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6-12 17:03 (수)
위협 노출된 생명 최후의 보루 곶자왈 "반드시 보전해야"
위협 노출된 생명 최후의 보루 곶자왈 "반드시 보전해야"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5.28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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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제주·제주환경공익기금위원회 공동기획>
⑤ 김정순 곶자왈사람들 공동대표, 사유지 등 지적
"곶자왈 사유지, 보전 위한 난제 ... 도정 적은 관심도"

숲은 제주의 환경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개발에 따른 대규모 훼손이 이어지고 있고 때론 행정당국에서 이에 앞장서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등의 영향부터 작게는 쓰레기투기까지 이어지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병들고, 쇠퇴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제주환경공익기금위원회와 함께 제주 숲의 지금을 돌아보고, 제주의 숲을 보전하기 위해 더욱 많은 이들의 행동을 촉구하고자 한다. 

제주도내 곶자왈 모습. /사진=김성욱 미디어제주 객원기자
제주도내 곶자왈 모습. /사진=김성욱 미디어제주 객원기자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곶자왈은 생명이다. 용암이 흐르고 굳어 삭막해진 땅에 오랜 세월에 걸쳐 다양하고 수많은 생명들이 자리를 잡아 견뎠다. 뿌리를 내리 버티면서 자라났다. 생명들은 그 안에서 자라나면서 서로에게 보금자리가 되어주고, 양식이 되어주면서 서로 얽히고설켜 갔다.

이렇게 곶자왈 안에선 많은 것이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커다란 생명이 되어 숨을 내쉰다. 이 숨이 제주의 공기를 더욱 깨끗하게 만들고, 제주를 숨쉬게 만든다. 그렇지만 언제나 이 조화를 무너뜨리는 것은 사람들이었다. 

<미디어제주>가 5월 한 달 둘러본 제주의 숲은 사람의 손길이 닿기 힘든 곳곳에 쓰레기가 버려져 방치돼 있었고, 불법적인 방목 등의 영향으로 천천히 쇠퇴하고 있기도 했다. 개발압력에 노출돼 끊임없는 상당한 면적에서 훼손이 이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게 끝은 아니다. 제주의 숲이 갖고 있는 위험 요소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제주의 숲을 수시로 살펴보면서 숲이 지금 이대로 숨쉬기를 바라는 '곶자왈사람들'의 김정순 공동대표는 보다 거시적인 관점으로 제주의 숲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인에 대해 설명했다. 그 중 하나가 곶자왈 내의 사유지다. 

김정순 대표는 "그 동안 곶자왈의 보전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방안이 제시돼 왔는데, 이에 따라 실질적으로 규제를 하기 어렵게 만든 가장 큰 난제는 곶자왈에서 사유지 비중이 많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제주도내 전체 곶자왈 중 사유지의 비중은 무려 76.5%에 달한다. 상당한 비율이다. 

김 대표는 이와 관련해 "제도적으로 곶자왈 내에서 무언가를 좀 더 강화시킨다거나, 보호지역 등급 등을 상향시킨다겨나 하는 보전을 위한 움직임에 제주도가 다소 소극적으로 접근해온 측면이 있는데, 이 소극적 접근의 이유중 하나가 곶자왈의 사유지 문제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곶자왈 내의 사유지에는 지속적으로 개발압력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토지의 활용을 원하는 토지 소유주가 지속적으로 곶자왈에 훼손을 가하면서 곶자왈의 보전을 위해 설정된 '생태계보전지구' 등의 등급 하락 등을 유도할 수도 있다. 

제주도내 환경단체인 '곶자왈사람들'의 김정순 공동대표. /사진=미디어제주.
제주도내 환경단체인 '곶자왈사람들'의 김정순 공동대표. /사진=미디어제주.

일반적으로 제주도내 곶자왈은 지역내의 식생 종류나 숲의 밀집도 등에 따라 생태계보전지구 1등급에서부터 5등급까지 다양하게 설정된다. 

이 중 1등급과 2등급 지역에서는 사실상 개발 등의 행위가 원천적으로 불가하다. 이외 3등급 지역에선 최대 30%, 4-1등급 지역에선 최대 50%까지 개발 행위를 할 수 있으며, 4-2등급과 5등급은 개별법에 저촉이 되지않는 한에서 따로 제한이 없다. 

사유지 내에서 개발압력에 따라 훼손이 이뤄지고 숲의 밀도 등이 줄어들면 당초 2등급이었던 지역의 등급이 하락해 개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김 대표는 실재로 이와 같은 등급 하락 효과를 노린 훼손 행위가 상당히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곶자왈 지대의 경우 출입이 원할한 곳은 아니기 때문에, 불법행위 등이 끊이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며 "지가 상승이나 아니면 토지 이용을 좀 더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곶자왈을 등급으로 나눠 등급에 따라 보전하는 것이 아니라, 곶자왈을 그 자체로 하나로 묶어 보존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내 환경단체인 '곶자왈사람들'의 김정순 공동대표. /사진=미디어제주.
제주도내 환경단체인 '곶자왈사람들'의 김정순 공동대표. /사진=미디어제주.

곶자왈을 향한 또 다른 위협 요인은 보전에 앞장서야할 행정기관인 제주도정의 적은 관심이다. 또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곳이 동복리 곶자왈이다. 

동복리 곶자왈은 대부분의 지역이 개발이 가능한 생태계보전지구 3단계와 4등급, 5등급 등이 분포해 있다. 1등급 지역과 2등급 지역의 비중은 적다. 

하지만 최근 곶자왈사람들의 해당 지역을 현장조사한 결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제주고사리삼과 Ⅱ급인 개가시나무, 순채, 대흥란 등을 포함한 멸종위기 종과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 환경부 지정 국가적색목록 종 등이 다수 확인됐다. 

이를 고려하면 해당 지역에서 곶자왈 지에 생태계보전지구 1등급 지역과 2등급 지역의 비중은 더욱 높아야 했다. 하지만 제주도는 이 식물들의 존재를 몰랐고, 보전을 해야할 지역이 아니라 개발이 가능한 지역으로 놔두고 있다. 결국 행정당국에서 이에 대한 환경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셈이다. 

더군다나 동복리 곶자왈 중 공유지 부지에서 풍력발전단지의 추가 설치는 물론 LNG복합화력발전소의 건설 등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도가 멸종위기종의 존재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등 무관심한 상태에서 숲의 면적을 줄이는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꼴이다. 

김정순 공동대표는 이와 관련해 "앞서 사유지로 남아 있는 곶자왈이 문제가 된다고 말했고, 제주도에서도 매해 20억원을 투입해 곶자왈 사유지 매입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제주고사리삼 등의 멸종위기종이 많이 나온 동복리에선 공유지 곶자왈을 제주도가 나서 훼손하려고 한다. 매우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이 곶자왈의 보전 필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곶자왈은 '숨골'이라는 지질 구조를 갖고 있는데, 여기서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올라오면서 기온을 유지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그러다보니 곶자왈에는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인 공존을 하는 환경들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숲은 상당히 독특한 숲"이라며 "이 독특함 덕분에 기후 위기 시대에 다양한 생물종들의 피난처와 같은 역할을 곶자왈이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생명들의 최후의 보루로 볼 수도 있다. 이 때문이라도 제주에 곶자왈은 더더욱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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