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6-21 17:53 (금)
“곳곳의 둘레길, 대한민국의 여유를 느낀다”
“곳곳의 둘레길, 대한민국의 여유를 느낀다”
  • 김창윤
  • 승인 2024.06.11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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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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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소장
  • 제주특별자치도육상경기연맹 부회장
  • 제주도청 배드민턴동호회 회장
  • 미디어제주 독자권익위원
  • 수상 : 농림식품부장관상, 농촌진흥청장상 등 다수

 

[걸어서 대한민국 한바퀴] <7>

부제 : 첫 번째 여정 해파랑길 770km

제12코스
[감포항 ~ 오류 고아라해변 ~ 연동마을 ~ 소봉대 ~ 양포항]

2022년 1월 30일. 오전 10시 30분 감포항에 도착한 후 계속 발길을 이어 12코스를 걷기 시작했다.

12코스는 총거리 13.5㎞로 약 4시간 30분이 소요될 전망이다. 바닷길을 따라 걸어가는 난이도 쉬움이라 발길을 재촉한다.

12코스는 짧은 경주 구간을 지나 포항 남구 장기면으로 이어지는 연결 지점이 있다. 주요 포인트는 소나무가 펼쳐진 끝자락이라는 의미의 ‘송대말’등대, 울창한 송림과 등대전시관과 함께 고려말 성씨가 다른 세 집이 마을을 형성할 무렵 연꽃이 많았다 하여 붙여진 연동마을이 있다. 또, 작은 봉수대가 있던 섬이라는 뜻의 바다낚시 명소인 소봉대, 캠핑장과 바다 낚싯배 송림과 백사장으로 인기가 많은 오류 고아라해변 등 볼거리가 산재한 코스다.

12코스 출발지 감포항 등대는 감은사지 3층 석탑의 모형을 보여준다. ⓒ김창윤
12코스 출발지 감포항 등대는 감은사지 3층 석탑의 모형을 보여준다. ⓒ김창윤

12코스의 출발지인 감포항에는 감은사지 3층 석탑의 모형으로 구멍이 뚫린 등대가 신기하다. 공판이 끝나고 난 뒤 한적한 어판장을 지나 주택 사이로 난 좁은 골목을 따라 송대말 등대로 향한다. 송대말 등대는 주변 위치보다 좀 높은 곳으로 바다를 향해 툭 튀어나온 곳에 등대가 자리잡고 있어 등대 주변을 관망하는데 용이하다. 특히 등대박물관이 소나무 숲속에 있고 앞에는 데크를 잘 정리해 놓아서 사진찍기 좋은 곳 중에 하나다. 등대 아래쪽 해변은 바위와 바위를 잇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많이 보이는데 이는 일제강점기 때 양어장을 만들기 위해 구축하였다 한다.

송대말등대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 ⓒ김창윤
송대말등대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 ⓒ김창윤

등대를 지나쳐 오류2동 마을회관 앞을 거쳐 바다를 오른쪽에 두고 계속 걸으니, 길은 척사마을로 이어진다. 이 마을은 밀양박씨가 개척한 마을로 백사장이 길어 장사마을이라고도 했다고 한다. 다시 산길과 바다길을 오르내리면서 모곡마을과 오류3리를 지나면서 일반국도 31번 도로를 따라 걷는다. 신창마을로 가는 31번 국도는 소나무와 바위섬이 옹기종기 있어 동해바다 조망이 빼어난 전망으로 카페가 많은 곳이다. 다시 만난 바다는 오류 캠핑장과 고아라해변을 마주하게 한다. 해변 끝자락에 다시 도로로 올라가는 철계단을 따라 소나무 숲과 바다 사이로 난 산책길은 다시 도로로 이어지고 자전거 도로와 같이 계속 북쪽을 길을 안내한다.

계속 길을 재촉하여 연동항으로 이어진 길은 철계단을 따라 올라가 다시 31번 국도를 만난다. 국도를 따라 걷다가 다시 해안길로 내려가 바다와 나란히 걷다 보면 바위에 막혀 길은 끊어진다. 오른쪽에는 바다요 왼쪽에는 철책선으로 가려진 군부대로 인해 길이 막혀 오도가도 못하게 되었다. 분명히 해파랑길 리본은 이쪽으로 길을 안내 했음에도 불구하고 길이 막힌 것은 태풍 등으로 길이 파손되어 길을 잘못 들어서인 듯하다. 하지만 왼쪽 군부대 담벼락 옆으로 난 나무꾼 길을 따라 도로로 올라가 잠시 걸으니 리본은 다시 바다로 안내한다. 결국 이 길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걷기 훨씬 전에도 여러 사람이 잘못 들어 돌아간 흔적이 역력했다. 다시 도로로 올라와서 한적한 계원 해변길을 가다 뒤돌아보면 올 때 보지 못했던 ‘소봉대’가 보인다. 계원항에 있는 팔각정에서 길을 찾아 헤매다 피곤한 다리를 잠시 쉬었다가 산으로 난 길을 따라 길을 재촉한다, 이제 남은 거리는 약 1.5㎞. 길게 축대를 쌓아 몰린 방파제에는 낚시꾼들이 많다. 이제 양포교를 지나 요트 계류장을 지나치면 양포항이 나를 반겨준다,

12코스 종착지 도착시간은 오후 1시 40분. 다시 발길을 재촉해 13코스로 이어간다.
 

제13코스
[양포항 ~ 금곡교 ~ 대진해변 ~ 모포리 ~ 구평포구 ~ 모포 ~ 구룡포항]

2022년 1월 30일. 12코스를 완보하고 잠시 나만의 간단 조리법인 ‘라면죽밥’으로 끼니를 해결한 뒤 오후 2시경 양포항을 출발한다.

13코스는 총거리 19.4㎞로 약 6시간 30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대로 출발하면 예정된 시간은 저녁 8시경에 도착할 전망인데, 다행히 난이도는 쉬운 코스라 걸음을 재촉한다면 4시간에서 4시간 30분 정도에 마무리할 수 있을 듯싶다.

13코스는 양포항에서 구룡포항까지 줄곧 해안을 따라 걷는 길이다. 수려한 바다 풍광을 감상하면서 다양한 문화관광지를 구경할 수 있다. 항구에는 싱싱한 회와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어 먹거리가 풍부하다.

일출암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경이롭다. ⓒ김창윤
일출암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경이롭다. ⓒ김창윤

양포항 주변 공원에 문어 형상의 급수대와 돛과 선원 등의 각종 조형물과 문화 공연장이 잘 갖춰진 넓은 광장이 있어 길손들과 지역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한다. 광장을 지나 길을 걷다 보면 한눈에 보기에도 오래된 듯한 축양장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축양장을 지나 신창리 부챗살바위와 창바위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 신창리는 옛날부터 해오던 후릿그물 고기잡이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라는데 이 방식은 약 400m의 로프에 달린 그물을 소형어선에 싣고 바다에 나가 해안쪽으로 그물을 내린 뒤 사람들이 양쪽으로 편을 나누어 그물을 해안가에서 당겨 물고기를 잡는 방식이라고 한다. 도로를 따라 걷는 길 오른쪽에 일출암이 보이는데 바위 위에 뿌리내리고 있는 소나무가 오랜 세월을 견디어 자라고 있는 보습이 경이롭다.

일출암은 장기천을 따라 내려오는 민물과 동해의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 있는 바위로 옛날부터 생수가 솟아난다고 해서 일명 ‘날물치’ 또는 ‘생수암’이라고 불리어 왔다고 한다.

금곡교 밑에는 갈매기가 떼 지어 먹이 사냥을 하거나 한가롭게 쉬고 있는 모습에 평화로운 기분이 든다.

발길은 신창 포구를 지나쳐 영암1리와 전망바위가 있는 방향의 숲길로 이어진다. 전망바위, 조금 더 걸으면 전망데크가 나오는데 이곳에 올라서면 맑은 동해바다를 새삼 느끼게 한다. 다시 오르고 내리는 길을 걷다 보면 영암갓바위 둘레길을 마주한다. 제주 올레길을 만든 이후 각 지방과 마을에는 그들만의 특색있는 둘레길을 만들어 찾아오는 사람들로 하여금 힐링의 공간으로 제공해 주고 있어 대한민국이 얼마나 여유롭고 정신적으로 풍성해졌는지 알게 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영암갓바위는 개인 소유의 주택 마당에 있어 새삼 놀랐다. 영암포구와 대진 포구를 지나면 그리 크지 않은 대진해수욕장이 나온다. 이쪽 길은 사유지를 통과해야 하는데 길손들에게 흔쾌히 길을 터준 리조트 대표님께 감사드린다. 소나무 숲을 지나 대화천을 지나 모래톱을 끊임없이 걸어간다. 조용한 모포항 인근 쉼터에서 지친 다리를 쉬어본다.

다시 힘을 내어 걷는데 리본은 온데간데없다. 아뿔싸! 그사이에 길을 잃었다. 한참을 뒤돌아 와보니 창고 옆 계단에 있는 리본이 나를 안내한다. 휴~~~ 다행이다.

계단을 올라서면 길 양쪽에는 지역 사람들이 가꾼 아기자기한 작은 텃밭이 눈에 띈다. 한겨울 추위를 이기기 위해 나물들이 땅에 바짝 붙어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텃밭을 따라 난 내리막길은 바다로 안내하고 몽돌이 있는 바닷길로 연결된다. 콘크리트 구조물로 만든 축양장도 개인 소유인 듯하다. 아마도 포항에 사는 사람들은 인정이 넘치는가 보다. 이렇게 불특정 다수에게 길을 쉽게 내놓으니 말이다.

여기가 과메기의 고장이구나. ⓒ김창윤
여기가 과메기의 고장이구나. ⓒ김창윤

구평1동을 지나 다시 만난 31번 국도. 좀 걸으니 앞으로 구룡포까지 6㎞ 남았다는 이정표를 만난다. 다시 한번 힘을 낸다. 31번 국도에서 장길리 마을로 접어든다. 복합낚시공원으로 유명한 이곳은 성화대 모양의 붉은색 등대가 이색적이다. 마을을 벗어나면 버릿돌·보릿돌이 있는 바다방향으로 길게 만들어진 보행용 다리가 나타난다. 이 돌의 유래는 갯바위 모양이 보리 같다고 해서 보리암(麥岩) 또는 보릿돌이라고 했다. 이 마을 사람들은 옛날 보리고개를 넘어야 할 때마다 이 바위 아래 바다에서 미역이 많이나 어려운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고 한다. 다리 끝자락 바위에는 낚시꾼들이 많이 자리를 잡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고기를 잡았다고 외치는 이들은 한 사람도 없다. 다시 발길을 돌려 해파랑길로 접어든다. 굽이굽이 해안가는 하정 1, 2, 3리로 이어지고 해안가와 도로를 오가면서 구룡포로 향한다. 구룡포항은 1910년대까지만 해도 한적한 일반 어촌이었으나 일제강점기 때 방파제를 쌓고 부두를 만들면서 본격적인 항구의 모습을 보인 것은 1923년 이후부터라 한다. 과메기의 고장답게 청어, 정어리, 꽁치를 잡는 어선이 많고, 전국 최대의 대게 산지로 위판물량의 50%를 상회한다고 한다. 구룡포 일본인거리 주차장에 해파랑길 안내판에서 스탬프를 찍고 오늘은 여기서 지친 몸을 맡겨야겠다. 구룡포항 도착시간은 오후 5시 57분 예상대로 오후 6시 3분 전에 도착했다. 오늘은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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