풍경과 경상북도교육청 해양수련원의 웅장한 모습과 대진해변까지 이어지는 고래불해변은 명사20리로 유명하다고 한다.

고래불해변에 있는 국민야영장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고래불 봉송정 누각이 사뭇 높아 주변을 바라보는 풍경이 멋질 거라 생각들었지만 아쉽게도 패스~

이어지는 고래불 야영장은 9월임에도 카라반과 캠핑족들로 넘쳐난다. 야영장도 잘 조성되어 있고, 어린이 물놀이 시설 역시 잘 갖춰져 아이들이 좋아할 만하다. 무엇보다 송림 사이로 조성되어 피톤치드와 바다향을 맡으며 야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힘으로 보인다.

송림이 끝나는 곳에서 고래불대교를 지난다. 이곳에서는 저 멀리 명동산과 형제봉을 조망할 수 있다. 이어지는 대진해변은 송천강 하구에 위치해 있으며 백사장 길이만 4㎞에 달한다고 하는데, 울창한 송림이 있어 경치 또한 아름다운 해변으로 소문나 있다.

길은 계속해서 도해단으로 이어진다. 도해단의 도해(蹈海)는 바다에 몸을 던져 죽는다는 뜻이라 한다. 이곳의 유래는 구한말 항일 의병활동을 전개한 벽산 김도현이 경술국치 후 망국의 한이 있는 땅에는 묻힐 곳이 없다 하여 몸을 던진 곳이 이곳 도해단, 대진 앞바다라고 한다.

괴시리마을 전경. 김창윤
괴시리마을 전경. ⓒ김창윤

대진항 정자에서 쉬어가기로 하고 배낭을 내려놓았다. 대진항을 지나면 관대길과 예주 목은길로 연결되고 괴시리 전통마을로 이어간다. 괴시리마을은 함창김씨 집성촌을 이루고 살았던 호지촌이다. 괴시리 마을 이름은 목은 선생이 중국 원나라에서 유학할 때 생활했던 ‘괴시’와 모양이 흡사하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라 한다. 이곳에 함창김씨가 처음 터를 잡은 뒤 수안김씨, 영해신씨를 거쳐 영양남씨가 정착하면서 영양남씨 집성촌이 되었다고 한다. 괴시리 전통마을은 망월봉 아래 여덟 팔자 모양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전체 100여 호 중 30여 호가 옛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이곳은 기와지붕에 내 키보다 조금 낮은 기와를 얹은 담장을 하고 있어 마당을 넘어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아직도 고풍스러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괴시리를 지나 언덕을 돌아서면 목은 이색의 생가터를 기념관으로 조성했다고 한다. 목은 이색은 고려말 정몽주, 야은 길재와 함께 고려의 절조를 지킨 삼은(三隱) 중 한 사람으로 공민왕때 문하시중을 거쳐 성균관 대제학을 역임하는 등 대학자이자 문장가라 소개하고 있다. 기념관 사이로 난 대소산 숲길을 지나 사진과 괴시 사이로 난 임도를 따라 오르내리기를 한참만에 사진구름다리를 지나 다시 숲 사이로 난 길을 가파르게 오르내려 걸었다. 대소산 봉수대 갈림길에서 이제는 영해초 방향으로 발길을 돌리고 망월봉을 넘어 대소산 봉수대 방향으로 걷는다. 이곳 봉수대는 봉오리 위에 2단의 둥근 돌탑을 쌓아 만들었는데 조선초기의 것으로, 축산포 방면의 동태를 서울 남산까지 알리던 시설이다. 이제부터 축산항까지 내리막길을 따라 간다. 길 사이사이 체육시설과 쉼터도 잘 조성되어 있다. 대소산을 내려오면 이제 도로를 따라 약간 걷다가 와우산 방향으로 길을 안내한다. 이곳에는 영양김씨 시조공 사적비와 김충 부자가 축산항으로 표류해 고향을 그리워하며 유람했다고 하는 일광대가 있다. 발길을 재촉해 골목길을 따라 내려오면 축산항에 도착, 버스 승강장 인근 해파랑길 인증소에서 인증을 마치고 인근 숙소를 찾았다. 오늘은 약 17㎞를 4시간 20분 동안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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