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7-16 17:45 (화)
“자연이 살아야 사람이 살 수 있습니다”
“자연이 살아야 사람이 살 수 있습니다”
  • 홍선이
  • 승인 2024.06.12 08: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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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반성하게 만드는 아이들이 있다. ‘어른은 아이의 거울이라지만 늘 그렇지 않다. 오히려 어른이 아이에게 배우기도 한다. 서귀포에서 진행되는 개발을 보면 우린, 아이들에게 배움을 줄 게 하나도 없는 어른일 뿐이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는 녹지를 없애고 도로를 내는 작업이다. 5분 곁에 걸어서 갈 수 있는 도심 녹지는 흔치 않은데,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는 이처럼 귀중한 녹지를 없애려 한다. 서귀포학생문화원 앞의 널따란 잔디광장과 서귀포도서관 북쪽을 가득 채우는 소나무숲은 곧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어른이 없애려 한다. 지난 512일엔 도시우회도로 개발로 녹지를 없애지 말아 달라며 아이들이 호소했다. 아이들이 기획하며 프로그램을 짜고, 녹지 파괴의 부당성을 알렸다. <미디어제주>는 지면을 빌어 아이들의 호소를 실으려 한다. 물론 녹지를 보존하려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어른들의 글도 기다린다. [편집자 주]

 

[서귀포 녹지화의 꿈] <4>
- 글 : 홍선이 (47세, 서귀포시 법환동)

지난 5월 12일에 서귀포학생문화원 잔디광장과 소나무숲에서 열린 <보고 싶을 거야>행사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주체가 되어서 기획하고 가족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어서 뜻깊었어요.

제주의 자연과 환경을 주제로 한 공연을 보고, 잔디에서 공동체 놀이도 하면서 슬프지만 아름답게 오늘 하루를 기억하자는 취지는 싸우지 않고 우리의 뜻을 아름답게 펼쳐나가자는 평화로운 방식이어서 감동이 컸습니다.

서귀포에 살면서도 이제껏 못 갔었는데 이런 공원이 도심에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소중했어요. 서귀포학생문화원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쉼터라고 느껴졌고요.
그런데 이렇게 소중한 곳이 사라진다니 정말 황당했어요.

이런 와중에 오십 명 남짓의 아이들과 가족들이 모여 이렇게라도 목소리를 내어 행동하고 실천하는 모습이 크게 울림이 되었어요. 그날 저는 아이들의 모습과 소나무 하나하나를 눈과 마음에 담고 또 담았습니다. 그 순간, 그날 하루를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소나무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동시에 다짐도 했습니다. 소나무들을 지켜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마음에 새기고 돌아왔습니다.

사실 행사 며칠 전에 나무를 그렸어요. 서귀포학생문화원의 나무들을 보면서 제 그림을 떠올렸죠.

지금까지 이런 개발과 파괴가 나와는 먼 얘기라고 여긴 채 나서서 행동하지 않고 방관해온 것들이 부끄러워요.
결혼하고, 자식이 크게 병이 나서 아프게 된 것을 지켜보면서야 지금 지구가 아프고 환경이 파괴되는 것들이 직접적으로 내 삶과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되었어요. 첫째 아이의 의료사고는 의료시스템의 문제들을 통해 사회 전반에 존재하는 부조리를 바라보는 시각을 열어주었어요.

이번 기회는 그간 관심은 있었지만, 제 문제에 급급해서 미처 내지 못했던 목소리를 내고, 실천하는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문득 2010년에 썼던 글이 떠올라 일부를 실어 봅니다.

자연이 슬퍼하는 이유는
사람이 보아야 하고 들어야 하고
말해야 하는 것은 가려둔 채
흐리멍덩한 눈으로 듣지 않고 말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연은 항상 변함없이
사랑을 주고 있다.
아프지 않게 그냥 있는 그대로 놓아둔다면
언제나처럼 아낌없이 듬뿍 사랑을 준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면
가여운 지구도 조금씩 회복해 나갈 것이다.

가여운 지구를 살려야만 한다.
함께 살아가야 함께 공존해 나갈 수 있다.

<서귀포 도시우회도로에 대한 나의 생각>

사막 같은 도심에 오아시스처럼 숨통을 틔워주는 녹지공원을 없애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들의 탐욕에서 비롯된 일이다.

사람들의 편리함을 위해서 우회도로를 건설하는 일은 산소를 내뿜는 흙과 나무들을 죽임으로 인해 사람이 오히려 불편해지고 아프게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죽은 아스팔트로 뒤덮는 도로는 살아 숨 쉬는 흙을 덮고, 자동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 일산화탄소는 사람들을 결국 병들게 만든다.

살아있는 생명인 흙과 나무, 새들의 보금자리를 사람의 탐욕과 무지로 인해 살생하고, 도로로 덮어버리면 결국 그 대가는 사람에게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정치가의 잘못된 판단으로 아이들과 어르신,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뛰놀고 숨 쉬고 자라는 터전을 없애버리는 것은, 시민들의 눈과 입을 가리는 폭력이고 탐욕임을 알아야 한다.

나무와 함께 커나가고 자라나는 아이들의 소중한 추억과 기억들을 무시하고, 수많은 생명을 살생하며 작은 아이들의 목소리라고 듣지 않고, 슬퍼하는 눈을 외면하고 보지 않는 어른들의 모습에 너무나 부끄럽고 마음 아프다.

무엇이 진정한 교육인가?
자연을 아끼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기후위기 시대에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공존, 공생하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동차, 도로, 주차장, 아스팔트에 깔려 아이들의 소중한 터전이 더 이상 없어지지 않도록 보존하고 지켜주는 것이 중요한 때이다.

없어져 가는 녹지공원을 다시 살리는 것이 정책 방향이 되어야 하는 시대에, 기후위기로 지구와 생명들이 병들고 아파하는 이 시점에, 이번 결정은 분명히 잘못되고, 시대를 역행하는 것임을 지금이라도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우회도로 건설을 철회하고 녹지공원을 보존하는 방법으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정책을 재편성하기를 요청한다.

정책결정자들이 한 번이라도 현장에서 아이들, 어르신들의 쉼터를 찾아보았다면 이 결정이 잘못임을 알 것이다.

더구나 자식을 키우는 부모라면 소나무들, 쉬어가는 새들과 먼나무, 잔디, 흙과 함께 행복하게 뛰노는 아이들의 소중한 보금자리를 해치지 않고 보존해 줄 것이다.

“자연이 살아야 사람도 살 수 있습니다.”

<보고 싶을 거야>행사에 참여한 날, 둘째 건우가 쓴 일기

- 글 : 이건우(법환초 병설유치원 7살)

이건우
이건우

소나무 숲에서 재미있게 놀았어요.
잔디밭에서 춤추기도 했어요.
뜀뛰기도 했어요.
새둥지 놀이도 했어요.
소나무숲과 나무들이랑 잔디밭이 없어진대요.
그래서 마음이 안 좋아요.
소나무숲과 잔디밭이 계속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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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자연 2024-06-12 15:41:17
자연에서 건물로 어느덧 나의 시선은 이동하고 있었다. 쉬는 날, 자연스럽게 나는 어디를 갈 지 모색하고,
무얼 먹을지 고민했다. 정작 그 자리를 내어 준 자연에게 감사함도, 미안함도 잊은채. 물에서 물고기가 살듯, 사람은 자연에서 살아야 건강히 살 수 있다. 자연 안에서 원래 이 땅에 보냄받은 목적이 회복된다. 자연을 묵상하고, 관심을 가져야 함에 경각심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