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7-16 17:45 (화)
신록이 우거지는 6월, 제주의 뿌리를 찾아가 보자!
신록이 우거지는 6월, 제주의 뿌리를 찾아가 보자!
  • 박명희
  • 승인 2024.06.01 01:00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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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문화관광해설사협회 '문화 두드림' <3> 제주도문화관광해설사 박명희

우리는 가계의 뿌리를 찾아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민족의 뿌리를 통해 한 민족으로서 자긍심을 확인한다. 탐라의 역사가 시작된 이후 현재 제주도에는 70만에 가까운 인구가 살고 있다. 제주 현지인뿐만 아니라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들도 이제는 제주도민으로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 제주도 토박이든 제주도가 좋아서 정착한 이주민이든 내가 사는 곳의 뿌리와 역사를 알아가다 보면 일상의 삶이 더욱 의미 있고 가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신록이 우거지는 6월에는 제주도의 뿌리를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그 뿌리를 알기 위해서 꼭 방문해야 하는 두 곳, 삼성혈과 혼인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삼신인이 용출했다는 모흥혈
삼신인이 용출했다는 모흥혈
삼신인이 몸을 씻었다는 연못
삼신인이 몸을 씻었다는 연못

제주도에는 창조신화와 건국신화가 전해져 온다. 건국신화에 의하면 한반도에 고조선이 세워졌을 무렵, 제주도에서는 세 개의 구멍에서 세 명의 신인들이 솟아난다. 그곳이 지금의 삼성혈이라 불리우는 모흥혈이다. 모흥골에 있는 구멍을 지칭하는 이곳에서 용출한 세 신인은 ‘고을나’‘양을나’‘부을나’이다. ‘을나’는 우두머리를 뜻하는 말이다. 이들은 현재 제주도의 유명한 세 성인 ‘고씨, 양씨, 부씨’의 시조들이다. 수렵생활을 하며 지내던 이들은 어느 날, 동쪽 바다로 들어온 한 척의 배를 보게 되는 데, 거기에는 벽랑국에서 온 사신과 세 명의 공주들, 그들이 가져온 곡물과 말과 소 등이 타고 있었다. 이들이 들어온 동쪽 바다는 지금의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이다. 그곳에 가면 삼신인과 세 공주에 관련된 전설과 흔적들을 만날 수 있는데 삼신인과 공주들이 혼인을 하게 된 포구라서 붙여진 연혼포, 공주들이 타고 온 목함이 처음 발견되었다는 해안가 쾌성개, 또한 혼인을 하기 전에 몸을 씻었다는 연못인 혼인지와 혼인 후 첫날밤을 보냈다는 신방굴 등이 있어 상주하는 제주도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신화의 시간으로 빠져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혼인지관리사무소 064-710-6798)

또한, 해마다 6월 10일이 되면 삼을나의 결혼을 기리는 ‘삼을나비벽랑국삼공주추원제’가 혼인지에서 봉향된다. 주말에는 전통 혼례 행사도 하고 있어서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방문하여 행사도 구경하고 만개한 수국의 향기에도 취해보는 특별한 하루를 보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삼신인의 신방굴
삼신인의 신방굴
혼인지의 수국
혼인지의 수국

혼인 후 삼신인은 한라산에 올라 화살을 쏘아 제일도, 제이도, 제삼도로 나눠 자신들이 살 곳을 정하게 되는데, 지금의 일도동, 이도동, 삼도동의 지명이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살 곳을 정하고 공주들이 가져온 곡식의 씨앗을 심고 말과 소를 이용한 농경사회가 시작되면서 비로소 탐라국은 한 국가로서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삼성혈 건시문
삼성혈 건시문

삼성혈에 가면 첫 번째로 들어가는 문이 ‘건시문’이다. “태초에 처음으로 하늘이 열린 곳으로 들어가는 문”이란 뜻이다. 건시문을 지나면 짙은 녹음이 우거진 숲속의 풍경이 펼쳐진다. 시공간을 뛰어넘은 것 같은 태고의 경건함마저 느껴지는 이곳은 조선시대부터 심은 고목인 곰솔, 구실잣밤나무, 팽나무, 녹나무, 왕벚나무 등 43종의 각종 나무가 700여 그루 자라고 있다. 낙엽이 켜켜이 쌓여 카펫처럼 깔려있는 숲속에서 아이들과 다양한 나무의 수피와 잎들을 관찰하며 숲 체험하기 좋고, 숲의 향기를 맡으며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충전하는 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입구에서 제주도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을 신청하면 해설사가 전시관과 야외를 함께 동행 하며 깊이 있고 재미있는 제주의 신화와 역사를 들려준다. 전시관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도 시청할 수 있다. (해설이용 및 기타문의 064-722-3315)

조선시대에 건립되어 선비들이 학업을 연마하던 재건된 숭보당 앞마당에서는 투호놀이나 재기차기 등 전통놀이도 체험할 수 있다. 숭보당을 지나면 제를 지내는 삼성전이 나오는데 이곳에는 ‘고,양,부’의 신위가 모셔져 있다.

전통놀이 체험
전통놀이 체험

삼성혈 옆에 있는 혈단에서는 매년 12월 10일에 ‘건시대제’를 지내고 있는데, 이는 1525년에 부임한 이수동 목사가 삼성혈 옆에 혈단을 만들고 제사를 지낸 것에 연유되어 현재는 도제로 도민의 안녕을 기원하면서 지내고 있다. 이러한 행사가 있을 때 참여해서 관람하는 것도 추천한다.

삼성혈을 다 돌아보고 나오면 건시문 양 옆에 돌하르방이 서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김석익(金錫翼)의 「탐라기년(眈羅紀年)」(1918)과 담수계(淡水契)에서 펴낸 「탐라지(眈羅誌)」에 의하면, 돌하르방은 1754년 경 김몽규 목사가세웠다고 기록되어 있다. 제주도에는 현재 45기가 남아있는데 그중의 4기가 삼성혈 입구에 있는 것이다. 역사의 주인이 되어 제주도를 지키고 있는 돌하르방의 서로 다른 생김새를 찾아보는 재미도 가져보자. 그런 다음 이웃해 있는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까지 둘러보면 신화에서 현재까지 제주도의 온 역사와 문화를 한 번에 돌아보는 귀한 여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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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미 2024-06-08 19:44:02
사방이 푸르름으로 눈이 편합니다. 도심 속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게 우리에게 축복입니다. 신화역사뿐 아니라 식물들이 많아서 자연공부도 되었습니다. 해설사님들은 나무이름까지 공부해야겠네요~.

조정열 2024-06-04 13:35:44
도심속에 고목으로 우거진 삼성혈에 아름다운 신화를 떠올리며 쉬어가고 싶네요
혼인지 수국 놓치지 않고 보러 가야겠어요

고정실 2024-06-04 11:38:23
제주도에 살면서 너무나 간과했던 곳. 이 기사를 보면서 이 곳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한영주 2024-06-04 09:18:12
제주도에 살면서 꼭 가봐야 할 곳이네요. 정보 감사합니다.

고임선 2024-06-04 09:05:48
신화 속 제주이야기에 빠져들어 봅니다. 수국으로 유명해진 혼인지의 현재 모습도 궁금해서 방문해 봐야겠네요.