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6-12 17:03 (수)
“지구는 우리만 살지 않는다. 맹꽁이도 함께 산다”
“지구는 우리만 살지 않는다. 맹꽁이도 함께 산다”
  • 정근효
  • 승인 2024.05.29 09: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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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반성하게 만드는 아이들이 있다. ‘어른은 아이의 거울이라지만 늘 그렇지 않다. 오히려 어른이 아이에게 배우기도 한다. 서귀포에서 진행되는 개발을 보면 우린, 아이들에게 배움을 줄 게 하나도 없는 어른일 뿐이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는 녹지를 없애고 도로를 내는 작업이다. 5분 곁에 걸어서 갈 수 있는 도심 녹지는 흔치 않은데,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는 이처럼 귀중한 녹지를 없애려 한다. 서귀포학생문화원 앞의 널따란 잔디광장과 서귀포도서관 북쪽을 가득 채우는 소나무숲은 곧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어른이 없애려 한다. 지난 512일엔 도시우회도로 개발로 녹지를 없애지 말아 달라며 아이들이 호소했다. 아이들이 기획하며 프로그램을 짜고, 녹지 파괴의 부당성을 알렸다. <미디어제주>는 지면을 빌어 아이들의 호소를 실으려 한다. 물론 녹지를 보존하려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어른들의 글도 기다린다. [편집자 주]

 

[서귀포 녹지화의 꿈] <2> 함께 살아간다는 것
- 글 : 정근효(18세, 서귀포시 효돈동)

5월 12일 신비로운 공간에서 우리는 웃고 울고, 나무와 그 속에 사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제주청소년기후평화행동’이라는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근효 청소년이다. 내가 서귀포시 우회도로 개발 문제를 안 것은 아마도 단체 활동을 하던 중이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이러한 개발 문제가 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서귀포시 우회도로에 대한 자료를 찾고, 읽어보니 충격이었다.

서귀포시 우회도로는 2012년 이후 제주도 유입인구와 렌터카가 급격하게 늘던 상황에서 도로 개설요구가 있어 제주도는 2013년 기본 계획에 이를 반영하고, 2014년 도로 예정지의 토지 보상에 들어갔다. 제주도는 서귀포시 우회도로가 1965년 계획되었다고 했으나 2012년까지도 착공 계획이 없었던 것은 호근동 용당 3거리에서 토평동 삼성여고 4거리까지 전체 4.2km, 35m폭에 6차선이 필요 없어서였다.

지난 5월 12일 서귀포학생문화원 잔디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 미디어제주
지난 5월 12일 서귀포학생문화원 잔디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 ⓒ미디어제주

우회도로를 개발한다면 나타나는 문제는 심각하게 많다.

첫 번째는 교육환경권 침해이다.
서귀포시 학생문화원 일대 잔디광장과 소나무 숲을 뺀 90% 이상의 토지 매입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동홍동 학생문화원 일대 토지는 교육부 소유임으로 그 사용권을 위임받은 그 당시 도교육청이 그 일대 녹지를 도로부지로 내놓지 않았다. 2012년 우회도로 개설을 요구하며 서홍동과 동홍동 지역구의 도의원들은 학생문화원 이전을 요구했다.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새 교육감이 된 김광수 교육감도 도로개설과 문화원 이전을 공약하고 당선되었다. 학생문화원을 삼매봉으로 이전하더라도 우회도로 개설에 피해를 입을 교육기관은 서귀여중, 서귀서초, 서귀북초, 해성유치원, 서귀포고, 서귀중앙여중, 중앙초, 동홍초 등이 있다. 이는 도로 건설로 인해 생기는 각종 피해를 안전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는 학생들을 위협하는 행위이다. 이는 명백한 교육환경권침해이다.

둘째로 주거환경 약화와 지구온난화 문제이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녹지를 없애는 것이 지구온난화에 일조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녹지를 잠식한 자리에 도로나 건물이 들어서면 도시 열섬화가 일어난다.

시민들이 폭염과 열대야에 시달리는 날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는 도시민의 거주환경 악화에 그치지 않는다. 더 많은 냉방기 가동, 더 많은 전기에너지 사용이 지구온난화를 더욱 부추기게 될 것이다. 풍부한 녹지의 토양이 수분을 저장하고 토양의 수분이 수증기로 증발하며 주변의 열을 흡수해야 여름철 열섬화를 막고 기후재앙을 예방할 텐데, 도로개설을 비롯한 도시개발은 이에 역행한다.

세 번째로 맹꽁이 서식처 훼손 문제이다.
우회도로 건설이 예정된 곳 중 서홍천변 수풀은 맹꽁이 서식처이다. 맹꽁이는 환경부 지정 보호종 생물이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가 흙과 수풀을 덮으면 맹꽁이가 서식처를 잃고 사라지게 된다. 지구 생태계는 치밀한 먹이사슬을 이루고 있는데 그물의 올이 빠지면 그물 전체의 올이 풀려버릴 수 있듯, 어느 한 생물 종이 멸종하면 생태계의 복잡미묘한 먹이사슬이 끊어져 후대에는 생물 종 전체의 멸종 사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서귀포시 우회도로에서 야생 생물 멸종위기 2급인 맹꽁이를 죽음으로 내몬다면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까지 살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제주도가 진행한 환경영향평가에서 드러나지 못했다. 왜냐하면 2km이상 신설도로는 ‘일반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하지만, 4.2km 구간을 3개 구간으로 쪼개어 1.1km, 1.5km, 1.6km로 나누어 모두 2km 미만으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하였다. 4.2km 구간 예산이 1237억 원이었지만 3개 구간으로 쪼개면서 모두 500억원 미만이 되게 하였다. 500억원 미만 사업은 타당성 조사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사업 추진이 수월해진다.

이러한 의혹과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 도로 건설을 강행하려고 하는 제주도를 보며 시민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곰곰이 고민을 해봤다. 고민을 해 본 결과 <보고 싶을 거야>라는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기로 하였다. 우리는 행사 시작 전 우리의 요구를 전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잔디광장에서 함께하는 놀이, 소나무 숲의 온기를 느끼는 놀이를 진행하였다. 나는 신비로운 느낌이 드는 소나무 숲에서 새소리를 들으며 나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나를 자르지마!”라고 누군가 소리쳤다. 한 참가자가 외치는 소리였지만 그것이 나무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 같아 마음이 찡했다.

우리는 여전히 인간중심주의 사고방식 속에 살아가고 있다. 우리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인간인 우리가 좋으면 이라는 생각이 내재하여있다. 하지만 지구는 우리만 사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제주도도 우리만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맹꽁이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고, 소나무들과 함께 살아간다.

5월 12일 기자회견 발언문 (제주청소년기후평화행동 정근효)

안녕하십니까 제주청소년기후평화행동 단장 정근효입니다.
기후위기로 희생되신 많은 분과 뭇 생명을 추모합니다.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기후위기로 희망을 말하기 어려울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건설업자와 부동산 불로소득 등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측면에서 정치라는 수단을 사용합니다.

이번 서귀포시 우회도로도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하지만 3구간으로 쪼개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꼼수를 썼습니다.

이후 멸종위기 2급 맹꽁이가 산다는 것을 시민들이 알아내야 했고,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공사를 강행했습니다.

제주도는 시민들의 숙원사업이라고 하며 도로를 개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는 서귀포 시민 대부분의 의견을 무시하고 부동산의 불로소득 이익을 취하는 사람들과, 개발업자들의 목소리만을 듣고 있는 것입니다.
도로를 개설해서 우회한다고 해도 현재 운행되는 도로의 통행시간과 동일합니다.
그럼에도 왜 개발하고자 합니까?
제주 제2공항 건설 연계도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민의 의견도 무시하고, 특히 ‘인간’ 중심주의적인 행정은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습니다. 인간의 대멸종을 이야기하는 지금,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저는 오늘 서귀포 시민이자 제주도에 주인인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강력하게 규탄과 촉구합니다.

함께 끝까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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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꽁이 2024-05-29 12:51:55
맹꽁이같은 소리 그만해라.
뻔뻔한 자들!ㅈ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